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증언 2
존 카첸바크 지음, 김진석 옮김 / 뿔(웅진)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마이애미 저널>의 기자 매슈 코워트는 감옥에서 사형선고를 기다리고 있는 흑인 죄수 로버트 얼 퍼거슨으로부터 편지를 받게 된다. 그가 보낸 편지는 자신은 플로리다 주에서 일어난 열한 살 소녀 조니 슈라이버의 살인범이 아니며 인종차별과 형식적인 재판으로 누명을 썼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어렸을 때 자신이 보는 눈 앞에서 흑인이 백인을 살해한 장면을 본 이후 트라우마가 있었던 코워트는 이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범인인 연쇄살인범 블레어 설리번의 행적을 조사하던 중 그와 단독으로 만난 자리에서 충격적인 사실을 듣게 되고 이후 퍼거슨의 무죄를 밝혀내지만,블레어 설리번이 죽은 후 그의 요청으로 찾아갔던 집에서 그의 어머니와 양아버지가 살해된 채 발견되고,그제서야 코워트는 설리번이 자신에게 한 말의 의미를 깨닫고 큰 충격을 받게 되는데..

 

처음에 볼 때는 한정된 등장인물과 약간은 평면적인 구성 때문에 쉽게 지루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물론 이전에 내가 존 카첸버크의 작품 중 읽었던 것이 <하트의 전쟁>이었는데,언뜻 보기에도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누명을 쓴 주인공이라든가 재판의 맹점을 부각시킨다는 것과,스릴러적인 요소를 갖췄다는 것이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방대한 분량에 지루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생각을 단번에 바꿔버리게 만들었다. 이 작품 역시 내 생각을 바꿔버렸다. 물론 1,2권으로 굳이 나눠야 했냐는 의문은 들었다. 대체적인 구성을 보면 이미 1권에서 연쇄살인범 블레어 설리번이 사형당하기 직전 진실을 밝히고,또한 로버트 얼 퍼거슨이 무죄로 풀려나면서부터 펼쳐지는 2권의 내용은 1권에 비하면 겉돌았기 때문이다. 약간의 액션이 있을 거라고 기대했던 2권은 그야말로 대치 상황과 탐문,조사과정에서 비교적 일반화된 묘사에만 그치고 있다.

 

1,2권의 편차는 컸지만 그래도 이 작품은 나름대로의 재미를 갖추고 있는데,주인공 매슈 코워트,로버트 얼 퍼거슨보다 더 빛났던 블레어 설리번 캐릭터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그의 등장은 비교적 작위적인 편이었지만,그 우연인 등장 이후부터 그의 역할은 작품에서 상당히 중요하게 작용한다. 만약 이 작품에 그가 없었더라면 상당히 심심한 작품이 되었을 것이다. 또한 이 작품에서 존 카첸버크는 형사의 인종차별적인 조사행태라든가 법원,검사의 형식적인 행동 등을 비판하고 있는데,매슈 코워트가 증인으로 나설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그저 방청석에 앉아서 기록하고 있었다는 점은 아마도 그런 부분들을 잘 드러나게 하기 위해 작가가 일부러 만들어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존 카첸바크는 전에 읽은 <하트의 전쟁>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지만 캐릭터와 적절한 상황을 잘 만들어내는 능력을 지닌 것 같다. 만약에 블레어 설리번이 1권에서 죽지 않고 2권까지 등장했더라면 좀 더 많은 스릴을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2권의 마무리는 더 아쉬웠다. 2권에서 형사들과 코워트가 범인을 쫓는 과정에서 어딘가 모르게 급하게 마무리된 부분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었다.

 

이 작품은 이후 숀 코네리 주연의 <숀 코네리의 함정>이라는 작품으로 영화화되었다고 하는데,원작에서 기자였던 주인공이 숀 코네리가 맡은 대학 교수로 바뀌면서 원작에 비해 심심하다는 평가가 많았다고 한다. 물론 악역으로 나온 에드 해리스의 연기는 수준급이었다고 하니,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영화로도 보고싶다. 이번 작품까지 그의 작품 두 편을 읽었는데,스릴에 있어서 만큼은 누가 뭐라 해도 뛰어난 작가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한다. 조금의 아쉬운 부분이 있긴 하지만,이 정도면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이제 <어느 미친 사내의 고백>,<애널리스트>도 기회가 된다면 꼭 읽어볼 것이다.

 

2013/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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