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 인간 열린책들 세계문학 186
허버트 조지 웰즈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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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타임머신>을 통해서 인간의 욕심이 가져온 파멸된 미래와 한 인간의 이야기를 타임머신이라는 소재를 이용하여 기가 막히게 활용했던 SF작가인 H.G.웰즈의 또다른 걸작 <투명인간>도 마찬가지로 한 인간의 욕심이 얼마나 큰 파멸을 가져오는 지를 투명인간이라는 소재를 이용하여 기가 막히게 활용해내고 있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왠지 모르게 폴 버호벤이 연출하고 케빈 베이컨이 출연했던 SF 스릴러 영화 <할로우 맨>이 떠올랐다. 두 작품 모두 투명인간을 소재로 했다는 점과 함께 한 인간의 욕심 때문에 결국 자기 자신을 투명인간으로 만들어버리는 것과 마지막의 안타까운 최후,여기에 동료들과의 갈등까지.. 배경만 차이가 있을 뿐 나머지는 거의가 비슷해서 읽으면서 놀랐던 기억이 난다.

 

처음에는 공익 목적을 위해 연구를 시작했지만 결국 자신의 가난을 극복해내기 위한 돈벌이의 수단으로 자신이 직접 투명인간이 되기로 하지만,실상은 다르다. 투명인간이 되어 주목을 받을거라고 생각했지만 그것보다는 불편함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사실,주인공인 그리핀은 색소결핍증으로 인해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받던 사람이었는데,그것을 막기 위한 방법으로 투명인간으로 변하게 되지만 변하고나서 또다른 손가락질을 받게 되는데 바로 그들과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는 사람들의 편견과 시선이었다. 그러면서 만능이라 생각했던 그리핀이 사람들에게 쫓기게 되는 아이러니한 설정은 능력자로 보였던 그리핀에게 약간의 연민을 느끼게 했던 부분이었다.

 

물론 이 작품에서 과학적인 오류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은 그런 과학적 부분을 강조한 게 아니다. 그 과학적인 부분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사람과 사람 간의 문제를 더 집요하게 다루고 있는 것이다. 웰즈가 이 작품을 쓸 당시 찰스 디킨스를 앞세운 대중소설의 인기가 굉장했다고 하는데,웰즈는 여기에 SF라는 장르를 추가시켜 더 대중적인 소설을 써낸 뛰어난 작가였다.

 

어렸을 때 누구나 투명인간이 되어서 무언가를 해보고 싶은 상상을 해봤을 것이다. 그러나 불편함도 있기 마련이다. 바로 투명인간을 이해해 줄 수 있는 친구가 없다는 것이다. 자기 자신도 겨우 알아볼까 말까인데 과연 그 누가 투명인간을 보고 이해해줄 수 있을까? 작품 속 그리핀도 아마 마지막에 동료에게 배신을 당하면서 죽는 순간에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그러면서 이 작품의 주제이기도 한 다수의 소수에 대한 억압과 인간과 인간 사이의 정과 연민을 떠올릴 수 있었다.

 

2013/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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