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프헤드 - 익숙해 보이지만 결코 알지 못했던 미국, 그 반대편의 이야기 알마 인코그니타
존 제러마이아 설리번 지음, 고영범 옮김 / 알마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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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그렇기는 하지만, 마이클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아무런 가식 없이 예술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걸-이건 그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다-들어보면 이때의 마이클은,... 마티 베셔의 유명한 다큐멘터리 <마이클 잭슨과 함께 살기> 같은 이야기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마이클이다. <제트><에보니>를 읽고 나면 여러 인종의 아주 멀쩡해 보이는 사람들이 왜 그렇게 오랜 기간 동안 마이클 잭슨과 좋은 친구로 남아 있었는지를 비로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는 매력적이고 살아 있는 정신을 가지고 있다._p182

 

 

_로비스트 사촌은 D.C의 분위기가 거칠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에서 제시한 공공의료 방안이 동력을 얻고 있었다. 로비스트 사촌의 상사가 그날 아침 그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은 우리 망한 거 같은데였다.

.... 나는 내 사촌의 시도가 실패하길 바라면서, 그에게 행운을 빌어줬다._p284

 

 

<뉴욕 타임즈 매거진> 전속 필진이자 <파리 리뷰>의 남부 담당 편집자고 활동 중인, 존 제러마이아 설리번의 열네 편 에세이집, <펄프헤드>를 정말 긴 호흡으로 읽었다. 책의 부제는 익숙해 보이지만 결코 알지 못했던 미국, 그 반대편의 이야기’. 이 부제처럼 미국의 문화와 역사 등을 다루고 있었는데, 사실 읽어가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크리스천록 페스티벌, 감전되어 거의 죽다살아난 저자의 형인 록 뮤지션, 태풍 카트리나와 사람들, 리얼리티쇼와 출연자들, 마이클 잭슨, 건즈 앤 로지스의 보컬 액슬 로즈, 미국 의료보험 개혁에 반대하는 분위기, 기인 라피네스크, 미국 남동부 원주민들의 동굴 유적, 자메이카로 가서 만난 버니 웨일러, 그리고 지구를 망치고 있는 인간에 대한 동물들의 반격과 촬영지로 빌려준 자신의 집 이야기 까지, 다양한 소재들이였다.

 

모두 미국 유수의 잡지들에 수록되었던 에세이라고 한다. 에세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소설 같아서 읽기 시작할 때 여러번 도서장르를 확인했었다.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이렇게 논픽션의 기본을 유지하되 다양한 소설적인 기법들을 채택한 이런 방식의 글을 뉴 저널리즘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소설기법들이 적용되어 있어서 일반 저널 보다 몰입하기 좋았는데 그러다가도 불쑥불쑥 불편해지고 이해가 안되는 지점들로 잠깐 멈추기도 하다가... 그러다가 또 저자의 의견에 공감하기도 하고 같이 의문이 생기기도 하고 ... 이런 과정을 되풀이하는 독서였다.

 

개인적으로는, 뜻밖에 마이클 잭슨과 오바마케어가 등장한 챕터가 인상적이였다. 마이클 잭슨의 곡들을 분석해놓은 부분에서는 알아가는 맛이, 여러 논란 중에 있었던 그에 대한 냉철한 저자의 의견들이 흥미로웠다. 그리고 오바마케어 파트에서는 이성적인 면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정책반대자들이 씁쓸한 부분이였다. 저자에게 전적으로 공감했었다.

 

 

전체적으로 읽기에 난이도가 있는 책이여서 호불호가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읽는 중에, 그리고 독서 후에도 저널리즘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게 하는 내용이였고, 사회전반에 관한 배경지식이 있다면 꼭 추천하고픈 도서였다.

 

 

_우리에게 참인 건 자연에서도 참이다. 우리에게 의식이 있는 게 인간이라는 종의 진화의 결과라면 자연에도 의식이 있다. 자연이 우리 안에서 의식을 가지게 된 것은, 아마도 스스로를 관찰하기 위해서일 것이다._p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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