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 놀러 오세요
우타노 쇼고 지음, 한희선 옮김 / 블루엘리펀트 / 2012년 10월
평점 :
품절


데뷔작 <긴 집의 살인>부터 우타노 쇼고는 이후 나온 <흰 집의 살인>,<움직이는 집의 살인>과 이번 단편집 <우리 집에 놀러오세요>,<밀실살인게임> 시리즈 등 집을 소재로 한 밀실 트릭을 자주 발표했다. 이 중 아직 읽어보지 못한 <밀실살인게임> 시리즈를 제외하고 좋았던 작품은 <흰 집의 살인> 정도였다. <긴 집의 살인>은 데뷔작이어서 그렇다 치지만 <움직이는 집의 살인>에서는 움직이는 집에 대한 구조 때문인지는 몰라도 잘 이해하기가 힘들었던 작품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읽은 <우리 집에 놀러오세요> 역시 수록작 다섯 편 모두 밀실과 관련있는 작품이어서 왠지 모르게 비슷비슷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막상 읽어보니 밀실은 나오지만 전혀 색다른 작품이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 작품은 집의 살인 시리즈는 아니다. 그저 집을 소재로 관련된 살인사건을 해결하고,또 그 살인사건 이후에 또다른 반전이 작품마다 펼쳐지는 매우 특이한 작품이다. 그의 전작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와 같은 아주 깜짝 놀랄만한 반전이 매 작품 마지막에 펼쳐지기 때문에 살인사건이 해결되었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나도 살인사건이 끝난 후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했다가 마지막 반전에 뒷통수를 제대로 맞아버렸다.

 

이 책에 수록된 작품을 다 소개할 순 없겠지만 그 중 기억에 남았던 작품을 꼽는다면 두번째 수록작인 <집 지키는 사람>과 마지막 작품인 <거주지 불명>을 꼽고 싶다. 두 작품 모두 밀실 트릭이 나오지만 마지막에 강렬한 반전 하나 때문에 아주 인상에 남았던 작품이었다. 30년 된 목조 건물 주택에서 주부의 시체가 발견되고 질식사로 밝혀지지만 남편은 알리바이가 있었고 모든 문이 안에서 잠긴 완벽한 밀실 상태였다. 그리고 그 속에서 완벽한 트릭과 함께 오래전 납치되었다고 알려진 동생에 대한 충격적인 비밀이 밝혀진다. 물론 다른 작품들도 좋았지만 여기에 뽑은 작품들에 비해 그 구성이 조금 아쉬운 면이 있었다. 그래도 우타노 쇼고의 이름으로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충분히 재미있는 작품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여기 수록된 작품들 모두 평작 이상의 수준을 보여주는 작품들이기 때문이다.

 

우타노 쇼고의 집의 살인 시리즈를 통해 그의 작품을 처음 접하게 되었고 약간의 실망도 했었던 게 사실이지만 이후 나온 여러 작품들에 대한 입소문을 들으면서 그동안 그의 작품이 엄청나게 발전했구나 하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물론 이 작품도 마찬가지다. 이번에 읽은 그의 첫 단편집이었지만,트릭이라든가 막판 허를 찌르는 구성은 왠만한 추리작가도 해내지 못할 만큼 절묘했다. 또한 진지한 듯 하면서도 가벼워 보이는 듯한 내용은 큰 무리 없이 그의 작품을 읽을 수 있게 하는 하나의 힘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밀실 트릭하면 일본에서 가장 떠오르는 작가가 우타노 쇼고가 될 것 같다.

 

2013/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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