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선인장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사사키 아츠코 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3년 4월
평점 :
품절


이건 뭐하는 책이야 ㅡㅡ;하고 느낀 류는 책을 읽으면서 처음 느낀 부분에서 신선함이라는 평가를 주고 싶지만 아 진짜 뭐하는 책이냐고 그냥 세 남자가 사는데 이런 저런 일을 같이 공유하면서 무미건조하게 살아가는구나.. 이게 우리 인생의 한 부분을 보여주려고 쓴 건가 싶기도 하고 아리송하다

인물을 가리키는 것도 특이하게 모자, 오이, 숫자2 이렇게 비유적으로 표현하는데 헐..읽다보면 왜 인물들을 이렇게 표현하는가에 대해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되는데 나름 생각해본게


  모자는 털털한 성격에, 노숙자같은 이미지라서 그런 이미지를 대표하는 것중에서 기름진 머리를 감추기위해 쓰는 모자로 칭한 것 같고, 또 모자라는게 햇빛을 가리는 물건아닌가! 햇빛을 싫어하는 이는 누굴까..에 생각이 미치자 '아 히키코모리?'가 딱 떠올랐다. 집밖으로 나가길 싫어하는, 햇빛의 <강렬한 빛>이 <타인의 시선>으로 이미지가 전이되자 밖으로 나가길 두려워하는 이들을 모자에 빗댓구나하며 이런 시시콜콜한 이야기속에 이런 식으로 사회문제를 꼬집나? 또 모자의 특성이라면서 나오는 모자 가족의 방랑벽을 설명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도 압권이다. 모자는 밖으로 나가기 위한 물건이구나..

 

 오이는 헬게이 인데 호리호리한 청년의 이미지? 오이의 그 청량감이 20대의 싱싱함을 나타낸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오이는 기다란 채소니까, (책에서 오이는 허세가득한 20대로 나오는데) 이게 키로 연관지어 생각해보면 키=능력으로 대변되는 사회를 빗대어 표현한 건가 싶고, 뛰어난 능력을 갖은 사람은 별로 없으니까 허세로 채울려는 그런 인물을 그릴려고 한 건지..오이는 쉽게 부러지니까 허세도 쉽게 꺽인다?  이런건가 진짜 오이 캐릭터는 매력적이긴 한데 채울수없는 2%? 아니면 그냥 순수한 시골청년을 뜻하는 건지도 모른다. 싱싱하지만 많이 찾지않는 오이. 


 마지막으로 제일 난해하면서도 단서를 많이 주는게 숫자2인데, 이놈 자기 가족소개하는 말이 가관이다. 


 2의 아버지는 숫자 '14'이며, 어미는 숫자 '7'이었습니다.

두 사람이 나눗셈을 하였기에 2가 태어난 것입니다.

덧셈을 했다면 21이, 곱셈을 했다면 98이 태어났을 테죠. 그렇지만 2의 부모님은 나눗셈이 좋았던 모양인지, 2의 누나도 형도, 두 여동생도 모두 '2'입니다. 그들이 2의 가족이었습니다.

-84p(2의 생일)


 이혼을 많이 하는 걸 이렇게 표현했다고 밖에 생각이 안드는 구절인데, 두 사람이 나눗셈을 하였기에..에서 나눠졌다. 아하 이혼 했구나, 싶고 굳이 덧셈 다음에 곱셈으로 표현한 걸봐서 덧셈하면 숫자가 커지는데 곱셈하면 더 숫자가 커지는데 이걸 가족의 행복을 수량화 해서 아 우리 가족 나눗셈말고 차라리 덧셈을, 덧셈도 좋지만 곱셈하길 바라는 마음인 것 같고, 마지막에 모두 2입니다. 그들이 2의 가족이었습니다.하는 구절에서 이혼한 부부의 자식이라는 딱지로 부모님 자식들은 개별적인 숫자가아닌 2가 되버린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여기서 끝이 아니라 이 세놈들이 서로 친군데 오이집에 갔다가 가구가 헬스기구밖에 없어서 모자랑 2가 가구를 갖고 오자! 하고 결의하고서 갖고오는데 2가 갖고오는 건 의자다. 의자에 항상 앉아있으면 고개는 거북목이 되고 허리는 굽어지고,,딱 앉아있는 모습이 숫자 2와 비스무리하게 생겼다. 또 2라는 숫자에서 느껴지는 뭔가 소심한 사내를 뜻하는 것 같아서 읽는 내내 2의 정체가 궁금하고 이 놈이 누굴 대변하는지도 자연스럽게 궁금..


 도대체가 꿍꿍이를 알 수 없는 소설이 아닐수가 없다. 이런 의도를 갖고 썼을까? 

'내가 뭐에 빗댔는지 알아맞춰바라~, 아 근데 노골적으로 하면 재미없으니까 세 남자의 시시콜콜한 이야기에 빗대서 표현해야지~~'이런 걸까. 만약 그렇다면 작가손에 놀아난 것같고 허허 일본 소설은 딱 부러지는 맛이 없어서 애매모호한데 이런 게 익숙치 않다보니 신선하다. 그냥 시간때울겸 읽은 책이였는데 결말이 참 마음에 드는 소설. 소소한 재미, 애매함에서 오는 신선함. ㅇㅇ 진짜 흔치 않은 책이다.


아-일본 문학에 빠져버릴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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