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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패배자 - 한 권으로 읽는 인간 패배의 역사
볼프 슈나이더 지음, 박종대 옮김 / 을유문화사 / 2005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언제나 마음은 여리고 아픈 것들에 닿아 있다. 제목을 보는 순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목차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보면서도 그랬다.
작가는 패배자를 여러가지로 분류해놓았다. 제목은 위대한 패배자이지만 패배한 패배자도 있다. 읽으면서 왜 박정희가 떠올랐는지 모르겠다. 자본주의를 본격적으로 발전시킨 건 칭찬받을 일일지 모르나, 사람들에게 빨리빨리의 정신을 가르치거나 전통을 부수고 이름표없는 문화를 만들어버린 것은 분명 패배자의 모습이다.
대단한 괴테는 말년을 비렁뱅이처럼 살다간 친구 작가를 두고 인정머리 없는 비난을 많이 했다.
게바라가 조직의 원칙에 의거해 여러 사람을 죽였다고 하지만, 그래도 너무 멋있는 사람이다. 권력과 권력에 수반된 사치스런 생활을 멀리 하고 생가하는대로 행동했던 그에게 존경을 표하고 싶다.
고흐에 대한 이야기는 알고 있던 그대로 적혀 있었다. 살아서는 그림을 한 점밖에 못 팔았는데, 죽었더니 떴떠라.
자본주의 서강 열국에서는 냉전을 종식시킨 위대한 정치가로, 자국에서는 그에 걸맞는 패배자로 불리는 대머리 고르바초크. 스트라우스, 아버지와 아들의 경쟁. 이건 완전히 오이디컴플렉스 그 자체이다.
거짓말도 할 바엔 크게 해야 하는 것처럼, 패배도 할 거라면 화려하게 해야 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