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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권력의 종말 - 디지털 시대에 다윗은 어떻게 새로운 골리앗이 되는가
니코 멜레 지음, 이은경 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주변을 둘러보면 '변화'는 얼마나 빠른 속도로, 그리고 크기로 다가오고 있는가, 그러나 이를 인식하는 사람들보다는 그렇지 못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은 것도 사실이다.
표지에는 '디지털 시대에 다윗은 어떻게 새로운 골리앗이 되는가'라고 적혀 있다. 책을 읽으면서는 새로운 골리앗이 되는 부분도 있겠지만 수많은 다윗들이 세상이 오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든다. 특히 거대 언론, 거대 엔터테인먼트, 거대 지성, 거대 기업은 흥미롭게 읽었다. (제일 거리감을 느낀 부분은 거대 정당인 듯 싶다. 그 이야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나라 정치 현실 때문일 것이다. 거대 군사력 부분은 뛰어넘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거대 지성'에 대해서, 글에서는 고등교육을 닷컴 버블에 비교한다.
대학 교육의 또 다른 핵심 요소인 '자격 부여'와 분리될 위험에 놓여 있다고 언급했다. 대학은 학생들이 "대학에만 있는 전문가를 통해 다른 곳에서 배울 수 없는 지식을 배우고 실제로 그러한 지식을 배웠음을 전문가들에게 인증받는"기관으로 오랫동안 유지해왔다. 그러나 지식의 전파에 대한 대학의 통제력이 점차 약해지는 가운데 전문 지식을 갖춘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결정하는 대학의 권위가 얼마나 더 유지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 P254
선발된 학생들에게 학위를 수여하는 명문사립대학들은 이제 전체 교육의 일부일 뿐이다. - P254
현재 청년 실업의 문제는 경제 구조의 변화, 저성장 등 여러가지 요인들이 있겠지만 지식에 대한 독점적인 자격 부여 역할을 하던 대학이 더이상 인정받지 못하는 측면도 포함되어 있을지 모른다.
최종적으로 거대 기업의 종말을 구성하는 모든 경향이 합쳐지면 그 정점에서 수공업 전문가 중심의 경제가 부상하게 될 것이다. - P310
현실에서는 아직까지는 재벌과 대규모 기업의 규모 확장에 따라 소기업, 소상공인과 자영업의 어려움이 심화되는 상황이라고 보여진다. 하지만 우리나라 대규모 기업들이 혁신의 결과로 그러한 규모를 이룬 것이 아니라 수출과 제조업 중심의 정책, 금융의 지원에 의한 규모 성장에 의존한 부분이 크다보니 대규모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더 성장할 수는 없으리라고 생각된다.
수공업 전문가와 원하는 물건을 직접 만드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지만 거대 기업이 하룻밤 사이에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회사들은 얼마 동안 거대 기업의 종말을 막을 수 있는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규모의 이점이 사라지면서 소규모 회사들은 대기업을 능가하는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중략) "운이 좋다면 우리는 거대한 소수로 이루어진 세상에서 작은 다수로 이루어진 세상으로 이동하게 될 것이다. 분명한 목적을 세우고 의지대로 갈지, 마지못해 끌려갈지는 모르지만 흐름이 바뀌는 순간 우리는 그곳에 도달해 있을 것이다." (P313)
출간된지 3년이 지나서야 책을 읽었다. 그래서인지 뒤늦게 읽게 되는 내용들도 있는 듯 싶다. 하지만 변화를 인식하고 있다면, 그리고 각 분야별로 어떤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일어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읽어볼 만 하다.
운이 좋다면 우리는 거대한 소수로 이루어진 세상에서 작은 다수로 이루어진 세상으로 이동하게 될 것이다. 분명한 목적을 세우고 의지대로 갈지, 마지못해 끌려갈지는 모르지만 흐름이 바뀌는 순간 우리는 그곳에 도달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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