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아이들 1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79
살만 루슈디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부커상은 왠만한 작품이라도 타기가 힘들 정도로 까다로운 상으로 알려져있는데,그런 상을 한 번도 모자라 세 번이나 받았다는 것은 이 작품이 얼마나 가치있고 소중한 작품인지를 말해주는 것일텐데,처음에 봤을 때는 까다로운 문장에 난해한 이야기 때문에 읽기가 정말 힘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거의 100% 이해하지 못했고,거의 문장으로만 나열되기 때문에 읽는 중간에 포기하려 했다가 끝까지 읽게 되었는데,책 한 권에 인도의 역사들을 모두 집어넣는다는 설정 자체가 작가에겐 무모한 도전이자 모험이었을 것이다. 이름만 들어봤지 살만 루슈디의 작품을 처음 접하게 된 나로서는 역시 그 이름값(?)을 해냈다고 말할 것이다.

 

이 작품에 나오는 살림은 인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순간인 1947년 8월 15일 밤 12시에 태어난 특별한 존재인데,그 한 시간 사이에 천 명의 아기가 태어난 것이다. 그 중에서도 살림은 인도를 대변하는 캐릭터라고 할 수 있는데,작가가 마치 살림을 인도에 투영시켜 만든 것처럼 비슷한 구조로 이야기를 만들었는데,아마 읽다보면 자서전 같은 형식에 공감이 될 것이다. 그래서 소설임에도 마치 한 권의 인도 역사책을 읽는 것 같은 사실감을 느끼게 해준다.

 

그러나 살만 루슈디는 그저 이 작품을 역사에만 투영하지 않는다. 역사에 허구와 사실을 적절히 섞어 소설로 완성해내고 있는 것이다. 중간중간에 나오는 현실과 환상을 왔다갔다하는 서술과,작가가 일부러 만들어낸 독특한 어투 같은 게 그 예가 될 것이다. 이것은 아마도 작가가 인도 역사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독자들에게 전해주기 위해 딱딱한 역사로 서술하는 것보다 이것이 더 낫다고 생각해서 선택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작가의 이 의도는 대체로 성공적이다. 비록 처음 읽는 독자들에게는 약간의 난해함이 오겠지만,그의 작품을 한 편이라도 읽어본 독자들에게는 이런 구성 방식에 호감을 표했을지도 모르겠다. 나도 그의 작품을 처음 읽어본 독자였지만,끝까지 읽은 후 그의 다른 작품에 대한 기대를 만들었다.

 

판타지적 설정과 구성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작품 속 나라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기억하고 있는 인도인 뿐 아니라 우리같은 외국 독자들에게도 감동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그것은 인도와 비슷한 운명을 걸어온 우리나라 독자들에게도 마찬가지의 감정을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생각한다. 2권에서 살림에 대한 어떤 이야기가 더 나올 지 기대된다.

 

201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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