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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왜 50부터 반등하는가 - 브루킹스연구소 수석연구원이 찾아낸 행복의 조건
조너선 라우시 지음, 김고명 옮김 / 부키 / 2021년 8월
평점 :
품절
_“40대 때 그런 소리를 들었으면 ‘아, 최악이야’라고 생각했을 거예요. 그런데 지금은 그러거나 말거나예요. 내가 쓰고 싶으면 쓰는 거지, 이젠 굳이 뭔가를 증명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거든요. 마음가짐 자체가 달라진 것 같아요. 이젠 남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든 신경 안 써요.” 그레이엄은 행복 곡선에서 전환점을 지났다._[‘인생의 전환점: 마음가짐 자체가 달라지다’에서]
한참 전에 아는 지인과 얘기를 나누는 중에, 과거로 돌아간다면 언제로 가고 싶냐는 주제가 나왔었다. 나는 큰 선택의 순간을 들었고, 그 지인은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했었다. 그 철부지 시절로 돌아가 같은 일을 되풀이 하는 것은 정말 싫다는 뜻이었다. 만약 꼭 돌아가야 한다면 ‘지금까지의 경험’을 고스란히 가져가고 싶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 지인뿐만 아니라, 연예인들 몇몇도 이렇게 답하는 것을 언젠가 본 적이 있다. 이 답변은 바로 이 책의 내용과 잘 들어맞는다.
_하이트는 이성을 코끼리 등에 탄 사람에 비유한다. 이 설명법은 워낙 인상적이어서 이제 널리 알려져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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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는 굉장히 똑똑하고 진짜 어마어마하게 크죠. 난 내가 커다란 코끼리 등에 타고 있는 꼬마처럼 느껴졌어요. 만약에 코끼리한테 딱히 어떤 계획이 없다면 꼬마가 코끼리를 콕콕 찔러서 이쪽저쪽으로 방향을 바꿀 수 있겠죠.”
하지만 코끼리가 따로 생각하는 바가 있다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그러면 탑승자는 코끼리의 진로를 합리적으로 설명할 방법을 찾거나 망연자실해 앉아 있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아니면 둘 다거나.
하이트가 말하는 비유에서 코끼리는 우리 정신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종류의 자동적이고 비의지적인 작용을, 탑승자는 통제되고 의지적인 작용을 가리킨다._[‘내 안의 코끼리와 화해하기’에서]
_“정서적 삶의 정점은 70대가 한참 진행된 후에야 찾아오기도 한다”
무려 ‘70대’라니! 나는 이 문장을 읽고 충격을 받았다. 아마 나만 그런 건 아닐 것이다._[‘긍정성이 더욱 강해진다’에서]
‘나이 듦의 역설: 나이 들면 더 행복해지는 이유’를 읽다보면, 내 안의 초조함도 사라지는 듯해서 힘이 난다. 앞으로 내게도 결국 지혜가 굳건하게 형성할 수 있겠지 하는 희망도 생긴다. 물론 그 수준에 다다르기 위해서 어떻게 노력해야하는 지도 7장 ‘스스로 돕기: 인생의 골짜기를 지나는 법’과 8장 ‘서로 돕기: 벽장 속의 중년 구하기’를 통해 제시해 주고 있어서 현실성을 가지게 도와주고 있다.
많은 행복심리학, 뇌과학, 그리고 경제학 관련 이론들, 실험들과 연구들이 언급되어 있지만, 이 책에서 결국 하고자하는 얘기는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실망하고 절망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그동안에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던 ‘중년의 위기’라는 것이 ‘위기’가 아니라, 오히려 삶의 심신 안정을 다져가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개개인마다 마음가짐 자체가 달라지는 ‘인생의 전환점’이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 책에 언급되어있는 낙관적인 나이 듦을 언급하기에 앞서, 당장 먹고사는 일이 너무 힘든 경우에는 동의하기 힘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도 여겨진다.
하지만 실험과 연구를 넘어, 복잡한 삶에서 어떻게 만족감과 행복을 찾아갈 수 있을지에 대해 제시해주는 안내서로 읽어도 좋을 것 같다.
_인생 여로에서 우리는 자신보다 강력한 힘들에 휘둘리며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물길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존재다. 그러니 통제를 ‘내려놓자’. 강물을 믿자. 시간을 믿자._[‘기다린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