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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가 되는 법
제리 살츠 지음, 조미라 옮김 / 처음북스 / 2024년 2월
평점 :
<예술가가 되는 법>은 (같은 출판사의) 2년 전에 출간된 것을 리커버 에디션 한 것 같다. 제리 살츠(Jerry Saltz)는 뉴욕에 거주중인 미술평론가인데, 이 책<How to be an Artist> 이 미국에서 발간되고 인기끈 것은 조금 오래 전이다.
새 표지도 훨씬 마음에 들고 내지는 유광 컬러, 간지도 색색이 다르다. 간지 왼쪽에는 주로 사진화보가 있는데 첫번째 챕터는 아그네스 마틴, 두번째는 바바라 마이어 였나 여튼 다 유명해서 반가웠다(내가 알 정도면 유명한 거). 그리고 저자가 뉴욕기반 평론가라서 예를 든 미국 현대화가들의 경구들이 다 익숙했다. 특히 후반부에 아실 고르키가 말한 명언(? 윌리엄 드 쿠닝 주소)은 역시 미술평론가였던 뉴욕 친구가 말해주신 것과 같았다. 51년생(70대)이고 이 사람의 인스타그램(@jerrysaltz)에 들어가봐도 재기발랄하여 재미있다. 저자는 SAIC를 포함한 세 곳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동부대학에서 강의도 많이 했지만, 책 속 내용 중에는 대학원에 미술 배우러 꼭 갈 필요는 없다고(내가 좀더 완곡하게 표현했지만) 말한다. 그리고 가난해질수도 있음을 경고하고ㅋㅋ 성공에 대한 정의가 필요할 것이라 말했다. 일단 직접 시작 하라고 말하고, 성공에 대한 두려움 같은 건 없다고 매운맛으로 채찍질 하기도 한다.
저자에 대해 좀더 말하자면 트럭운전사로 마흔 이후에 미술에 관한 글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art critic인데 대중에게 보다 쉽고 유머러스하게 설명해줘서 일찌기 엘리트코스 테크트리를 탄 전공자들 보다 더 각광을 받는 듯하다. 물론 깊이도 있지만.. 요즘 미술사나 미술평론 미대석사출신보다 비전공자 전시해설가가 좀더 눈높이에 맞추면서 전달력이 높아 여기저기 불리는 것처럼.. 사실 이건 어느 분야나 그렇다마는 그 분야가 예술이 될 때 더욱 정석코스를 밟으면 더욱 대중적 감각이 멀어지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긴 하였다.
어쨌든 저자의 시각 및 주장에 대해 대부분 거의 동의하고 찬성하는 바이다. 작가노트에 대해서 솔직하고 쉽게 쓰라는 조언, 가족이나 춤 등에 대한 소중함과 중요성을 말한 점도 좋았다. 특히 마흔 이후, 유색인종, 여성 등 이 카테고리에 부합하는 예술가들의 지속적인 작업환경의 힘듦을 지적한 점도, 주류의 중년백인남성으로서 적절한 의견을 내주었다. 그 자신이 그런 점도 있어 더욱 진정성이 가미되어 있는데, 중년-노년기에 시작한 예술가들을 예로 들어 언제든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과 열정을 책 마무리까지 주고있다. 그리고 각 챕터의 마지막 장에는 예술은 체험이므로 실제 가볍게 시작할 수 있는 영감(inspiration)을 주는 작업 조언(연습?excercise)들을 해주고 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art and therapy 장도 있고 루이스 부르주아도 2번째 꼭지부터 나오고 여튼 99% 맞말 퍼레이드라 수월하고 재미있게 읽었다.
그리고 '예술가는 작품의 의미를 소유하지 않는다'라는 명언을 피카소 뒤에 배치했는데 누군가 했더니 로버타 스미스는 저자의 아내이다. 이 부분도 내가 독자로서 그리고 관객으로서 또한 예술가(시각)로서 너무나 공감하는 것이, 예전에 유투브에 곡을 노래하고 커버했는데 원곡자가 이건 이렇게 부르면 안되는 건데 연습도 안하고(=못한다) 이렇게 올리는 게 이해가 안된다...라고 해서 매우 당황스럽고 의아하고(그래서 트위터로 사죄하고 말걸었는데 읽씹당함..ㅋㅋ) 그 인디뮤지션 본인이 작곡하였지만 타인이 부르고(타 가수가 보컬함) 하지만 그 작품은 완성함으로 인해 그 직후 자신의 손을 떠난 것이 아닌가..? 다른 해석을 용납할 수 없는 것인가..? 하여간 많은 생각이 들게 했던 경험을 문득 떠올려 주었던 명언이었다.
각설하고 사진에 보이는 25번째 꼭지는 참..ㅋㅋ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제시해주시는군요!
[이 글은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