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스의 가장자리 - 부서진 유년의 파편에서 출현한 신경과학자 이야기
데이비드 수실로 지음, 이충호 옮김 / 북하우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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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극심한 두려움을 경험해보지 않았다면, 인생을 제대로 살았다고 할 수 없죠.”_p373

 

소위 사회적으로,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한 이들의 살아온 인생을 담은 매체를 접하다보면 이렇게 될 수 밖에 없었어 하는 흐름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지만, 상상도 안되는 여정을 해 온 인물들도 있습니다.

 

#카오스의가장자리 의 주인공, #데이비드수실로 는 후자에 속했습니다. 세계적인 과학자가 되어 스탠퍼드대학 겸임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약물 중독 부모에게서 태어나 방임되고 폭력에 노출되어 있다가 보육원을 전전하는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책은 이 시기를 회고하듯 써놓았는데 그 나이에는 더 힘들 수밖에 없었을 몰아치는 사건들에, 읽는 저까지 숨이 차 올랐습니다. 이 숨참에 헐떡 거리다보면 어느새 저자는 신경과학적인 내용, 과학사, 자연현상 등이 어떻게 우리네 인생과 연결지을 수 있는지를 말해주고 있었는데요, 저는 이런 면이 참 좋았습니다. 단순한 과거기록을 넘어, 당시를 이해하려고 하는 노력, 과정을 지나 지금 도달해있는 지점까지 연결이 되는 듯해서입니다.

 

 

그럼 데이비드 수실로의 삶을 함께 보고나서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이 책의 저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요?....

 

우리는 흔히 지금의 결과를 환경탓을 하기 쉬운데요, 제 생각에는 암울한 환경에서도 인간은 어떻게 빛을 만들어 내는지를 생각해보게 하는 것 같아요. 빛이란 미래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일 텐데요. 이것은 수많은 우연과 만남, 포기하지 않음과 꺼지지 않는 호기심을 놓지 않음에서 비롯되는 듯합니다. 마치 복잡한 의식과 뇌작용이 단순한 신경세포들 간의 상호작용에서 시작이 되는 것처럼요. 그래서 아래 문단이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_뇌는 의심의 여지 없이 인류가 알고 있는 것 중 가장 복잡한 물질이다. ...... 모든 행동, 모든 꿈, 의식의 모든 미묘한 차이는 다양한 패턴으로 일어나는 신경세포의 전기적 활동에서 생겨난다. 우리의 과거를 이루는 노래들, 즉 우리 인생이라는 영화의 달콤씁쓸한 배경음악조차도 시냅스에 저장된 단순한 패턴에 불과하다.

....

 

우리가 숲을 보지 못하는 이유는 늘 나무껍질 연구를 선호하기 때문이 아니라, 현재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것이 그것뿐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신경과학자가 뇌의 ‘작용’ 원리를 해부하려는 욕망은 헛된 노력일지도 모른다. 마치 <미즈 팩맨>의 소스 코드 한 줄 한 줄을 분석해 왜 그 게임이 여러 세대 게이머들에게 사랑받는지를 이해하려는 것처럼 말이다._p275

 

같은 유년시절을 보냈던 누이와는 아주 다른 삶으로 흐르게 된 저자의 차이점을 깨닫게 되는 순간, 아주 작은 차이로 시작해도 결국에는 결과의 큰 차이를 만들어내는 ‘카오스’ 현상을 이해하게 되었던 독서였습니다. 자기 색깔 확실한 책이었고 왜 ‘나’를 향한 질문을 계속해야 하는 지를 되새겨주었던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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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 만나는 366일 - 하루 한 송이, 오늘의 꽃 이야기
모리노 오토 지음, 이겨울 옮김, 고요미세이카쓰 외 감수 / 모스그린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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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같이 예쁜 이 책, #꽃으로만나는366일 이 

집에 있으면 어떤 점이 좋을까요?


제가 경험에 의하면, 일단 아름다운 꽃 사진이 가득한 책 한 권이 생기는 겁니다. 


이것만으로도 부자가 된 것 같더라구요.


