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본 독일인의 사랑 - 1906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 디자인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프리드리히 막스 뮐러 지음, 배명자 옮김 / 더스토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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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가장 먼저, 책을 이렇게 아름다운 그림으로 책을 꾸몄다는 것에서 감탄을 하였습니다. 120년 전 초판본의 오리지널 삽화, 각 페이지의 테두리를 채운 문양이 아름다워 책을 읽으면서 책의 내용뿐만 아니라 책 디자인의 중요성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찾아보니 출판사 더 스토리에서 출간한 초판본 시리즈가 있더라고요. 싯다르타, 햄릿 등 고전의 초판본 디자인으로 출간된 책들이 많아 나중에 서점에 가서 살펴봐야겠어요.


[독일인의 사랑]은 총 여덟 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그중 '나'의 어린 시절 이야기인 두 번째 회상이 인상 깊었습니다. 이야기 속 '나'는, 어린 시절 어머니에게 하듯 후작 부인에게 달려가 목을 안고 볼에 입을 맞추자, 버릇이 없다며 아버지에게 혼이 나고 맙니다. 그 때의 일을 회상하며, '나'는 이렇게 말합니다. "사랑은 생명처럼 태어날 때부터 우리 안에 있다.", "아아, 그러나 인생의 절반도 살기 전에 그 사랑은 얼마나 작아지는가! 어린아이는 남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부터 이미 어린아이가 아니다."


우리 모두 태어날 때부터 순수하고 무한한 사랑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지만, 세상을 살아가며 타인의 시선과 사회적 제약, 혹은 현실의 무게 속에서 그 사랑의 영역이 좁혀지게 됩니다. 아이들이 부모, 친구, 선생님들께 사랑을 아낌없이 표현하는 모습을 보면 때때로 놀랄 때가 있어요. 하지만 그 아이들도 서서히 자라면서 나와 남을 구분하고, 표현에 대한 사회적 규칙이나 체면을 학습하게 됨에 따라 서서히 보통의 어른들처럼 표현이 줄어들게 됩니다.


그래서 이 부분을 읽으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어린아이가 아니게 되는 순간은 사랑이 사라져서가 아니라, 사랑을 드러내는 용기를 잃어버리는 순간인지도 모른다는 것을요. 사회적 규칙을 배우며 성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그 과정에서 가장 순수한 마음까지 잃어버릴 필요는 없는데 말이지요.


마리아를 사랑하지만 그녀의 죽음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이별하게 된 이후, '나'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녀에 대한 나의 사랑은 삶의 바다에 떨어져 수백만 사람들에게 스며들어 그들을 감쌌다. 내가 어린 시절에 그렇게도 좋아하던 수백만의 '남들'을."


이 부분을 통해 마리아와 '나'의 사랑이 남과 나를 구분짓던 경계를 허물게 했고, 이를 통해 남들을 구분하지 않던 어린 시절의 순수한 포용력을 되찾은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시 말해, 잃어버렸던 순수하고 무한한 사랑의 능력을 마리아를 통해 회복하고 완성했다는 것이지요.


책을 읽고, 사랑이란 감정이 얼마나 깊은 힘을 지니는지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막스 뮐러는 이 사랑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잃어버렸던 내면의 순수함과 용기를 되찾고, 경계를 넘어 사랑에 이르기를 권유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전 [독일인의 사랑]을 아름다운 삽화와 디자인으로 만나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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