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자의 쓸모없음에 관하여
지웅배(우주먼지) 지음 / 쌤앤파커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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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얼마 전 [모든 것은 별에서 시작되었다]라는 책날개에서 우주먼지 지웅배님의 추천사를 읽었습니다. 이분이 어떤 분일까 궁금해 유튜브를 검색해 보니, 가끔 보던 과학 채널에서 보았던 천문학자시더라고요. 마침 제목부터 파격적인 [천문학자의 쓸모없음에 대하여]라는 과학 에세이를 출간하셨다는 소식에 호기심을 안고 책장을 넘겼습니다. 저자는 1장 쓸모없음에 대한 자백에서 꽤 솔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당장 기술을 발전시키거나 경제적 성과를 내놓지 못하는 기초과학, 그중에서도 천문학이 대체 어떤 쓸모가 있을까 하는 고민입니다. 빠른 결과와 눈에 보이는 효율을 중시하는 사회에서 이 질문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조급해하지 않습니다. 역사적으로 그래왔듯이, 지금 당장은 적당한 쓸모를 찾지 못할지라도 수백 년 뒤에는 분명 인류에게 꽤 괜찮은 가치를 선사할 것이라는 희망을 놓지 않습니다. 천문학에 관한 저자의 단단한 믿음이 느껴지는 대목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쩌면 천문학의 쓸모는 우리의 시야를 넓히는데 있는 건 아닐까 하고요. 우리는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지만, 천문학이 다루는 시간은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깁니다. 그 긴 시간 앞에 서면 지금의 고민과 경쟁이 조금은 다르게 보입니다. 광대한 우주의 시간 속에서 찰나를 사는 우리의 미미한 존재를 겸허히 인정할 때, 타인과 세상을 대하는 태도가 지금보다는 유연해질 수 있지 않을까요? 그다음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4장 기적에 대한 면역력 파트였습니다. 천문학자들을 오랫동안 괴롭히는 기적적 현상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우리 우주가 지나칠 정도로 완벽하고 아름답다는 점이라고 합니다. 인간과 같은 지적 생명체를 탄생시킨 우주는 일반인인 제가 생각해도 어쩌면 완벽한 것이 아닐까 생각을 했거든요. 하지만 저자는 단호하게 선을 긋습니다. 우주는 우리를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입니다. 우리는 우주의 물리 법칙이 흘러가는 과정에서 우연히 등장한 존재일 뿐이라는 것이지요. 우주가 우리를 의식하고 있다는 생각은 지나친 착각이며, 저자는 이를 천문학적 나르시시즘이라고 명명합니다. 조금은 차갑게 들리지만, 곱씹을수록 고개가 끄덕여지는 말이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삶이 하찮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입니다. 우주가 우리를 위해 준비된 무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때,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이 지구와 곁에 있는 생명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더 또렷하게 느껴집니다. 당연해서 소중함을 잊고 살았던 것들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힘, 그것이 천문학이 주는 선물처럼 느껴졌습니다. 천문학자는 결코 쓸모없는 사람이 아닙니다. 속도와 효율을 앞세우는 세상에서,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 조용히 묻는 사람. 인간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생각을 잠시 내려놓게 하는 사람. 덕분에 우리는 조금 더 넓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가끔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내가 우주의 일부라는 사실을 떠올려보는 것. 그 작은 생각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오늘을 조금 더 아끼고, 이 세계를 조금 더 소중히 대하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하지만 우주는 우리를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우주가 우리를 의식하고 있다는 생각은 지나친 착각이다. -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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