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명의 술래잡기 스토리콜렉터 14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미쓰다 신조의 작품들이 미스터리와 호러 장르를 복합적으로 나타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부터 그의 작품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게 되었지만 아직 이 분야에 대해 읽어본 작품들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또 방대한 분량 때문에 지루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부터 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의 토속적인 괴담을 다룬 작품들보다는 차라리 현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을 먼저 읽어보기로 결정했고,바로 그 작품에 이번에 읽은 <일곱명의 술래잡기>라는 작품이었다. 일단 이 작품은 표지에서부터 분위기를 제대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는데,술래잡기와 우리나라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비슷한 놀이인 '다~레마가 죽~였다..'에서 느낄 수 있는 모습을 제대로 표현해내고 있다. 그의 작품을 처음 읽게 되었음에도 이 표지와 함께 푹 빠지게 되었다.

 

이 작품은 우리나라에도 시행되고 있는 생명의 전화에 걸려온 한 통의 전화로 시작하게 된다. 어느날 밤,생명의 전화 한 통이 걸려오는데,교환원은 갑자기 누군가가 '다~레마가 죽~였다..'라는 말을 듣고 소스라치게 놀란다. 전화를 건 사람은 자신을 사업에 실패해 자살을 하려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자살 시도 사이에 자신의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한 명이라도 전화를 받지 않게 되면 자살을 하겠다는 것이다. 교환원은 그 자살을 막기 위해 그 남자가 있을 만한 곳을 추정하여 현장으로 달려가지만,혈흔만이 남아있었다. 그리고 곧바로 경찰의 조사가 시작되는데,그 조사를 통해 30년 전 그 남자에게 전화를 받은 사람들이 차례대로 목숨을 잃게 되는 사실을 알게 되고,그 전화를 받은 사람 중 한 명이었던 추리소설 작가가 '일곱 명의 술래잡기'라는 책을 쓰려다 자신의 작품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 노래에서 힌트를 얻고 충격적인 진실을 알게 된다..

 

이 책을 먼저 읽은 블로거 대부분이 밤이나 새벽에 읽으라고 권하는 글을 많이 봐서 그런지 몰라도 전체적으로 이 작품은 뭔가 으스스한 느낌이 들었다. 놀이와는 뭔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은 '다~레마가 죽~였다..'라는 노래도 그렇고,붉은색 배경에 남자 뒤에 숨어있는 또 다른 남자와 무서운 표정과 함께 하고 있는 눈도 그렇고,무엇보다도 작가의 뛰어난 글쏨씨가 이 작품을 더 빛나게 해주고 있다. 이 정도의 소재는 어느 정도 글솜씨가 있다면 일정 수준은 나올 수 있는 것이고,영화나 드라마에서도 나올 수 있을 만한 것이다. 그러나 미쓰다 신조는 여기에 과거 그 놀이와 관련된 에피소드와 함께 전혀 의심하지 못할 뜻밖의 인물을 범인으로 설정하고 거기에 충격적인 결말과 함께 끝까지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들어버렸다. 비록 그 구조가 사건 발생-조사-사건 발생-조사 등으로 비슷하게 이어지는 부분이 긴 편이라 그 부분에서 조금의 지루함은 있었지만 그 이후부터는 아주 빠른 속도로 몰입할 수 있는 작품이다.

 

결과적으로 그 놀이 때문에,과거의 어처구니 없는 말 한마디 때문에 30년 후 이런 사건이 벌어졌다는 것을 생각하면 아이러니하면서도 안타까울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에 처음 나온 생명의 전화에 전화를 건 사람과 받은 사람의 충격적인 진실과 뜻밖의 결말은 어쩌면 멘붕에 빠질 수도 있을 것 같은 충격을 받게 했다. 이 작품을 블로거들의 말대로 밤이나 새벽 시간에 읽었더라면 이보다 더한 충격을 받지 않았을까 싶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으면서도 그 충격이 다시 생각나서 빨리 써야할 것 같은 분위기를 느꼈다. 현대 작품이 이 정도라면 과연 그의 토속적인 괴담을 다룬 작품들은 어떤 재미와 공포를 가져다 줄 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2013/2/1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