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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아트 쿡북 - 고흐의 수프부터 피카소의 디저트까지
메리 앤 코즈 지음, 황근하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15년 4월
평점 :
_자, 요리사는 말했다, 피망 속에
쌀을 채우는 요리를 가르쳐 드릴게요.
초록색 피망을 하나 손에 쥐세요, 조심스럽게.
피망은 수줍음이 많거든요. 어느 면부터 쥐든
상관없습니다, 쥔 쪽이 언제나 뒷면이 될 테니까요.
초록색 궁둥이를 바닥에 대고서, 피망은 잠이 들어 있군요.
비단결 같은 팬티스타킹을 신고서, 꿈을 꾸고 있어요
공중제비 넘는 꿈과
성이 하나였던 시절의 파슬리 꿈을요.
소매 부분을 죽 그어 여세요
.... _p142 [‘피망 속을 채우는 법’에서]
정말 재미있었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책, <모던 아트 쿡북>.
예술가들의 요리 레시피부터 글 속 음식들, 명화 속 식재료나 음식까지 한 편만 쭈욱 읽고 보고 해도, 풍부한 독서가 될 수 있었던 시간이였다.
나의 픽은 내가 좋아하는 수프, 과일, 디저트부터 열어서 보았고, 아무 때나 골라서 읽었다. 피카소의 스페인식 오믈렛, 토클라스의 생크림 오이, 고흐의 양파조림, 장 엘리옹의 로크포르 치즈 크루아상, 세잔의 꿀에 절인 배 혹은 모과, 피카소의 ‘고양이 네 마리’ 식당의 상그리아..... 예술가들 이름이 앞에 붙으니 요리들도 예술품 같은 라임을 갖는다 ㅎㅎㅎㅎ
시작부터 끝까지 유쾌하게, 그리고 음식과 함께하는 스토리들에 푹 빠져 볼 수 있는 책이다.
_권주시: 세 가지 축복
이 목마를 종족에게 세 가지 눈부신 축복이 있다
(언제 어디서 받은 축복인지 굳이 밝히려 들지는 않겠으나.)
우선 연한 브랜디, 밤에 힘이 나게 해 주고,
그다음 상쾌한 소다수, 아침이 밝아 올 때 우리를 반겨 주며,
마지막 세 번째 축복은 이 두 가지를 합치면 되니
자연의 힘은 조금도 낭비되는 법이 없다._-작가 미상-p2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