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증언자 쁘리모 레비를 찾아서
서경식 지음, 박광현 옮김 / 창비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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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모 레비(Primo Levi).

1987년 4월 자살...

몇년 전 같은 아우슈비츠수용소의 생존자였던 장 아메리가 자살했을 때, 진실을 증언하기 위해서는

그러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했던 그 역시, 1987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서경식 선생 말대로 여기서 그가 왜 자살했을까를 자꾸 묻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

아울러 본문에도 나오듯이 서로를 "이해"한다는 지점이 얼마나 힘든 고통의 순간을 거치지 않고서는

도달하기 힘든 것이라는 것도...

이 책은 단순한 아우슈비츠수용소 생존자의 증언록이 아니다. 서경식 선생의 개인 체험이 진하게

묻어나는, 그러면서도 책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인간의 문제'에 대해 아주 심연으로부터 생각하게끔

하는 그런 책이다.

말로서는 설명이 되지 않는 때가 우리의 삶 속에는 비일비재하다.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그런 점을

문장문장마다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서경식 선생님 말대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프리모 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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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코마코스 윤리학
아리스토텔레스 지음, 강상진.김재홍.이창우 옮김 / 이제이북스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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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기다렸던 책인가. 한국에서 서양철학을 시작한지 얼마 만에 이 책이 나오는가. 중요한 고전임에도

우리는 그동안 중역본에 기대어 "니코마코스 윤리학"을 읽어왔다. 이 책의 출간은 그래서 의미가 크다.

곧 사서 읽을 예정인데, 워낙 책을 잘 만드는 출판사에서 출간되어 믿음이 간다. 이런 책들, 즉 동서양 고전이

전공자들에 의해 제대로 원전에서 번역되어 나오기를 학수고대한다.

인문학의 위기라고 하는데, 겉으로만 그런 이야기하지 말라고 하고 싶다. 이런 책을 후미진 구석에서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묵묵히 해내는 전공자들이 있다. 그 선생님들에게 진정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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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와 함께 읽는 중국사 대장정 1 - 중국의 기원부터 춘추전국시대까지
변영우 글 그림 / 궁리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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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국내에 나온 많은 학습 만화 책을 보아왔지만,

이번에 궁리 출판사에서 나온 이 책은 여러모로 독자 한 사람으로서 기분이 좋다.

무엇보다 수박 겉?기식의 만화 책이 대부분인 만화 출판시장에서

내용이 꽉찼으면서도 인물 캐릭터들이 생동감있게 표현되어 조화를 이룬 책을

거의 보아오지 못했는데, 이번 책들은 그런 부분에서 대단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조조의 캐릭터를 보라. 다양한 상황에 따른 얼굴 표정의 변화와 레토릭들이

잘 표현되어 읽는 순간, 역사현장 속에 들어가 있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중국사를 내용으로 담고 있지만, 서양사와의 연관관계 속에서 다룸으로써

세계사 공부에도 많은 도움을 주는 점은 또다른 이 책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다소 글 내용이 많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지금껏 우리는 그만큼 "내용없는" 학습만화를

보아온 것이 아닌가 한다.

이 책을 계기로 보다 내용이 충실한 학습만화들이 나왔으면 한다.

오래간만에 맛본 만화세계에 또다른 감흥을 일으키게 한 수작(秀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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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스포라 기행 - 추방당한 자의 시선
서경식 지음, 김혜신 옮김 / 돌베개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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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내내 무엇인가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응어리진 것이 솟아나는 느낌이 들었다.

디아스포라... 그것은 타자화된 주체의 한없는 쓸쓸함이라고 할 수 있다.

타자와 동화될 수 없는 절대적 고독, 그것이 역사화되어버린 이들의 처연함이

절절하게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동안 결코 편안히 숨을 쉬지 못하게 하는 강박감을 주지만,

'삶의 무게'를 가슴 깊히 느끼게 하는 뭉클함이 저자에 대한 깊은 신뢰로 다가온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출판사들이 책 끼워팔기를 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

선착순으로 같은 저자의 "소년의 눈물"을 주는 것은 저자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감동받은 사람들이 다시 같은 저자의 책을 찾아 읽을 수 있는

수고가 있어야 하지 않은가.

판매에만 신경쓰지 말고 정상적인 방법으로 저자의 절절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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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를 찾아서 - 중세학의 대가 자크 르 고프가 들려주는 중세의 참모습
자크 르 고프.장-모리스 드 몽트르미 지음, 최애리 옮김 / 해나무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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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대담집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이 책은 거의 자크 르 고프 자신의 글이다.

어떻게 역사가가 되었는지, 그리고 왜 중세사가가 되었는지가 아주 솔직하게 나타나 있다.

아울러 중세가 진정 역사적 시기로서 획정될 수 있는지에 대해, 그리고 진정 암흑기였는지에

대해 르 고프는 역설적으로 묻는다. 그러면서 그는 부르크하르트를 거론하며 그의 공과를

분명히 한다. 여지껏 중세는 진정 암흑기라고 평가해왔으나, 르 고프는 중세만큼 활발히 전개된

역사도 없었다고 본다. 이론적이기보다 바로 곁에서 우리에게 어떻게 "역사"를 읽을 것인지를

설명해주는 것처럼 역사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책을 약 100쪽 가까이 읽다가 그만 은행에서 잃어버리고 말았다. 아휴... 이것을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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