사진들뿐만 아니라 각 꽃들에 대한 생물학적 인문학적인 내용들도 함께여서 

자연에 관한 상식이 마구마구 쌓입니다.


또한 날짜 별로 “어떤 꽃이 오늘에 있을까?” 하며 펼쳐보는 소소한 재미를 매일 맛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펜이든 색연필이든 물감이든...  꽃 사진을 보며 그림 그리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답니다.


이 책 한 권으로 만날 수 있는 즐거움이 엄청 났습니다.


역시 꽃이 좋아요~~ 알고 있어도, 처음 보는 신기함도, 뜻밖의 발견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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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시 도깨비 편의점 4 ㅣ 특서 어린이문학 21
김용세.김병섭 지음, 글시 그림 / 특서주니어(특별한서재)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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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형아, 도깨비 편의점은 어둑서니의 힘을 억누르기 위해 있는 곳이란다. 이 세상의 빛을 지키려면 누군가는 어둠을 막아야 하지. 그 역할이 바로 너에게 맡겨졌단다. 어둑서니를 막지 못하면 세상은 곧 짙은 어둠에 잠기게 될 거야. 그러니 꼭 천년 구슬을 되살려야 한다.“ p15

 

시리즈를 더해 갈수록 비밀이 드러나고 있는 비형과 길달의 이야기, #25시도깨비편의점 4번째 이야기가 왔다.

 

천년 구슬의 수수께끼를 풀기위한 비형의 과거로 시작하는 이번 편에는 사랑스런 고양이 키키와 떠난 아빠가 그리운 다은이, 센터에 서고 싶은 서하가 나온다.

 

도깨비 편의점에서 얻은 붉은 방울 덕분에 키키와 대화를 나누게 된 다은이, 하지만 더 큰 일이 남겨져 있었다. 엄마가 연락이 되지 않는다.... 무슨 사고라도 난 것은 아닐까?

 

그리고 서하는, 도깨비 편의점에서 어떤 선물을 받았을까?

 

좀 더 다이내믹 해 진 듯한 이번 책이었다. 전개가 빠르고 당사자들 뿐만 아니라 좀 더 확장된 인연법으로 읽는 재미가 더 있었다. 한 단계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이들을 바라보는 어른의 시선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고, 그리고 어둑서니의 구체적인 등장까지.. 다음 편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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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고스
이승형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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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강남에서 피부클리닉을 운영했지만 큰 빚을 지고 지금은 경남 김해의 스마트 물류센터로 와서 야간 구급대원으로 일하게 되었다. 이 곳에서 잠을 자지 않는 노동자들을 만나게 된다. 그것도 강제가 아니라 자발적이다. 나, 주인공 재일은 수많은 경험으로 이들의 상태가 비정상임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안와 정맥 확장, 공막의 미세 충혈, 약간 산대된 상태로 고정된 동공..... 그럼에도 이들은 피로해 보이지 않는다. 회사는 이들의 상태는 관심이 없다. 마치 기계처럼 24시간 쉴 새 없이 돌아가는 효율성에 오히려 신나 보인다.

 

이 비밀을 알기 위해서 이 노동자들의 혈액검사를 하게 되는데 뭔가 다른 게 있다. 이것은 어떻게 몸에 들어가게 되는 것일까? 이 성분만 제대로 알면 비싸게 팔 수 있지 않을까? 하며 추적하게 된다... 하지만 재일은 괜찮을까? 감염이 되지 않을까?

 

결국 자신도 불면 상태에 빠지게 된다. 원인은 여기를 관리하는 AI 시스템 #아르고스 때문이다. 스스로를 구하기 위해서라도 이를 멈춰야 한다. 다행히 잠을 자는 로봇 수리공 ‘수아’를 통해 항체를 발견하게 되고 다른 노동자들을 구하자는 수아의 제안을 받아들이게 된다.

 

이들은 모든 것을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을까? 아르고스를 멈추면 다 해결이 되는 것일까?

 

 

잠을 박탈당했다는 설정부터 기꺼이 자신을 바쳐서 노동에 매달리는 인간이라는 설정부터 충격적이었던 소설이었다. 제31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으로 심사위원의 압도적 지지를 받은 작품이라고 한다.

