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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이 한 뼘 반 ㅣ 다산어린이문학
황선애 지음, 이주희 그림 / 다산어린이 / 2026년 3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친구 사이의 거리라는 건 참 다루기 어려운 숙제 같아요. 그리고 서로 사이가 가까울수록 작은 오해 하나가 더 깊은 상처가 되기도 합니다. 이번에 읽은 [우리 사이 한 뼘 반]은 친구 사이의 적당한 거리와 서로를 향한 존중, 그리고 그 거리를 다시 좁히는 사과의 용기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주인공 해라와 유주는 똑같은 키링을 가방에 달고 다니고, 똑같은 양말을 신기로 약속한 단짝이에요. 거리가 전혀 없는 빵 뼘 사이 같았죠. 그런데 지안이라는 친구가 등장하면서 해라의 마음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내 앞에서 둘만 귓속말을 나누고, 어느 날은 둘이 같이 하교를 해요. 친구가 세상의 전부인 아이들에게는 마음이 흔들릴 만큼 커다란 사건이지요. 저도 어릴 적 겪었던 일과 그때의 감정이 떠올라 해라의 마음에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영웅이가 아직도 박시훈을 좋아하는지 물어봅니다. 부모님과 유주밖에 모르는 비밀인데 말이죠. 해라는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유주가 비밀을 퍼뜨렸다고 오해하고, 홧김에 유주의 비밀을 말해버리고 맙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해라의 행동에 안타까움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기도 했어요. 감정이 앞서면 누구나 한 번쯤은 잘못된 선택을 할 수 있으니까요.
뒤늦게 이것이 자신의 오해였다는 걸 알게 된 해라의 눈앞은 깜깜해집니다. 잘못했다는 걸 알지만, 막상 사과하려고 하면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는 그 순간도 참 현실적이었어요. 하지만 해라는 용기를 냈고, 진심을 담은 사과의 한마디는 멀어졌던 친구 사이를 다시 이어주었습니다.
진심 어린 사과를 하는 해라도 대견했지만, 용서를 하는 유주의 마음도 참 예뻤습니다. 사과해 줘서 고맙다고, 또 용서해 줘서 고맙다고 서로의 진심을 표현하는 두 아이의 모습은 어른인 제가 보기에도 참 기특하고, 한편으로는 배울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화해라는 건 누가 더 잘했고 못했고를 따지는 일이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데서 시작된다는 걸 느끼게 해주었어요.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남은 건, 좋아하는 사이일수록 더 존중해야 한다는 말이었습니다. 편하다는 이유로 말을 함부로 하거나, 확인도 하지 않고 마음대로 단정 짓는 순간 관계는 쉽게 흔들릴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잠시 멀어진 관계를 다시 이어주는 건 어떤 거창한 방법이 아니라 결국 미안하다는 진심 어린 말 한마디라는 것도요.
지금 친구와의 관계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어린이가 있다면, 이 책을 읽고 꼭 용기를 내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그 작은 용기가 서먹해진 사이를 회복하는 마법의 열쇠가 되어줄 거예요. 아이의 교우 관계를 함께 고민하는 부모님, 그리고 친구 사이의 소중함을 배워가는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