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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 - 초조해하지 않고 나답게 사는 법
와타나베 준이치 지음, 정세영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둔감력’
긴긴
인생을 살면서 괴롭고 힘든 일이 생겼을 때 일이나 관계에 실패했을 때,
그대로
주저앉지 않고 다시 일어서서 힘차게 나아가는 그런 강인한 힘을 뜻한다.
책속에서
알게 된 이 말이 처음에는 낯설기만 했는데 책을 다 읽고 나서는 든든함으로 가슴 속에 자리 잡고 있었다.
‘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
이 책은
일본의 대표적인 작가로 널리 알려진 와타나베 준이치의 사상과 삶의 지혜를 담고 있어 지치고 힘든 날을 살아가는 이들의 행복한 삶을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까지 나는 둔감하다는 말을 생각이 단순하고 감정도 무던한 것쯤으로만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이 나와 비슷해서 반가움이 앞섰다.
나는
주변으로부터 아무 걱정 없이 살아간다는 말을 듣곤 한다.
하지만
그 속뜻은 칭찬이 아니라는 생각에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웃음으로 넘기곤 했었다.
그러다가
만난 작가의 품격 있는 삶의 태도에 대한 이야기는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는 물론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야 한다는 결심을 갖게
해주었다.
특히
재미로 확인하는 나의 둔감력 체크리스트의 결과가 4개로
이미 멘탈 갑,
둔감력이
충만하다는 말에 은근히 기분이 좋아졌고 단순하다는 내 성격이 삶의 방향을 잘 잡아주리라는 희망도 갖게 되었다.
책
속에는 둔감력을 중심으로 하는 이야기가 18장으로
나누어져있는데 우리 삶에 둔감력이 미치는 영향을 전반적으로 짚어주고 있다.
여유롭고
잔잔한 작가의 필체는 오랜만에 마음을 열고 부담 없이 받아들이는 시간으로 마음을 반짝이게 했다.
거기에
작가의 주변이나 지인들의 사례는 현실감을 더해주어 막연하던 둔감력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은 물론 그 중요함을 실감하게 한다.
둔감력은
자신의 본래 가지고 있는 재능을 한껏 키우고 활짝 꽃피우게 하는 힘으로 자기 분야에서 나름의 성공을 거둔 사람은 그 바탕에 재능은 물론 둔감한
마음이 있다는 사실로 둔감함은 신이 주신 최고의 재능이라는 것을,
답답한
마음을 가볍게 여기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그렇게
훌훌 털어버리는 사람은 둔감하고 강인한 정신력으로 혈액의 흐름을 원활하게 유지함으로써 건강을 유지하는 특별한 선물을 받는다는
것을,
수면력은
수많은 둔감력 중에서도 으뜸으로 수면력이 뛰어나면 인생에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오기 때문에 잘 자고 잘 일어나는 수면습관을 길러야한다는
것을.
둔감력을
기르려면 ‘우쭐거리는
재능’도
필요한데 주변으로부터 칭찬을 받으면 그대로 믿고 우쭐해하는 능력을 키움으로써 자신감을 통해 성장해야 한다는 것도.......
한
장,
두
장,
책장을
넘길수록 나는 점점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그동안
내가 굳이 내세우고 싶지 않았던 내 모습들이 작가를 통해서는 좋은 부분으로,
나만의
능력으로.
보다
나은 삶으로 나갈 수 있는 둔감력으로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어려서부터 좋게 말하면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성격으로,
아무
걱정 없는 아이로 자랐다.
공부보다는
노는 것을,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즐겨했고,
막내라는
이유로 부모님의 관대함속에 자랄 수 있엇다.
문제는
대학생이 되고나서부터였다.
집에서
대학고까지
통학하려면
새벽 5시
40분에
첫차를 타고 전철에 다시 통학버스를 타야하는데 그 시간이 거의 두 세 시간이 걸렸고 왕복으로 보면 하루에 대여섯 시간을 버스와 전철을 갈아타야
했다.
그러다보니
정말이지 전투적인 통학을 견뎌내야 했다.
덕분에
1학년을
마칠 때쯤 몸무게가 10키로는
더 빠져 몰라볼 정도였다.