 

#이승형 작가는 이 설정을 통해서 생산성을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도 당연시하는 현실 세태를 극단적으로 잘 표현해 놓았다. 인공지능이 함께한 이런 현상 속에서 사실 AI는 인간이 정해놓은 설정값에 충실할 따름이었다. 지금까지 자기 착취적 노동에 익숙하게 살아온 현대인에게 AI가 상용화되는 시대에 이르러 노동에 관한 재정의를 질문하고 있는 듯하였다.

 

강남의 잘 나가던 피부클리닉 의사, AI 시스템의 물류센터, 그리고 모순적으로 느껴지는 가야 유적에서 나온 해골 .... 하지만 그 해골은 잠을 잃은 이들에게 꿈 이야기를 들려주는 수아와 연결되는 것 같았다. 우리의 희망은 꿈을 기억하는 삶일 것이다.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한 지금, 시의적절한 질문을 던지고 있는 소설이다.

 

 

_자기 몸을 자기가 착취하는 것. 이것보다 효율적인 착취가 어디 있겠는가. 관리자가 필요 없다. 감시자가 필요 없다. 자본이 노동자에게 명령하지 않아도, 노동자가 스스로 자본의 논리를 내면화하고 자기 잠을 시장에 내놓는다._p61

 

_수아의 피가 싸우고 있었다. ... 이것이 수아가 잠들 수 있는 이유였다. 수아의 몸이 스스로를 지키고 있었다._p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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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문학적인 서울 산책 - 근대소설 속 장소를 따라 걷는 도시 인문학
이순자 지음 / 더퀘스트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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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 김첨지가 달렸던 길을 따라가고,

박완서의 기억 속 경성을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로 둘러보기,

방정환 탐정소설 ‘칠칠단의 비밀’ 속으로,

 

모더니스트 박태원의 소설 속 인물 구보 씨가 바라보던 서울,

이름만 들어도 아련해 지는 윤동주가 거닐던 거리,

염상섭의 ‘암야’로 찾아보는 격동기의 풍경..

 

이 모두는 서울에서 만나 볼 수 있었습니다.

 

바로 20년 경력의 서울시 문화관광해설사, #이순자 의 #이토록문학적인서울산책 을 통해서입니다.

 

매일 만나던 풍경이 달라 보이는 경험을 했는데요. 제가 알던 서울이 더 입체적으로 다가오는 듯 했습니다. 개인적인 추억들과 함께하니 그냥 독서가 아니더라구요.

 

개인적으로는 모던보이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 파트가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천재라고 불리는 이상과도 가까이 지내서 이 책을 냈을 때 삽화도 직접 그려줬다는 것 - 나중에 요절한 이상을 모델로 작품을 여러개 남겼음 -, 일제부터 월북 등으로 이어지는 시대의 아픔을 다 겪은 삶이 참 안타까우면서도 단단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_‘만약 구보 씨가 지금의 서울역에 온다면?’

당시 경성역 2층에는 유명한 서양식 고급 레스토랑인 ‘그릴’이 있었습니다. 1925년에 문을 연 이곳은 당시 경성의 모던보이와 모던걸들이 만나는 유행의 중심지였어요. 우리가 지금 흔히 먹는 돈가스, 햄버그스테이크를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선보인 곳도 여기입니다. 근대 소설에서 서울역 그릴이 단골 소재로 등장하는 이유도 그만큼 상징적인 장소였기 때문입니다._p181

 

이렇듯 각 작가의 인생과 대표작품과 함께 둘러보는 서울은 그냥 서울이 아니었습니다. 6개 챕터에는 작품들 속 장소들이 당시 명칭과 풍경으로 수록되어 있습니다. 특히 #근대소설 로 만나는 ‘경성’ 시절의 서울은 시대상만큼이나 많은 스토리를 품고 있었습니다. 언급된 문학작품들도 장소, 건물들도 이제는 달라 보일 것 같아요.

 

그리고, 각 챕터는 '추천 답사 코스'로 마무리 되는데 훌륭한 관광코스로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문학적인 서울 산책('근대소설 속 장소를 따라 걷는 도시 인문학‘), 잘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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