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파도에 빠지다
아오바 유 지음, 김지영 옮김 / 시월이일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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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중한 건 반복해야 돼. 몇 번이든, 끝없이. 잊어버리지 않도록, 꺾이지 않도록, 계속 나아갈 수 있도록.(65쪽)

인친님의 피드에서 저 문장을 보고 가슴이 먹먹해졌다. '꺾이지 않도록'이라는 저 단어에 마음을 빼앗겼다. 좋아하는 건 소중한 거고, 소중한 건 잃어 버리지 않고 싶은 마음이 가득이고 그것을 잊지 않으려면 반복해야 한다고 해석이돠었다. 작가의 글에 몰입을 해버렸다. 좋았다. 그것이 무엇이든 꺾이지 않고 계속 나아갈 수 있도록, 소중한 것은 무조건 반복하기로.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였다.

총 7챕터에 등장하는 줏타. 그와 함께 연결된 7명의 등장인물. 반복적인 일상이 편안함을 주는 만큼 지루하고 따분한 하루카, 수영으로 좀 더 나아가고픈 나쓰카, 엄마의 학대이도 사랑을 갈구하는 세이라, 음악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던 마시히로, 음악을 하는 사람에서 음악을 만드는 사람으로 전향한 기타자와, 마음이 움직여 선택한 직업에 그 감정을 잃어버려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히카리.

그들의 공통점은 줏타의 노래였다. 각 챕터마다 줏타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줏타의 음악을 만나는 순간 각기 다르지만 그의 음악에 빠져들고 그의 음악을 통해 삶의 변화가 시작된다.

노래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좋은 건 굳이 의미를 붙이지 않아도 좋은 것이지만 그래도 줏타를 알게 된 이들의 각자 나름의 이유가 있다. 즛타의 음악을 통해 조금 더 나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음악의 힘이 이렇게 크다는 것을 다시 한번 또 알게 했다.

두 번째 나쓰카의 이야기가 가장 좋았다. 줏타와 나쓰카의 풋풋하고 순수한 첫사랑을 바탕으로 메시지가 확실한 줏타의 노래가 인상적이었다.

● 언제까지나 길 위에 서 있어 소원을 되풀이하면서
수평선 저 너머에서 다시 만나는 두 사람
(잔잔한 파도에 빠지다 가사 중에서 )

'수평선 저 너머에서 다시 만나는 두 사람'이라는 가사 때문에 두 사람의 로맨틱하고 감동적인 재회를 상상하고 기대했었다. 즛타와 나쓰카를 응원하고 싶었다. 아니 응원했었다. 두 사람이 다시 만나지 못해서 마음이 아팠다. 그럼에도 나쓰카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잘 해내고 있다. 이것이 남겨진 자가 떠나간 이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최고의 멋진 일이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줏타의 연인 세이라의 이야기는 많이 안타까웠다. 엄마로 인한 상처로 진짜 사랑을 배우지 못한 것 같아서. 사랑을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를 몰라 자기만 바라봐 달라는 아이처럼 굴었다. 어떻게 줏타는 그런 세이라를 지켜줄 수 있을까? 정말 사랑이었을까? 자꾸만 의심에 의심을 품게 했다. 내심 나쓰카와 재회하지 못 한 것에 대한 아쉬움 때문에.

각 챕터마다 줏타의 음악, '잔잔한 파도에 빠지다.'가 흘러나온다. 때론 작은 것에 매료될 때가 있다. 음악이 우리에게 그런 존재인 것 같다. 조금씩 마음을 적시고 스며들어 나도 모르기 빠져드는 것. 다른 사람에게는 지나가는 소리일지 모르지만 어떤 이에게는 인생을 바꾸는 메시지가 되고 또 어떤이에게는 삶을 지탱하며 살게 해주는 구원자이기도 하고 또 어떤이에게는 하루를 달래주는 편안함이기도 하다.

나에게 음악은 무엇일까? 현실의 시간에서 도망치고 싶을 땐 안식처를 주고 사람에게서 얻을 수 없는 무한한 에너지를 주며 텅 빈 시간을 채워 다시 좋은 나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존재이다. 음악을 뺀 나의 하루를 상상하기가 힘들다. 생각만으로도 너무 힘 빠지고 지루하다. 음악이 주는 단단함과 따뜻함을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음악으로 연결되어 일상의 고단함을 벗어나는 순간을 만나게 되면 좋겠다.



● 하고 싶은 일에 쓰렴.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에. 알겠지?(166쪽)

● 모든 것은 이어져야 하기에 이어져 있다.(180쪽)

● 거대한 흐름 속에서 누구나 무언가를 포기한다. 그걸 어른이 된다는 말로 포장하며 태연하게 살아간다. 그런 법이다.(225쪽)

● 상실을 메우려 하지 말고, 그 공백과 함께 살아가세요.(3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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