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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의 지혜 - 늑대들의 협력과 사랑, 치열한 삶에 대하여
엘리 H. 라딩어 지음, 전은경 옮김 / 생각의힘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어떤 책은 읽고나면, 뭔가 벅찬 기분에 뭐라 후기를 적어야 할지 막막한 경우들이 종종 있다. 현재 독일에서 가장 유명한 늑대 전문가인 엘리 H. 라딩어의 책, <늑대의 지혜>가 그렇다. 타 생명체를 이렇게 사랑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세밀한 관찰과 이해를 바탕으로 하고 있음은 물론이고, 객관성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도 엿볼 수 있었다.
_늑대를 관찰한다는 것은 또한 냉혹함과 잔인함, 찢어진 먹잇감, 피와 부러진 뼈를 견뎌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_p239
이렇다 저렇다 할 일이 아니라, 누구나 읽어보았으면 하는 자연에 관한 이야기다. 요즘 기후변화에 대한 논란을 많이 접하면서, 반려동물들에 대한 고찰을 생각할 일이 많아지면서 인간의 오만함과 이기심을 더 느끼고 있는데, 저자는 ‘늑대’의 사는 법을 통해 지혜를 얻어 온 본인의 경험을 통찰력 있게 풀어놓았다. 가독성도 좋아서 단숨에 읽을 수 있었다.
_자연 풍경 가운데 늑대 가족을 관찰하는 것만큼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일은 드물다. 영화에서 보듯이 으르렁거리며 이를 가는 피조물과는 반대로, 야생 늑대의 삶은 장난과 사랑이 넘치는 상호 간의 교제와 조화가 특징이다. 새끼들은 사랑과 보호를 받는 무리의 보물이고, 이에 합당한 대우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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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거나 다친 가족 구성원에게는 먹이를 공급하고, 절대 홀로 버려두지 않는다._p23
_사랑하는 늑대 한 쌍의 의사소통을 목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황홀해서 한숨을 내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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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들이 가족 내에서 또는 다른 가족과 얼마나 많은 신호로 서로 소통하는지 생각해보면 우리 인간의 의사소통은 아주 빈약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_p89
그네들의 어울림, 사랑, 활동, 그리고 죽음 까지 따라가며 느끼는 것은 그 자체로 감동 이였다. 아주 오래전 인류와의 인연부터 지금까지 이어오는 여러 가지 이슈들, 다른 동물들과의 관계들도 다루고 있어서 내용이 풍부하고, 우리 스스로도 생각해봐야 할 질문들도 던지고 있다. 어디선가 이렇게 자연과의 공존을 위해 애쓰고 있는 이들에게 미안하면서도 정말 고맙다.
_야생 늑대와 만났을 때 감정이 차가운 사람은 아무도 없다. 늑대와의 만남은 우리 안의 깊숙한 곳, 아직 온전한 곳을 어루만진다. 원시부족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다._p210
_탄식하지도, 불평하지도, 분노하며 앞발로 발을 쿵쿵 구르지도 않는다. 바꿀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면 거기서 최선을 취하거나 대안을 선택한다._p2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