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환자, 로젠한 실험 미스터리 -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무너뜨린 정신의학사의 위대한 진실
수재나 캐헐런 지음, 장호연 옮김 / 북하우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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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중요한 사고 실험이라고 하는 로젠한 가짜 환자 실험, 스탠퍼드 대학의 심리학자 데이비드 로젠한이 자신을 포함해 정신질환 병력이 없는 8명의 정상인들을 미국 내 정신병원들에 보내 의사들이 가짜 환자를 가려낼 수 있는지 테스트를 했다고 한다.

 

헌데 하나같이 모두 오진을 했고 평균 20일 동안 정신병동에 수감 시켰다. 이 가짜 환자들이 경험한 비윤리적이고 부당한 대우들, 잘못된 정신질환을 치료를 받아야 했다. 이 실험을 바탕으로 로젠한은 [정신병원에서 제정신으로 지내기]를 발표했고 학술지 <사이언스> 에 실리면서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고 한다.

 

그러면서 정신의학계의 진단체계와 치료법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이 일어나면서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지금까지도 논란이 많다는 이 실험의 가짜 환자들은 실험 후에 어디로 사라졌는지, 데이비드 로젠한은 왜 계획했는지 등 이 책에서는 이 미스터리한 실험의 이면을 추적하고 있다.

 

저자 수재나 캐헐런은 뉴욕 포스트기자로, 방대한 조사를 바탕으로 실험의 역사적 배경, 로젠한의 유품, 생존자들에 대한 추적, 가짜 환자들의 정체 까지 추리소설처럼 추적하고 있었다. 이런 과정 속에서 정신의학계의 어두운 이면들이 세밀하게 드러난다.

 

 

우리가 공포영화 배경으로서의 정신병원을 만났을 때 익히 접해왔던 수술법들부터 인권이라고는 존재하지 않는 대우들이 자행되고 있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는 내용이였고, 이 실험에 대하여 위대한 사건인지 추악한 사기인지에 대하여 끊임없이 의문을 던지고 있었다.

 

이 실험으로 제기된 질문, “온전한 정신과 정신이상이 존재한다면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알까?” 는 여전히 계속 진행중이라고 말하고 있다. 물론 정신의학은 답을 찾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을 것이다. 다만 정신이상인 것 같다고 판단이 되면 당사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강제 입원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이 다른 경우들과 큰 차이점일 것이다.

 

이런 점에서, 정신의학은 사람에 대해, 우리의 성격’, 우리의 믿음’, 우리의 도덕에 대해 판단을 내리게 되므로,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라 할 수 있는 분야일 것이다. 이 거울을 제대로 갖추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 꼭 필요한 내용이 이 책인 것 같고, 이 실험을 알게 된 충격은 오랫동안 남을 것 같다.

 

 

 

_전 세계에서 가장 세련되고 부유한 도시로 꼽히는 뉴욕은 시민들에게 그토록 잔혹한 짓을 했음을 이제 의식하고는 멋쩍게 어깨를 으쓱할 뿐이다.

우리도 여전히 그렇다._p49

 

_로젠한의 궤도에 들어왔던 사람은 모두 연락을 취했다. 그러면서 내가 놀란 것은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그의 이야기를 다시 하는 것에 끼어들고 싶어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중에는 논문이 작성되던 무렵에 로젠한의 작업을 자유롭게 볼 수 있었던 비서도 있었다. 그녀에게서 내가 들을 수 있었던 말은 이것이 전부였다. “그는 창의적인 사고를 자주 발휘하곤 했어요.” 그녀는 웃었고, 갑자기 어두운 어조로 말했다. “내가 해줄 수 있는 좋은 말은 없어요. 그러니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겁니다.”_p385

 

 

_현재 정신질환을 치료하는 방법은 모두 임시방편이며 치료제라고 나온 것은 하나도 없다”. 우리는 명확한 예방 조치를 아직 갖고 있지 않으며, 어떻게 하면 모든 사람의 임상적 결과를 좋게 하거나 기대수명을 늘릴지 아직 알지 못한다._p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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