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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알토, 자본주의 그림자 - 미국경제 욕망의 역사
말콤 해리스 지음, 이정민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5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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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알토, 자본주의 그림자》는 실리콘밸리의 중심지인 팔로알토를 통해 미국 자본주의의 150년 역사를 탐구하는 책이다. 1850년대 골드러시부터 현대 테크 기업들까지, 팔로알토는 혁신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이 책은 그 화려한 성공 뒤에 가려진 역사적 맥락을 깊이 파고들며, 자본과 권력이 지역을 어떻게 변화시켜 왔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희생된 이들은 누구였는지를 보여준다.
책은 서부 개척 시대의 골드러시와 철도 산업을 거쳐 실리콘밸리가 형성되는 과정을 추적한다. 특히 20세기 초, 스탠퍼드 대학이 지역 발전에 미친 영향이 크다. 스탠퍼드는 교육 기관뿐만 아니라 자본과 권력이 결합된 공간이었으며, 군사 연구와 기술 개발을 통해 미국의 산업과 국방 정책에 깊숙이 관여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실리콘밸리는 혁신의 중심이자 군사-산업 복합체의 일부로 성장했다.
저자는 실리콘밸리가 어떻게 거대한 기술 산업의 무대가 되었는지를 살피면서, 기술 발전이 언제나 모두에게 이로운 결과를 가져오지는 않는다고 지적한다. 반도체, 인터넷, AI의 등장은 경제 성장과 편리한 삶을 가져왔지만, 그 이면에는 원주민 토지 수탈, 노동 착취, 그리고 기술이 특정 계층에게만 유리하게 작용하는 불평등의 문제가 있었다. 특히 실리콘밸리가 창조적이고 개방적인 공간으로 인식되지만, 실상은 자본과 권력이 움직이는 거대한 시스템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희생을 감내해 왔다. 그 역사는 과거에만 머물지 않는다. 오늘날의 빅테크 기업들도 같은 패턴을 반복하고 있지 않은가? 혁신이라는 이름 아래 노동권이 침해되고, 데이터가 착취되고, 환경이 파괴되는 현실을 외면해서는 결코 안 된다.
결국, 이 책은 기술과 경제 발전을 무조건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그 이면을 깊이 들여다보게 만든다. 실리콘밸리의 화려한 이미지 뒤에 가려진 현실을 직시하면서, 나아가 우리가 미래의 기술 사회를 어떤 방향으로 만들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실리콘밸리의 역사는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진행형이며, 앞으로도 이 문제에 대한 미국 정부와 기업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고민하며, 현명한 해결책을 모색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