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시 위의 세계 - 지리 선생님이 들려주는 세계의 식량
전국지리교사모임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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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취미가 베이킹인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밀가루 가격이 말도 안 되게 오르는 것을 체감하였다. 밀가루 값 상승은 빵, 과자, 라면 등 각종 가공식품의 가격을 끌어올렸고, 먹거리 물가가 전반적으로 인상되는데 큰 영향을 끼쳤다. 이처럼 세계화된 우리의 식탁에는 다양한 국가, 기업체에서 생산된 식재료들이 올라오고 있기에, 각 지역의 전쟁, 가뭄, 전염병 등의 이슈로 인한 영향을 피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번에 읽게 된 [접시 위의 세계]라는 책은, 국가별로 어떤 식재료들이 주로 생산이 되고 어떻게 공급이 되는지, 생산 및 공급 과정에 있어 법적, 윤리적 문제는 없는지, 미래의 식량작물은 어떤 모습일지 등에 대해 자세히 그리고 어렵지 않게 설명해 준다. 덕분에 이 책을 통해 음식에 대해 더욱 깊이 있는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은 물론,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식탁이 곧 세계의 축소판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책에서 가장 먼저 인상 깊었던 부분은 쌀과 밀의 특성을 비교하며 그 작물이 어떻게 그 지역의 정치, 사회, 문화에까지 영향을 주었는지에 대한 이야기였다. 노동력이 많이 필요한 쌀은 공동체 문화를, 집단 노동이 불필요한 밀은 독립적인 문화를 발달시켰다는 내용은 나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어떤 관점으로 접근하느냐에 따라 역사를 이토록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로웠다. 


다음으로 초콜릿 산업에 드리운 불법적인 아동 노동에 관한 이야기 역시 인상 깊었다. 카카오는 주로 서아프리카의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에서 생산되는데, 주변 국가에서 아동을 납치해 무급으로 일하게 하고, 도망가지 못하도록 숙소에 가두는 등 각종 범죄가 끊이질 않고 있다고 한다. 네슬레, 허쉬 등 글로벌 식품 기업들은 원료비를 줄이기 위해 카카오 가격을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에 거래하려 하고, 카카오 농장주들은 가격 조건을 맞추기 위해 노동비를 절약하고자 아이들에게 가혹한 노동을 시킨다는 것이다. 


특히, 2천원짜리 초콜릿을 소비자가 구매할 때 3%인 겨우 60원이 생산자에게 돌아갈 정도로, 초콜릿을 먹는 소비자 모두가 어쩌면 아동 노동 착취로부터 이익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구절이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접시 위의 세계]는 문제 제기에서만 끝을 내지 않고 이 문제의 해답으로 공정무역이란 개념을 제시한다. 농부와 아이들을 착취하지 않고, 환경 생태계를 해치지 않은 올바른 과정을 거친 음식이야말로 진정으로 좋은 음식이며, 그런 음식을 먹는 것이 결국 나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행위라고 설명은 나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덕분에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윤리적이며 현명한 소비를 위해 우리가 먹는 음식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쌓아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었다.   


이 책은 우리가 단순히 음식을 소비하는 존재가 아니라, 생산 과정과 연결된 책임감 있는 주체임을 일깨워 주었다. 마지막으로 작물과 관련된 전쟁, 지속 가능한 식량, 미래의 식량 작물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며, 각 장마다 우리에게 끊임없이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따라서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포함하여, 식량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얻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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