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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름다운 정원
카트린 뫼리스 지음, 강현주 옮김 / 청아출판사 / 2023년 4월
평점 :
_오래전부터 파리의 내 아파트에 관해 이런 꿈을 꾸었습니다.
여기에 특별한 문이 있다면
곧장 풀밭으로 이어지는 특별한 문이 있다면
계절이 바뀌는 모든 순간을 크레파스로 그리겠다고요.
풍경, 냄새, 고요를 담을 겁니다.
어쩌면 조금 더 시간을 보낼지도 모르죠._p3
바로 그 문을 열고 들어가 추억의 농장을 그림으로 글로 담아놓은 그래픽노블, <내 아름다운 정원>.
어린 시절의 저자와 저자 가족들은 쓰러져 가는 농장을 보수하며 돌에 새겨진 역사를 배우고, 별 것 아닌 흔적들을 찾아낸다. 동물들을 키우고 잡는 과정들, 각 동물들의 삶들도 있는 그대로 설명되어 있어서 단순함을 넘어서는 즐거움을 주고 있었다 - 비료에 관한 내용도 있음 -.
부모님이 심은 초목들을 통해서 각 나무들의 기원과 키우는 법을 배우고, 프루스트의 글을 읽으며 숲을 즐긴다.
지역축제와 예술품들을 즐기고, 공연을 구경했었던 기억을 재미있게 그리고 있었다. 퓨처랜드에 현장학습을 갔었던 내용, 프루스트의 조언에 따라 파리에 있는 루브르 박물관으로 여행을 갔었던 가족여행.
이 가족여행의 그림기록들이 참 멋져보였다.
저자는 이 책에서 단순히 어린 시절 기억들만을 나열하고 있지 않다. 그 안에서 배웠던 모든 것들을 언급해 놓았고, 문학에 대한 애정도 듬뿍 담아놓았다. 또한 자신의 그림들이 조롱당하고 환영받지 못했었던 아픈 기억들도 담겨져 있었다. 그런 순간에 용기를 주었던 자연을, 계속 진행 중인 그 신비로움과 현실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나치게 감성적이거나, 이론적이거나 무거운 도서들 속에서, 내게 숨 쉴 틈을 주었던 아름다운 그래픽 노블, 기회가 되면 그림들과 색감도 따라 그려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