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3 (완전판) - 오리엔트 특급 살인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3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신영희 옮김 / 황금가지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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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한동안 추리소설에 빠지면서 유독 잘 읽히지 않았던 작가들이 있었다. 애거서 크리스티도 그 작가들 중 한 명이었는데,일단 60권이 넘는 방대한 작품의 양 때문이었다. 대표 추리작가로 꼽히는 코난 도일도 <주홍색 연구>,<바스커빌 가의 개>,<네 개의 서명>,<공포의 계곡> 등 단 4편의 장편과 60여 편의 단편만을 남겼을 뿐인데 당시 드물었던 여성 추리작가가 이렇게 방대한 양의 작품을 남긴 것이 읽기에 조금 부담스러웠다. 최근 들어와서 그녀의 작품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는데,무엇보다도 그녀의 작품 중 대표작을 먼저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읽은 작품이 바로 <오리엔탈 특급 살인>이다.

 

폭설로 멈춘 오리엔탈 특급 열차 안에서 한 남자가 살해당하는데,명탐정 푸아로와 의사가 사건 해결을 위해 나서지만 오히려 그 사건에서 피해자와 관련된 과거의 또다른 사건과 관련된 사람이 승객들 중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여기에 열차 승객들의 증언에서 뭔가 수상한 낌새를 느낀 푸아로는 그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뭔가 숨겨진 진실이 있음을 눈치챈다. 그리고 그가 밝혀낸 범인은 놀랍게도 이 승객들이었고,또 한 사람이 아니었는데...

 

사실,이 작품을 읽기 전에 미리 범인을 알고 보게 되었다. 이미 영화,드라마 등 수 많은 작품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그 이야기들을 대충은 알고 있었고 무엇보다도 이 작품이 알려지게 된 것이 바로 이 범인 설정에 있었기 때문에 그 내용을 모두 알고 읽었음에도 그 범인을 알아채기 까지의 여러 등장인물들의 증언과 오리엔트 특급에서의 좌석의 위치,그리고 특별한 등장인물이 주는 사건에 대한 힌트 등은 그 내용을 알고 봐도 크게 재미를 뺏기지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여기에 마지막에 범인일 줄 알았던 그 사람과 피해자 간의 숨겨진 뒷이야기는 이 작품의 압권이었다.

 

무엇보다도 이 작품은 다른 작품에 비해 특이한 구성을 가지고 있는데,우선 위에서 말한 범인 설정이다. 어떻게 보면 스포일러라고도 볼 수 있겠는데,범인이 한 명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예전에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 에피소드에 나온 범인 설정이 바로 이 작품에서 나온 게 아닌가 할 정도로 살인 장소나 무기,살해 동기는 달랐지만 설정만큼은 비슷했던 구석이 떠올랐다. 여기에 며칠 동안 계속 달려야하는 오리엔트라는 특급 열차 안에서 일어난 어떻게 보면 움직이는 밀실이라고 봐야 할 텐데,어쨌든 그 당시로서는 상상하지 못했던 기차 안에서의 살인은 이후 <명탐정 코난> 같은 애니메이션을 포함하여 여러 추리소설에 문학적 영감을 갖게 만들어준 존재감을 가지게 한 것이었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 중 첫번째로 이 작품을 읽게 된 것은 나에게는 어떻게 보면 큰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비교적 알려진 작품부터 읽게 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그녀의 덜 알려진 다른 작품들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는 반증이 되기 때문이다. 언제쯤 그녀의 전집을 다 읽게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지금부터 그녀의 작품들을 하나하나 읽어볼 생각이다. 그녀의 작품을 어느 정도 읽게 된다면 다른 추리소설을 읽을 때 어느 정도 기본 추리나 트릭 정도는 금방 알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2013/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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