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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조현병 삼촌 - 어느 정신질환 당사자와 가족의 오랜 거짓말과 부끄러움에 관하여
이하늬 지음 / 아몬드 / 2023년 7월
평점 :
_환청이나 환시 같은 환각은 다른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아도 당사자에게는 생생하게 존재하는 현실이다. E.풀러 토리는 “뇌가 그 소리를 듣는다는 의미에서 그 목소리는 실제이다” 라고 말했다._p56
솔직하고 실질적인 내용으로 우울증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 <나의 F코드 이야기>의 이하늬 작가가 이번에는 조현병에 대한 책을 들고 왔다. 제목은 <나의 조현병 삼촌>.
사회면을 종종 장식하는 조현병이라는 것에 대해서 제3자 입장에서, 조현병 가족입장에서, 그리고 당사자가 되어 꼼꼼하게 다뤄주고 있었다. 조현병 가족, 자세히는 삼촌에게 일이 생길때마다 달려가는 엄마와 할머니, 그것을 옆에서 보는 저자의 시점은 개인사를 떠나 사회약자에 대한 복지까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전작에서 우울증에 대한 실질적인 내용을 잘 다뤄줬던 것처럼, 이 책에서도 증상에 대한 이해, 정신병원입원, 약물치료 등 일반적인 조치에 대한 것, 사회적인 편견의 경계선들, 그 가족들은 어떻게 해야하는가, 당사자의 질환전개, 사회활동 및 직업에 대한 배려, 사회적 독립... 등을 개인 경험을 대화형식도 같이 넣어서 이해를 돕고 있었다.
글을 따라가며, 조현병 구성원이 있는 가족의 어려움과 아픔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마음 아팠고 삼촌의 독립을 같이 응원하게 되었다.
그리고 파킨슨병과의 연관성, 정신장애인 동료지원자 활동, 일본의 ‘베델의 집’ 사례, 등 잘 몰랐던 새로운 내용들에 대한 정보제공 역할도 하고 있어서 참 유용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의 말처럼 어떤 조건이 특정 존재를 약자로 만드는 조건이 되지 않기를, 약자를 약자로 만들지 않는 그런 사회를 희망해본다. “내가 나로 삼촌이 삼촌으로 있어도 되는 세상을 바란다.”_p226
_원고를 쓰기 위해 책과 자료를 읽고 전문가를 인터뷰해도 막상 누워 있는 삼촌을 보면 여전히 화가 난다. 하지만 화를 내서 삼촌의 증상이 나아지거나 상황이 해결된 적은 없었다. 서로의 고통을 덜기 위해서는 반드시 공부와 연습이 필요하다._p71
_"사랑하는 나의 동생 ....아.
오늘은 비가 온다. 글을 쓰다가도 창밖을 바라보아도 길을 걷다가도 밥을 먹다가도 우리의 슬픔은, 누나의 가슴은 네게 있다. ...“_p75
_정신장애인 가족 상담 지원이 불가능해 보이지는 않는다. 이미 각 지방자치단체와 종합사회복지관 등에서는 정신건강상담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_p91
_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가해자의 병명이, 아니 병명‘만’ 부각됐다. 병명이 드러난 것만으로 사건의 원인이 밝혀진 것처럼 여겨졌다. 조현병 당사자는 대부분 위험하지 않으며 정신질환자의 범죄율은 일반인 범죄율에 비해 오히려 낮은데, 언론 보도에서 그런 맥락은 간단히 생략됐다. 조현병에 대한 공포와 혐오가 생기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였다._p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