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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으로 다시 날아오르기
빌헬름 슈미트 지음, 강민경 옮김 / FIKA(피카) / 2026년 3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의대 교수인 토마스 홈즈와 리처드 라헤가 정신적 충격에 따른 스트레스 순위를 조사했을 때, 배우자의 사망이 1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인생의 동반자를 떠나보내는 일이 인간에게 얼마나 큰 충격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라고 할 수 있겠지요.
[삶으로 다시 날아오르기]의 저자인 빌헬름 슈미트 역시 그 고통의 한복판에 서 있었습니다. 어느 날, 그가 그네를 삶을 향한 태도와 연결하는 아이디어를 아내에게 이야기했을 때, 아내는 아주 좋은 생각이라며 그를 따뜻하게 응원해 주었어요. 그런데 바로 그날, 아내는 식도암 판정을 받았고, 완치가 어렵다는 사실을 전합니다. 평범했던 하루가, 그 한마디로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 버린 셈입니다.
무언가를 깨달은 바로 그때, 동시에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는 상황. 흔히 말하는 삶의 아이러니라는 말로는 조금 부족하게 느껴졌습니다. 마치 축복과 저주가 동시에 찾아온 것 같은 운명의 장난 앞에서 저자가 느꼈을 아득한 막막함을 일부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절망에 함몰되는 대신, 삶은 그네와 같다는 자신의 사유를 바탕으로 글을 써 내려갔습니다. 그리고 결국 아내를 떠나보낸 뒤,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도 위안과 낙관을 길어 올리며, 다시 인생이라는 그네에 올라서는 법을 배웠습니다. 고통을 부정하기보다 그 고통마저 삶의 재료로 삼아 글을 쓰는 모습에서 저자의 용기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바닥으로 추락했다고 느껴지는 순간에도 펜을 놓지 않았던 그의 의지는, 슬픔이 단순히 견뎌야 할 것이 아니라 삶에서 반드시 통과해야 할 과정임을 가르쳐 주는 듯합니다.
나아가 저자는 인간의 시간적인 한계가 오히려 삶의 기쁨을 증폭시키는 요소라고 역설합니다. 끝이 있다는 사실, 즉 유한함이라는 한계가 있어야만 비로소 지금 이 순간의 삶이 대체 불가능한 가치를 지니게 된다는 것입니다. 무한히 반복되는 일상이라면 우리는 결코 오늘 마시는 커피 한 잔에도 감사함을 느끼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저자는 또한, 우리의 인생이 항상 그네처럼 움직인다고 말합니다. 높이 솟구쳐 오르는 순간이 있다면, 반드시 바닥을 향해 내려가는 단계도 있는 법입니다. 이것이 바로 삶이 지닌 거부할 수 없는 리듬입니다. 결국 삶을 즐기는 기술이란 삶이란 그네의 오르내림을 온전히 이해하는 데 기반을 둡니다. 그네가 내려가는 순간에도 그 흐름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삶과 깊이 공명하게 됩니다.
어쩌면 저자의 말처럼 삶의 의미는 거창한 데 있지 않은지도 모릅니다. 그저 삶이 이어지는 동안 그것을 기꺼이 누리고, 때로는 축하하며 살아가는 일.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조금씩 더 나아지기 위해 애쓰는 것,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전부가 아닐까요? 그래서 거창한 정답을 찾으려 애쓰기보다 지금 흔들리는 그네 위에서 바람을 느끼는 일에 집중하고 싶어집니다. 이 책을 읽으며, 비록 다시 내려가는 순간이 오더라도, 다시 솟구쳐 오를 다음 리듬을 믿으며 오늘을 충실히 살아낼 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