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와의 자기관리 일주일
김리원 지음 / 들녘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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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이 반주없이 노래를 시작했다

성가가 아닌, 바닷가의 연인에게 마음을 고백하는

낡은 가요였다, 그런데도

있지도 않았던 추억이 되살아나는 것 같아.

경험한 적 없었던 밤바다의 풍경들이

눈앞에 불려오는 것 같아.

신부와의 자기 관리 일주일 중

우리의 삶이 순풍에 돛 단 배가 항해하듯 유영하면 얼마나 좋으리.

여러가지 이유로 우리는 좌절과 방황을 거듭한다. 그때마다 궁금해하곤한다.

저 위에 신의 존재가 도대체 있는 건지,,,

왜 다른 사람은 잘 살아가는데 나만 이렇게 힘든거야.

신이 우리에게 힘을 주는 걸까? 나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보이지 않는 날개를 달고 있는 지상의 천사들을 통해서.

정말 ( 작가님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책

[ 신부와의 자기 관리 일주일 ] 에는 신부의 형체를 하고 있지만

사실은 날개 잃은 혹은 날개가 잠시 보이지 않는 신부님이 등장한다.

울컥하게 만드는 포인트가 너무 많은 책.. 읽다가 자꾸 울게 되는 책..

바로 [ 신부와의 자기 관리 일주일 ] 입니다.


주인공 유정이는 부모님이 계시지 않는 12살 소녀이다.

꿈도 많고 재능도 많은 아이지만 단지 체격이 크고 뚱뚱하다는 이유로 놀림을 받고

자존감의 끝도 없는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

그녀는 연예인인 시아 언니처럼 되는 것이 꿈이지만 허황된 꿈이라는 것을

자신도 알고 있다. 그런데 그러던 어느날, 음료수 한 박스가 탐이 나서 지원한

오디션에서 덜컥 합격해버린 유정이.. 합격한 것도 얼떨떨한데 소속사 사장님인 재성씨

( 다들 이렇게 부름 )가 유정이를 비롯, 오디션에 합격한 여자아이들과

숙소에서 함께 생활할 것을 제안한다.

이제 그녀들은 연예인으로써의 데뷔를 위해서 아주 열심히 노력하는 일만 남았다.

밥을 거의 굶다시피하고, 운동으로 살을 빼고, 성형으로 완벽한 얼굴을 만든다.

그렇게 자신의 몸을 혹사하다시피 생활하는 그들의 뒤에는

날카로운 혓바닥으로 그들을 조종하는 조련사인 재성씨가 있다.

그런데 위생용품을 사라고 준 재성씨의 신용카드로 몰래 단 것을 사먹다가 걸린 유정이

( 슬플 땐 단 것을 먹어야함 )

딱 걸린 유정이에게 그동안의 과오를 처벌하지 않는 대신 재성씨가

유정이에게 한가지 미션을 부여한다.

근처에 있는 한 성당의 신부가 여자를 유혹해서 망치고 있는데 그 증거를 찾아오라는 것.

유정이는 그 신부의 주위를 맴돌다가 우연한 기회로 신부님의 밥을 해주는 사람으로

들어가게 되고, 그때부터 신부의 뒤를 염탐하기 시작하는데..... 그런데!! 어랍쇼...

재성씨의 말대로라면 신부님 주위에 여자들, 특히 젊고 예쁜 여자들이 득시글해야하는데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병자성사를 받고 싶어하는 나이 많으신 할머니들이 득시글거린다.

그리고 국제결혼을 했는데 남편의 폭력으로 하루하루 지옥같은 생활을 하는

여성이 도망왔을때 그녀를 보호해주고 정작 신부님 자신은 시간이 없어서

허겁지겁 일어서서 밥을 먹는 광경을 보게 된다.

믿고 따르는 소속사 사장님인 재성씨의 말이 맞을까?

정말 신부님은 젊은 여자를 꾀어내어 타락하게 만드는 인물일까?

아니면 소속사 사장님의 오해에서 비롯된 헛소문일까?

추리소설은 아닌데 유정이가 성당에 몰래 숨어들어가 정보를 캐낸다는 스토리라인이

마치 탐정소설같아서 흥미진진했다. 그리고 스토리 라인 뿐만 아니라

신부님의 친구로 등장하는 흑인 산부인과 의사인 주형이라는 친구와

신부님을 마치 형처럼 믿고 따르는 요한이와의 사연도 재미있고 감동적이었다.

3명이선 티카타카하듯 주고 받는 대화가 너무 재미있고 맛깔나서

혹시나 작가가 친구들과 이런 대화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 책의 백미는 신부님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다.

아무런 기교없이 힘을 빼고 부르는 노래에 사람들은 감동하고 눈물을 흘린다.

역시 음악에는 누군가의 영혼이, 누군가의 정서가 듬뿍 담겨있나보다..

