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가는 문 - 이와나미소년문고를 이야기하다
미야자키 하야오 지음, 서혜영 옮김 / 다우출판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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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 대부분 영화를 봤고, 소장한 작품도 꽤 있다. '판타지 세계를 끌어낸 50권의 책'을 만날 수 있는 책이라 궁금했다. 어떤 책들이 있을까? 내가 좋아하는 책들도 있을까? 같은 책, 같은 공감과 생각이어도 좋고 다른 공감과 생각이어도 좋다. 기대하게 되는 책이다.

<책으로 가는 문>은 미야자키 하야오가 상상력과 작화에 영향을 준 어린이 문학을 직접 소개한 책이다. '2013년에 국내 초역본으로 출간된 바 있다. 독자들의 요청과 지브리의 제안으로, 오랜 절판 기간을 깨고, 새로운 번역본으로 복간되었다.'라고 한다. 절판된 책이 세상에 다시 나온다는 건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기쁨 일이고 감사할 일이다.

1부에서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이와나미 소년 문고 50선을 소개한다. 책 표지와 글, 그림, 옮김이까지 표시해 주고 책에 대한 느낌을 진솔하게 담았다. 그중에서 어린 왕자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 다 읽고 책을 덮던 순간을 잊을 수 없습니다. 말하면 뭔가 소중한 것이 빠져나가 버릴 것 같아서 입을 꾹 다물고 한동안 가만히 있었습니다.(16쪽)
나는 반대였다. 중학교 1학년 때 학교 도서관에서 어린 왕자를 만났다. 어린 왕자 일러스트가 예뻤고 내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야기들 하나하나가 좋아서 빨리 친구들에게 말해 주고 싶었다. 너무 멋진 책을 발견했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중한 걸 잃지 않으려고 입을 꾹 다문 감독의 마음을 충분히 알 것 같다. 같은 작품 다른 표현 방식이지만 분명 같은 공감, 같은 생각이었을 테니까.

2부에서는 책 50권을 어떤 책을 선택하고 배제했는지, 그림과 삽화, 책에 대한 기억, 어린 시절의 추억, 아버지 이야기, 자신에게 영감을 준 작품에 대해 솔직, 담백하게 풀어 놓았다. 특히 아동문학을 걱정하는 진정성 있는 마음과 어린이를 위한 생각이 뭉클하게 했다.

● 아동문학은 '아직 희망은 남아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이야기'라는 겁니다.(162쪽)

● 아이들이 나를 제정신으로 돌아오게 해줍니다.(163쪽)

● 그들이 살아남는다면 그들 세대가 새 시대의 판타지를 만들 겁니다.(166쪽)

<책으로 가는 문>을 통해 감독의 철학과 가치관을 만날 수 있는 있다. 작품을 만들어 내는 거장의 감독이 아닌 어린이 책을 좋아하는 순수한 인간 미야자키 하야오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이라 좋았다. 추천해 준 50권을 하나씩 만나 봐야겠다. 아마 읽었던 책에서는 그전에 보지 못한 어떤 것을, 무엇을 발견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가 된다.

이 책은 아이들이 봐도 좋겠지만 그의 영화를 본 어른들이 읽으면 더 좋을 책이다. 독서모임 하시는 분들이 이 책으로 토론을 한다면 정말 다양하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이 쏟아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추천하고 싶다. 연말에 친구에게 선물하기도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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