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화
아사다 지로 지음, 권남희 옮김 / 문학동네 / 2005년 12월
평점 :
절판


 

아사다 지로의 최근작이다.  아사다 지로는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철도원'을 지은 작가이다.  이 작가에 대해서는 한국에서도 워낙 팬들이 많아 더 언급하지 않아도 되겠지만, 정말 글 솜씨 하나는 탁월하다는 것.  늘 감탄하하면서도 뒷 맛을 잇는 그 아련함이란...아마도 편안하게 쓰면서도 메마른 여름날 시원한 소나기처럼 촉촉한 감동을 주는 작가이다. 

그가 선택하고 있는 소재들은 늘 있지만 볼 수 없는 신비의 '그것'이다.  우리는 유령이나 영적인 존재를 현실적으로 무시하고 살고 있지만, 그것이 없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과거의 영상이나 바램들을 신비스런 힘으로 이야기하고 있으며, 현실이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포기하지 말고 살아가기를 말하고 있다. 

이 산다화 안에는 모두 8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데,  

시에(xie) , 산다화, 재회, 마감의 목올대, 트러블 메이커, 올림포스의 성녀, 영하의 재액, 인연  이다.  모두 작고 소박하지만 성실히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이면서 그 안에 작가는 꾸준하고 작은 목소리로 그런 삶에 대한 애착과 박수를 담고 있다. 

산다화는 우리말로 하면 동백꽃이 되던가...꽃이름이 낯이 설어 신비롭지만 웬지 기모노를 입은 일본 여자아이들이 머리에 꽂았음직한 꽃이름이다.   대출과 대출금이자에 시달리고 사업은 사향길이고 빚을 갚는 길은 자살하여 보험금으로 나은 가족을 위해 희생해야 겠다고 생각하던 다카키가 택시를 타고 우연히 간 곳이 예전 아내를 만나 처음 결혼 생활을 시작했던 곳이다. 

허름한 목욕탕에 들러 목욕을 하니 주인이 이십년도 더 지난 그를 알아보고 그의 아내의 안부를 묻고 하는 과정에서 옛날의 기억을 떠올려 삶을 재 충전하는 계기가 되고, 아내와 다시 삶을 설계할 것이라는 계획을 가지고 목욕탕을 나서는데 그 앞 무성하게 피어있는 산다화. 

영상을 상상하면 쉽게 떠오를 너무나 아름다운 색채이며, 작가가 바라보는 인간에 대한 기대는 늘 따뜻하고 아름답다. 그래서 힘든 현실에도 사람들은 아무리 험악한 세상이지만 착하고 선량한 사람들이 이 사회엔 더 많다고, 살아갈 가치가 있다고 느끼게 되는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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