이 책의 결말이 너무나 궁금하겠지만 직접 책을 읽을 독자에게 맡긴다.

힐링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너무나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특히 세상이 나를 너무도 괴롭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잠시나마 따뜻함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되는 작품이다.


* 출판사의 후원을 받은 책으로 솔직하게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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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도시 SG컬렉션 1
정명섭 지음 / Storehouse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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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는 교묘하게 남과 북 사이에 숨었다

그리고 살인 자체보다는 그 파장을 감추는데

힘을 기울일 것이라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블랙박스와 CCTV가 없고

서로를 믿지 못하는 사람들이 사는

이 이상한 도시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

한국에는 남한도 아니고 북한도 아닌 제 3의 도시라고 불리는 장소가 있습니다.

그곳은 바로 개성공단이에요. 아니, 정명섭 작가가 쓴 [ 제 3도시 ] 라는 소설에 등장하는

개성공단이지요. 현실의 개성공단은 2016년 폐쇄된 이후로 회복될 조짐이 보이지 않은채

여전히 그런 상태에 머무르고 있지요.

[ 좀비썰록 ], [ 유품정리사 ] 등 한국을 배경으로 하고 매우 한국적인 추리소설을 쓰시는 것으로 유명한

정명섭 작가님이 이번에는 남북의 미묘한 정치 역학적 관계를 주제로, 그리고 여전히 우리에게는

아픈 기억으로 남아있는 개성 공단을 배경으로 한 재미있는 추리소설을 쓰셨어요.

개성공단이라니!! 지리적으로는 너무나 가깝지만 느낌상 너무나 먼 나라인 북한의 개성공단.

이걸 주제로 어떻게 풀어내셨는지 매우 궁금하였습니다.

주인공은 강민규라는 민간조사업자입니다. 좋게 말해서 민간조사업자이지

그냥 아무렇게나 얘기하자면 흥신소 직원 혹은 사설 탐정 같은 위치에 있는 사람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얼굴의 남자가 그를 찾아옵니다.

자신을 친근하게 대하는 이 남자,,, 군대 동창이라기엔 나이가 조금 많은 듯 한데...

알고 보니 그는 강민규의 큰 외삼촌인 원종대였습니다.

 

그는 개성 공단에서 속옷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언젠가부터 원자재와 재고가

자꾸 펑크가 난다며 강민규에게 조사를 부탁합니다.

개성 공단은 서울에서 차로 1시간 거리밖에 되지 않는 곳이지만

엄연히 북한이기 때문에 CCTV 를 달 수 없고 직원을 마음대로 자를 수도 없는 노릇이라

사장인 원종대는 답답한 마음에 민간조사업자인 자신의 조카를 찾아온 것이었어요.

강민규는 왠지 북한이라는 장소에 간다는 사실이 왠지 찝찝하긴 하지만

파리를 날리는 이름만 사무실에 앉아 있기 보다는

착수금을 비롯하여 짭짤하게 수입을 챙겨주겠다는 원종대 사장의 발언에 홀라당 넘어가서

개성공단에 가게 됩니다. 명목상 관리과장으로 왔지만 사장의 끄나풀에,

자꾸 없어지는 원자재와 재고를 조사하러 나왔다는 사실을 눈치챈 직원들이

강민규를 냉대하고, 특히 법인장을 맡고 있는 유순태라는 사람은

강민규에게 노골적으로 개성 공단만의 룰이 있음을 확인시키며 조용하게 있다가 갈 것을 권유합니다.

공장에 관련된 모든 자료를 조사한 결과, 아주 체계적으로 재고품과 원자재가 밖으로 유출된다는

사실을 알게된 강민규. 그는 원종대의 공장 뿐 아니라 개성 공단의 거의 모든 공장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물자가 부족한 북한에서 한국 제품이 엄청나게 고가에 판매되기

때문에 이런 일이 자행된다는 사실도 알게 되지요. 자신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판단하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돌아오려던 찰나!!

허걱!! 강민규가 온 것에 대해 불편하게 여기고 사사건건 그와 부딪혔던 유순태 법인장이

자신의 숙소에서 목이 졸린채 살해가 되어 발견됩니다.

당연히 살인의 유력 용의자는 심하게 갈등을 빚었던 주인공 강민규가 되어버렸구요.

좀도둑을 잡으러 왔다가 살인 용의자가 되어버린 강민규!!

그는 과연 이 시련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개성 공단이라는, 지금은 존재가 불투명해진 한 장소를 두고 벌어지는 살인 사건과

그 살인 사건에 휘말려버린 사립 탐정의 이야기!! 마치 SF 소설처럼 비현실적인 상황이었어요.

이 책을 읽어보니까 남북한의 정치적 역학 관계가 조금 보이는 듯도 하고

일반인이 알 수 없는 일이 물밑에서 많이 벌어지고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냥 물자가 부족한 북한 주민들의 좀도둑질로 인해서 발생한 일인 줄 알았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보다 큰 몸뚱이들이 이리저리 얽혀있다고 해야 할까?

