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공주 이야기 상상력이 쑥쑥 자라는 그림책 1
알베르트 비뇰리.호안 비뇰리 지음, 사라 루아노 그림, 이주혜 옮김 / 글담어린이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딸아이와 내가 상상하는 공주는 이렇다. ‘예쁜 색깔의 드레스에 화려한 레이스가 많이 달리고 긴 웨이브 머리에 별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이 달린 왕관을 쓴 아름다운 모습이다. 부수적으로 예쁘고 착한 마음씨를 가지고 지혜로움을 겸비한다. 기본적으로 뽀얗고 하얀 예쁜 얼굴은 기본이다. 이 정도는 되어야지 공주라고 하겠다. 이것이 세상의 모든 공주의 공통점이 아닐까. 이런 내 생각에 정신을 차리라며 찬물을 확 끼얹진 책을 만났다. 세계의 공주 이야기세상에나․․․ ․․․.

 

초록색 테두리, 빨간 띠에 금색으로 쓴 제목의 표지가 매우 클래식하면서도 강하게 느껴진다. 왠지 공주라는 단어 속에 연약함의 선입견이 있는데 그것을 무색하게 만드는 표지가 맘에 든다. 앞으로 아이와 내가 만나게 될 여러 다양한 공주이야기가 매우 흥미진진하게 다가와 우리의 마음을 두근두근 설레게 하여 기대하게 한다.

 

목숨을 바쳐 나라를 구한 공주, 사랑을 이룬 공주, 수수께끼를 좋아하는 공주, 남몰래 춤추는 열두 공주, 용감하고 맘이 따뜻한 공주, 약속을 지킨 공주 등의 각기 다른 12명의 개성 있는 공주들을 만났다. 그동안 알고 있는 공주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각자 자신만이 가질 수 있는 당당함과 소신 있는 멋진 모습을 보면서 우리 아이도 좋은 모습을 닮고 싶어 하지 않을까. 라는 바람을 가져본다.

 

특히, 우리가 알고 있는 비극의 인어공주는 세계의 공주 이야기 속에서는 사랑하는 왕자님과 인간이 되어서 행복해졌다. 아이도 덩달아 손뼉을 치면서 행복해한다. 5살 때 처음 인어공주를 읽어주었을 때 눈이 빨개지도록 울었던 아이가 환하게 활짝 웃으며 이렇게 되길 얼마나 내가 바랬는데〮〮〮〮․․․ ․․․․.’라며 그녀의 행복에 만족해한다.

 

이 책은 내용만큼이나 일러스트도 멋지다. 색감이 화려하면서도 부드러워서 더욱 아름답게 보인다. 예쁜 공주 그림을 보면서 아이들이 마음껏 상상의 날개를 펼 수 있을 듯하다. 나는 그림책은 내용보다 더 많이 그림에 공을 들려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런 나의 생각에 맞는 책이기도 해서 많은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이기도 하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공주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서 이룬다든지, 아름다움 때문에 왕자의 사랑을 얻게 된다든지, 힘듦을 이겨내야만 비로소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등의 설정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자신이 주체가 되어 해결해 나가는 모습에서 아이가 닮고 싶은 면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재미와 함께 교훈도 얻을 수 있는 이야기라 좋았다.

 

공주의 이야기라 화려하고 멋지고 예쁜 모습만을 기대한 아이들에게도 이 책은 전혀 실망감을 안겨 줄 수가 없는 책이다. 그동안 아이들에게 공주의 겉모습만을 보여줬다면 세계의 공주이야기는 공주의 내면을 보여주며 그 아름다움에 흠뻑 젖게 해 줄 책이기 때문이다. 세상의 모든 딸은, 그리고 여자들은 공주다. 책을 읽고 어떤 모습의 공주이기를 원하는지 아이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하루는 도나히 공주였다가 그 다음 날은 인어공주, 또 다음 날은 일레아니 공주라고도 한다. 앞으로 수없이 많은 공주이기를 아이는 원할 것이다. 하지만, 어떤 공주가 되더라도 분명히, 무엇보다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공주이길 바란다. 자신을 사랑한 사람은 모두를 사랑 할 힘이 있기 때문이다. 세상의 모든 공주를 위해서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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