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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 붙잡힌 살인귀 ㅣ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시가 아키라 지음, 김진환 옮김 / 아르누보 / 2019년 6월
평점 :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21세기의 양들의 침묵이 될 수 있을까?
전작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를 읽어본 독자가 아니라면 속편이 다소 정신없이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전작이 연쇄살인마와 그를 쫒는 경찰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면, 이번 소설은 붙잡힌 연쇄살인마를 통해서 사이버 범죄를 소탕하는 활약을 그리고 있다.
잔혹한 B급 정서는 줄어든 반면 블록버스터를 꿈꾸는 듯한 스토리는 처음 시작부터 토마스 해리스의 양들의 침묵을 연상시킨다.
한니발 렉터 박사의 카리스마에는 못 미치지만 뛰어난 지능을 가진 범죄자를 이용하여 새로운 범죄자를 쫒는 다는 플롯은 이제는 흔한 설정이 되었으며 결론이 어느정도 유추가 되었다.
사이코 천재는 만들어지는 것인가? 하는 철학적 고민은 잠시, 최신 IT 용어를 쏟아내며, 최근의 사이버상에 발생한 사실들을 나열하고 사이버 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온갖 범죄를 모두 인용하며, 가상의 공간에서 뛰쳐나와 현실을 통제하게되는 이야기는 당황스러움을 주지만 그 안에서 개연성을 잃지 않기 때문에 소설에 몰입하여 읽을 수 있었다.
일반인에게 생소한 용어는 중간 중간 친절하게 설명해주어 어떤 대목에서는 마치 추리 소설의 탈을 쓴 교양 서적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이 지루함을 주지는 않고 너무 깊게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IT에 조금이라고 관심이 있다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 시대의 총과 칼이 된 IT 기술은 범죄자에게는 창의 역할을, 법을 수호하는 사람에게는 방패의 역할을 한다.
지난 소설이 개인에 초점을 맞춘 사이버 범죄를 이용한 잔혹한 살인을 다룬 반면, 이번 소설은 본격적인 사이버 범죄를 다루고 있고, 살인은 부수적으로 발생하고 좀 더 사회적인 사건으로 확장되고 있으므로 만일 시리즈의 3번재 소설이 만들어진다면, 본격적인 집단간의 사이버 전쟁을 다루었으면 하는 기대감이 생긴다.
간단평 : 21세기의 양들의 침묵이 되려다 작가 자신도 통제할 수 없는 힘으로 말미암아 결국 와치독스가 되어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