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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독하는 아이
서혜정.정윤경 지음, 어수현 그림 / 다봄 / 2025년 9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현재 1년째 오프라인 낭독 모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회원들이 돌아가며 책 한 페이지를 소리 내어 읽는 이 활동을 통해, 책을 '천천히, 깊게, 집중하여' 읽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평소 말이 빨랐던 저조차도 낭독하는 순간만큼은 속도를 조절하고, 크지 않고 작지 않은 적절한 목소리를 다듬게 됩니다. 무엇보다 낭독 시간 동안은 휴대전화와 거리를 두고 온전히 책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즐거움입니다.
이처럼 즐거운 낭독의 경험을 가족들에게도 전하고 싶었지만, 그 시도가 쉽지 않던 차에 [낭독하는 아이]라는 책을 만났습니다. 이 책은 엑스파일의 스컬리 역으로 유명한 성우 서혜정 님과 방송작가 정윤경 님이 함께 쓴 동화입니다. 소극적인 성격으로 자기표현에 어려움을 겪고 친구들과 어울리기 힘들어하던 아이 정이가 낭독을 통해 성장하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책 속에서 슈퍼문을 통해 만나게 된 어른 서혜정과 어린이 서혜정이 만나 어린 시절의 본인을 다독여주고 무서운 천둥번개를 이길 수 있도록 낭독을 권유해 보는 장면이 있는데요. 어른 혜정이 머리가 복잡한 일이 있거나 힘든 일이 있을 때는 마음이 가는 책을 골라서 낭독을 한다는 것과 교과서, 문제집도 낭독을 하다 보면 눈으로 본 내용이 귀로도 들어오기 때문에 성적도 올릴 수 있었다는 경험을 공유해 줘요. 책을 읽는 시간은 늘어나기는 하지만 책을 두 배는 더 재밌게 볼 수 있다고요.
그래서일까요. 정이는 어느새 국어 시험에서 100점을 맞게 됩니다. 평소보다 더 집중을 하며 교과서를 읽은 게 도움이 된 것 같아요. 하지만 친구들과의 갈등이 해소되지 못한 탓인지 아직은 기분이 불안정하여, 책을 너무 빠르게 낭독을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어른인 혜정이가 아이 혜정이에게 바른 자세로 호흡을 조절하며 낭독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어느새 정이의 마음에는 안정감과 함께 용기도 생겨나지요.
이 용기를 바탕으로 정이는 마침내 자신을 힘들게 하던 상황을 주체적으로 헤쳐나갑니다. 정이의 지우개를 마음대로 빌려 가서 부러뜨린 반 친구에게 정이는 본인의 감정을 큰 목소리로 솔직히 얘기하여 사과를 받고, 본인에 대한 친구들의 오해도 적극적으로 해소하며 반 아이들에게 녹아들어 가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생일파티에 반 친구들을 초대하는 정이를 보며, 어린 시절 친구들과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었던 나 자신이 위로받는 느낌도 받을 수 있었어요.
이 책은 낭독이 단순히 글자를 읽는 행위를 넘어, 자신을 표현하는 법, 타인과 소통하는 법, 그리고 마음의 평온을 얻는 독서활동임을 보여주었습니다. 낭독 모임 운영자로서 책을 읽으며 여러 부분에서 공감을 할 수 있었고, 낭독의 즐거움을 가족들에게 꼭 전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낭독하는 아이의 실천 편으로 [하루 10분 낭독 읽기]라는 책이 발간되어 있습니다. 아이와 낭독 활동을 이어가고 싶으시다면 이 책을 함께 읽으실 것을 권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