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의 경제학 - 모방은 어떻게 혁신을 촉진하는가
칼 라우스티아라 & 크리스토퍼 스프리그맨 지음, 이주만 옮김 / 한빛비즈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최근 들어 논문이나 음악 등의 분야에서 표절 문제가 많이 대두되고 있다. 물론 표절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이를 전체로 따져본다면 우리가 입는 수많은 옷들이나 레퍼토리가 비슷할 수 밖에 없는 마술이나 코미디도 표절문제에 걸릴 수 있지 않을까? 왜 이런 분야의 표절은 문제가 안되고 음악이나 영화 같은 문화에 집중되고 있는 것일까? 이 책 <모방의 경제학>은 그런 일명 베끼기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들어준 책이다.

 

이 책은 그동안 베끼기의 부정적인 면을 강조했던 일면에서 벗어나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면을 소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렇다고 전체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베끼기가 또다른 모방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대체 문화를 탄생시켰다는 것을 분명하게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그 분야의 예로 패션,코미디,요리 등을 들고 있는 것이다. 이 분야들은 아무리 베껴도 또다른 형식으로 나타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왜냐하면,이 분야들은 특허법이나 지적재산권에 큰크게 적용되지도 않아 분쟁의 소지가 적을 뿐더러 그것이 자신이 개발하거나 발명했다는 걸 입증하기 힘들 정도로 보편적으로 우리 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쉽게 생각한다면,한 코미디언의 슬랩스틱 코미디가 과연 독보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이후에도 비슷비슷한 패턴을 다른 코미디언들에게도 찾아볼 수 있다.

 

이런 분야들은 빠르게 모방이 만들어지는 편이어서 그 모방을 대체하기 위해 또다른 신상품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그만큼 유행의 회전률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그럼으로써 원제작자에게는 새로운 창작의 의지를 불태워 작업 능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처음에는 베끼기라는 주제 때문에 모방이 어떻게 혁신을 촉진하는가에 대한 책카피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동안 우리가 수없이 많이 봐왔던 짝퉁이라든가 불법 복제 등 수 많은 예들이 있는데 과연 이 주제로 어떻게 썼을까 궁금했었다. 그러나 그 부분들을 흥미로운 소재와 실례들로 풀어나가면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매력을 가진 책이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모든 분야에 이런 공식이 적용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대표적으로 요리,패션,코미디 등을 들었지만 다른 분야들은 베끼기로 인한 피해가 심각한 편이다. 여기에서도 그 피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긴 하지만,너무 긍정적인 면으로만 치우쳐서 자칫 베끼기에 대해 잘못된 생각을 가질 수도 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들게 했다. 그런 점에서 한정된 주제를 가지고 썼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인 것 같다. 물론 새로운 창조를 위해서는 베끼기와 같은 모방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 이후에 다듬고 수정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창작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하는 점은 필수다. 아무튼 이 책을 통해서 베끼기의 또다른 면을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2013/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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