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프랑켄슈타인

프랑켄슈타인 (무삭제 완역본) - 현대판 프로메테우스 ㅣ 현대지성 클래식 37
메리 셸리 지음, 오수원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5월

  이쁜 애들이 착하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그만큼 사랑을 많이 받은 사람이 사랑할 줄 알고, 착하다는 것이겠지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서도 비슷한 얘기가 나옵니다.

  부자들은 착하다. 넉넉한 만큼 남에게도 베풀줄 안다는 것이겠지요.

  이러한 생각은 메리 셸리의 최초 SF 장르라 할 수 있는 프랑켄슈타인에도 나타나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태어날 때 부터 추한 용모를 가진 사람은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가지지 못하고 그의 지적 능력과 이해심과는 별개로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 자체로 괴물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화로 유명한 엘리펀트 맨과도 비슷한 면모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는데, 엘리펀트 맨 존 메릭은 그를 이해하는 단 한명의 사람으로부터 관심을 받고 행복하게 생을 마감했지만, 프랑켄슈타인의 이름없는 괴물은 죽음에서 인간의 힘으로 태어나 한번도 사랑받지 못한 채 복수심 만으로 살아갑니다.

  자신의 아버지와 같은 프랑켄슈타인으로 부터 버림받고 그의 모든 것을 파괴하고자 하는 행동은 우리가 조커 영화를 보고 조커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납득이 갑니다.

만일 프랑켄슈타인이 여성이었다면 괴물은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었을까요?

다른 통속적인 소설이나 영화에서는 어린아이는 순수함 그 자체로 외계인이나 다른 세상의 존재에 대해 선입관 없이 다가가 친구가 됩니다.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대부분의 소설이나 영화와 달리 이 소설 프랑켄슈타인은 놀라울 정도로 비극적이고 현실적입니다.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은 우리 사회에 이미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있다고 생각합니다.

때로는 그것이 우리 주면의 장애인의 모습일 수 있고, 마블의 초인적인 능력을 가진 수퍼 빌런이 될 수도 있습니다.

  소설을 읽으면서 블레이드 러너가 자꾸만 매칭이 되었는데 필립 K 딕이 이 소설에서 많은 영감을 받은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영화 블레이드 러너에서도 안드로이드가 죽음을 맞이하면서 매우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프랑켄슈타인의 괴물 또한 블레이드 러너의 안드로이드와 비슷한 갈등과 존재에 대한 고뇌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에 의해 다시 창조 되었으며 결코 행복해질 수 없는 존재, 이들에게 피노키오는 헛된 동화이기만 한 것일까요?

  하지만 이러한 괴물이나 안드로이드에게도 감정이 있으며 이를 존중해주고 사랑해줄 수 있는 대상이 있다면 그들도 우리 사회의 한 모습으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기회가 있지 않을까요?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 새로운 창조물에 대한 공포, 과학이 신앙을 뛰어넘는 순간, 인간을 능가하는 신체적 능력을 가진 괴물이 총체적으로 합쳐지고 당대의 최신 전기 과학을 접목한 시대를 뛰어넘는 메리 셸리의 이 책을 원판 그대로 21세기에 만날 수 있는 이 기회는 분명 우리의 사고를 넓혀주고 선입견 없이 대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해주며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한줄기 희망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것에서 그 의무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통해서 알고 있던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이 아닌 누구보다 정상적인 인간이 되고 싶었던 한 인물의 처절한 삶을 이 책을 통해 다시 만나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