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동물 공동묘지 - 하 밀리언셀러 클럽 34
스티븐 킹 지음, 황유선 옮김 / 황금가지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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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무서운 영화를 잘 보지 못하는 편이다. 왜냐하면 그런 영화를 보면 꼭 꿈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내가 이 작품을 읽었다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하지만 이 작품은 충분히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스티븐 킹의 전성기 시절의 작품이면서도 그의 놀랄만한 반영론적 관점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굳이 제목 때문이라도 볼 수는 있겠지만 그 속에는 더 놀랄만한 이야기가 숨어있다.

스티븐 킹은 이 작품을 자신의 딸이 키우는 고양이의 죽음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할만큼 그는 자신의 가족을 정말로 소중하다고 생각하고 있나보다. 그래서 그의 작품들 중 주요작품들의 내용 중 일부는 가족을 죽이는 가족구성원의 이야기가 많다. <샤이닝>,<돌로레스 클레이븐>,<캐리> 등과 함께 이 작품도 포함될 수 있겠는데,이 작품은 다른 작품들과 달리 처음부터 중반까지는 아주 행복한 가족의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점점 마지막에 가서야 공포의 실체를 보여준다. 나는 이 작품을 읽으면서 함정에 빠졌는데,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겠지만 난폭한 고양이로 다시 돌아온다는 플롯은 스티븐 킹이 이야기를 더 충격적으로 몰아가기 위한 함정이었던 것 같다.(물론 나중에 이 고양이와 함께 아들이 살아나 사람을 죽이기도 하지만 그렇게 큰 역할은 하지 않는다.) 단지 그 고양이는 이 소설의 내용을 이어가게 만드는 소품이었던 것 같아서 약간 허전하긴 했지만 그래도 스티븐 킹의 필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다.

이야기는 거의 후반부에 가서야 완전한 공포영화로 탈바꿈하는데,마치 공포영화처럼 스릴있고 손에 땀을 쥐게 하고,심장을 벌렁벌렁 뛰게 만들게 하는 마력이 있다. 마치 영화 컷처럼 넘어가는 문체가 그것이다. 그리고 초반부에 나오는 반 좀비 상태가 되어있는 시체 파스코의 처참한 묘사가 압권이다. 정말 이 작품은 늦은 밤에 봐야 위에 말한 이야기의 이해가 더 빠를 것이다.

아직 영화로는 보지 못해서 영화와는 비교할 수 없겠지만,영화 시나리오도 스티븐 킹이 직접 맡았다고 하니 원작과 영화와 거의 차이가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그동안 만들어졌던 스티븐 킹의 영화를 본다면 나는 감히 스티븐 킹의 원작소설을 읽을 것을 추천하는 바이다.(하지만 공포소설을 제외한 일반 소설은 영화를 적극 추천한다.) 그래야 더 재미가 있다.(물론 내가 소설은 볼 수 있지만 영화는 무서워서 볼 수 없다는 이유도 있다.)

단,스티븐 킹의 이런 필체,즉 공간적인 서술과 함께 시간적인 서술과 심리적인 서술(예를 들면 주인공의 속마음이나 마음 속 누군가와 대화하는 장면의 서술 같은 것들)을 함께 쓰는 것을 싫어한다면 읽기 거북할 수도 있다. 루이스와 미라상태의 파스코와의 대화와 함께 루이스의 심리상태를 표현하는 부분도 중간중간 나오기 때문이다. 바로 그것이 스티븐 킹만의 독특한 문장법이자 공포소설에서 빠질 수 없는 문체이다.

2008/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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