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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 - 하찮은 체력 보통 여자의 괜찮은 운동 일기
이진송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0월
평점 :
'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 이다. 책 제목이 뼈 때리고, 나도 이 운동 저 운동, 운동 유목민으로 깔짝깔짝 돌아다녀 봤기 때문에 기대가 되었다. 마치 이야기 잘 통하는 친구 만나서 수다 떨 준비를 하는 느낌이랄까.
책 이야기를 하기 전에 간단히 나의 운동 경력을 이야기 하자면, 수능 끝나고 고3때 물오른 살 좀 빼볼까 하고 (날 아는 사람들은 안믿겠지만 당시에 40키로 초반이었다, 굉장히 말랐었음) 요가 학원을 다녔었는데 생각보다 요가가 맞지 않았다. 유연성만 쓸데 없이 좋은 나는 웬간한 동작을 무리 없이 할 수 있었고 그러다보니 재미가 없고 졸렸다. 신입 회원으로서 받고 싶은 관심도 못받고 구석에서 동작하다 졸기 일수였고 수능이 끝난 시점이니 춥다고 하루 이틀 빼먹다 보니 3개월 등록하고 두달은 갔나?? 책 읽다가 놀란 건 작가님의 요가 경험도 나와 비슷해서 흠칫.
문을 열면 바깥은 여전히 마른 몸을 얻기 위해 체력이나 건강이 망가져도 어쩔 수 없다고 외치는 세상이다.
회사에 입사하고 정확히 일년에 1kg씩 쪘던 것 같다. 몸무게가 중요한게 아니라는걸 이제는 알지만 당시에는 앞자리가 바뀌는게 두려웠고, 소녀시대가 유행하면서 소녀시대처럼, 아이유처럼 마른 몸을 얻을 수 있다면..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실제로 식이를 하면서 다이어트 해본 적도 있었는데 종이 인형이 된 거 마냥 어질어질 하였고, 나는 체형이 상체 비만형이라 바지 사이즈가 24가 되어도 아무도 날 마르게 보지 않았다. 그리고 야근을 하면서 코피가 자주 나고, 의사 선생님께 "지금 젊으니까 죽는게 남일 같죠?" 라는 소리를 듣고는 정신을 차리게 되었다. 다이어트가 아니라 살기 위해, 체력을 키우기 위해 운동을 시작해야했다.
운동의 궤적은 퀘스트를 깨듯 쭉쭉 나아가기만 하는 전진형보다, 어제보다 조금 더 멀어진 지점을 찍고 다시 시작점으로 돌아가는 나선형에 더 가깝다.
운동을 하다 보면 누구나 권태기를 맞게 된다. 운동이 퀘스트를 깨는 듯 나아가는 전진형이 아니라는 말에 공감한다. 나는 권태기가 이상하게 운동하는 중에도 온다. 두시간 하고 가야지 했다가 두시간이 한시간 반이 되고, 이게 또 한시간이 된다. 자꾸 '피곤한 나'와 타협을 한다. 그럴 때마다 어제보다 조금 더 해보자, 어제 만큼만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1분만, 한 셋트만, 한 걸음만 더 해보고자 한다.
삼십대가 된 나는 이제 '나를 잘 돌보며 살고자 운동하고, 내 상태를 민감하게 살피고, 내게 좋은 것을 골라 먹여야 한다.' 누군가가 예언하는 비참한 미래가 되지 않기 위해서다. 발화자의 소망이라는데에도 너무나 공감하였다. 꼭 걱정하는 것처럼 저주하더라.
나처럼 운동을 좋아는 하지만 잘하지는 못하고, 자주하고 싶지만 자주 하지 못하고 혹은, 좋아는 하는걸까 좋아해야 하는데 싶은 사람들, 나의 '인생 운동'은 무엇일까 궁금한 사람들, 아니다 그냥 모든 대한민국 여성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우리 모두 함께 운동하고 체력을 키웁시다!!!!
+) 책을 읽고 나도 필라테스에 도전해 보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