그렇게
대학 4년
동안 통학을 하면서 전철이나 버스 속에서 잠을 자다가 툭하면 종점까지 가기도 하고 낯선 곳에서 집으로 돌아갈 방법이 없어 경찰서를 찾기도 했지만
그 시간을 이용해 공부를 해서 4년동안
성적장학금을 받아 부모님께 든든함을 주었고 대학원도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부러움을 사고,
덕분에
대학원도 등록금전액면제를 받는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다닐 수 있는 기회를 얻기도 했다.
대학원
생활도 별반 달라진 것 없이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단 하루를 편히 쉬지 못한 채 실험실에 박혀 실험을 하고.......
그런
과정을 겪으며 나는 몸은 죽을 만큼 힘들지만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를 얻게 된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바로 둔감력이었다.
작가를
만나기 전까지는 내가 그냥 단순하고,
생각이
깊지 못해 버터어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바로 둔감력이었다.
그러고보면
나도 꽤 강인한 둔감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 불쑥 자신감이 생겼다.
그리고
앞으로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은근한 배짱도 생겼다.
책속에서
나는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건강의
첫 번 쩨 조건은 원활한 혈액순환으로 혈관은 대부분 자율신경이 조절하는데 이는 다시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압을 높이는 교감신경과 혈관을 확장시키고
이완시켜 혈압을 낮아지도록 작용하는 부교감신경으로 나누어진다고 한다.
원활한
혈액순환을 위해서는 부교감 신경이 지배하는 상태가 되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밝고 편안한 마음을 유지해야 하며,
그
바탕에는 둔감력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그러고보면
마음이 건강해야 몸도 건강하다는 말을 새삼 깨닫게 된다.
또 하나
강인한 둔감력은 창조주가 여성에게만 선사한 능력으로 여성은 출혈,
추위,
고통에
강하다는 것이다.
여성은
신체적으로 두터운 지방층을 갖고 있는데 임신과 출산의 고통을 견딜 수 있고 그러한 강인함을 바탕으로 탄생하고 지금까지 이어져왔다는 사실에
든든함을 갖게 되었다.
작가로부터
확인하게 된 나의 둔감력은 무심하게 지나쳐버린 자존감을 일깨워주어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을 갖게 해주었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내가 전공했던 분야의 회사에 연구원으로 취업을 한 후,
다시
실험을 반복하고 있다.
올 해로
직장생활 1년차로
처음에는 직장생활에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특히 사람과의 관계는 생각보다 복잡하고 미묘해서 지금도 힘든 부분이 많다.
틈만
나면 자기 목소리를 내세우는 팀원들,
자신이
해야 할 일까지 나에게 떠맡기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팀장님,
권위주의에
실험결과만 우선으로 하는 대리님.
그
속에서 그저 나에게 주어진 실험에 전념하다보니 언젠가부터 은근히 신경 쓰였고 낯선 환경 속에서 버티어내느라 자신감도
없어져가고,
움추려들고,
그런
나에게 작가는 초조해하지 말고 나답게 살아가라고 다독여주었다.
직장에서
사사건건 나를 물고 늘어지는,
기분
나쁜 말로 힘들게 하는 팀장님에게는 느긋하고 차분하게 생각하면서 마음을 헤아리고,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느끼고 둔감하고 아량 있는 마음가짐으로 큰 힘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실험 할
때 툭하면 장갑 낀 손을 코에 대고 냄새를 맡는 S의
습관으로 집중이 되지 않아 자꾸 눈길이 갈 때면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여기는,
무시할
수 있는 둔감력으로 밝고 느긋하게 일하며 꿋꿋하게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을,
나에게
있는 둔감력을 소중히 여기고 부족한 부분을 체워 다양한 환경에 뛰어들어 모든 일에 호기심을 품고 좋은 의미에서 둔감하게 반응하며 주저없이
도전함으로써 새로운 날을 맞이하라는.
작가가
전해주는 이 모든 것들을 가슴에 품어본다.
그리고
스물여덟 당당한 발걸음을 내딛어본다.
무엇이든
해 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긍정적인 마음과 강력한 둔감력으로 중무장한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