빨간 늑대
마가렛 섀넌 지음, 용희진 옮김 / 키위북스(어린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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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사람이라는 것은 믿는 만큼 능력을 가질 수 있는 것 같다. 상황과 지위가 변하면 그에 맞는 역할이나 책임감이 생기고 그에 걸맞게 행동하려고 노력하듯이 이 책에 나온 주인공 역시 그와 비슷한 것 같다. 

 옛날 이야기를 보면 항상 등장하는 존재가 공주나 왕자, 임금님, 그리고 그를 보호하려는 울타리, 공주나 왕자를 해하려는 존재나 상황이 존재한다. 처음 표지를 보았을 때는 빨간 모자와 늑대를 떠올렸었는데 막상 이야기의 설정을 보니 7년간 높은 성에 갇혀 산 공주가 우연한 황금상자의 털실로 옷을 떠입고 변했다가 결국에는 다시 본래의 존재로 돌아오고 결국에는 아빠를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존재로 만들어버리는 이야기다.

  누구나 보호받고 싶지만 과한 것들에 대해서는 반감을 갖는다. 특히 과잉보호 측면에서 보자면 부모된 입장이 충분히 공감이 된다. 나 역시 자녀들을 보호하고자 무던히 애를 썼던 사람 중의 한명이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보호받는 자녀의 입장에서 보면 본인이 성장할수록 그러한 보호의 울타리들이 답답하고 벗어나고픈 생각이 들 것 같다. 또 공주 로젤루핀의 입장에서 보면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부모의 일방적인 보호는 거부를 선택의 권리조차 없기에 어찌보면 성인의 독립성 측면에서 본다면 바람직하지 많은 않은 것 같다.

 뜨개질하여 만든 빨간 옷을 입고 늑대로 변하여 원하는 것들을 마음껏 누리는 장면에서는 나도 모르게 통쾌함을 느꼈다. 반면 다시 사람으로 돌아와 더 답답한 성에 갇히게 된다 하니 걱정이 되었는데 거기에서 기지를 발휘하여 아빠에게 생쥐잠옷을 만들어 입혀 변하게 하다니 참신하기도 했다. 어쩌면 어른들의 울타리를 벗어나고픈 아이들의 마음을 작가가 재미있게 기존 이야기를 재구성한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아이들에게 선택의 권리, 벗어날 권리가 좀더 부여되기를 바래보며 재미난 이 책은  뒷이야기를 상상하여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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