갈수록 미궁 속으로 빠져들어가는 듯한 이야기가 매우 흥미진진했어요.

이 책을 남북한의 기류가 좀 화기애애한 상태에서 읽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네요... 그 뿐만 아니라 통일이 된다 하더라도 그동안의 세월 속에서

다르게 살아온 남한 사람들과 북한 사람들의 가치관 차이 때문에 엄청난 갈등이 빚어지겠구나..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쨌든 겉으로 보기엔 다소 헐렁해 보여도

명탐정 소리가 절로 나올만큼 재치와 기지를 발휘하는 주인공이 있어서

재미있었다는 생각도 들구요.. 결말을 보니까 아무래도 강민규를 주인공으로해서

시리즈가 나와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쨌건 즐거운 독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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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에게 물어봐 - 발칙하고 도도한 고양이의 인생 해결법
테레사 바바 지음, 마르게리타 트라발리아 그림, 김지연 옮김 / 별글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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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크기 조금 넘는 책이지만 약간 두꺼워서 어떤 내용이 있을까?

살포시 펼쳐보았는데 페이지를 넘긴 순간 나는 웃고 말았어요.

각 페이지마다 가끔은 발칙하게 가끔은 도도하게 포즈를 잡고 있는

귀여운 고양이들의 일러스트와 마치 권투에서 훅을 날리듯, 딱 한 문장으로

깨달음을 전달하는 듯한 글이 있었거든요.

평소에 고양이를 만나볼 일은 잘 없지만

가끔 가다가 길에서 길냥이들을 만날때가 있어요.

그들이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나와는 다르게 꽤 여유있는 모습이 멋있어 보인답니다.

그럴때면 나도 모르게 근처에 있는 편의점에 들러서

간식이나 사료를 사서 길냥이들에게 주곤 합니다.

서론이 길었네요. 이 [ 고양이에게 물어봐 ] 라는 책은, 뭐랄까...

[ 무엇이든 물어보살 ] 이라는 프로그램에 나오는 책과 비슷해요.

뭔가 마음에 고민이 생겼을 때 딱 펼쳐보면

귀엽고 요염한 고양이들이 그때그때 대답을 해주거든요.

예를 들어서 자꾸 시험에 떨어지는 친구가 이 책을 펼쳐본다면

이런 페이지가 등장할거에요.




그리고 친구와의 사이가 틀어져서 고민하는 사람들이나

계산적인 친구 때문에 속상해 하는 사람들이 이 책을 펴본다면

이런 페이지가 등장할 수도 있겠네요.




아니면 삶이 허무하다든지 우울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나

목표가 없어서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건네준다면

다음과 같은 페이지가 나올 수도 있겠네요.



나는 예전에는 고민이 아주 많았던 것 같은데, 요즘은 별로 없었어요.

어쩌면 고민이 없는게 고민이었을 수도 있겠네요.

그래도 혹시나해서 이 책에 나와 있는대로 한번 해봤어요.


편안한 소파에 앉아서 잠시 눈을 감은 뒤 그냥 책에게 물어봤어요.

" 네가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뭐니 "

그리고는 책을 활짝 펼쳐보았답니다.

그랬더니 이런 답이 나와 있었어요.





모든 일이 지겨워지려던 참이었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이런 해답을 떡하니 주는 고마운 책.

정말 한 구절 한 구절이 귀에 딱딱 와서 박히고

각 고양이 그림들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요.

코로나 때문에 걱정과 고민이 많아진 시점이지요.

너무 복잡하고 생각을 많이 요하는 책보다는, 이렇게 단순한 그림과 문장으로

마음의 짐을 덜어주고 편안하게 해주는 책을 읽어보는 것도 좋은 듯 합니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혹은 새해 선물로 좋은 책인 것 같아요.

그동안 연락 못했던 친구에게 주고 싶은 선물이에요~ ^^

너무 사랑스러운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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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열
아키요시 리카코 지음, 김현화 옮김 / 마시멜로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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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편의 복수를 위해 얼굴을 고치고 살인자의 아내가 되었다. ”

“ 나는 지옥에 있는 걸까, 천국에 있는 걸까”

표지의 한 여성이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얼굴을 가린 채 서 있다.

그녀의 표정은 알 길이 없지만 붉게 물든 표지의 배경과 어둡게 서 있는 그녀의 모습이

매우 강렬하여 표지만으로도 의도가 엿보인다.

[ 작열 ] 이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그녀는 가슴 속에 이글이글 타오르는  

뭔가를 품고 있고, 책 소개에 나와 있는 여러 글들은 복수의 의지에 불타는

 그녀의 이미지를 잘 묘사하고 있다.

" 그가 욕조에 들어가 있을 때 드라이기를 물에 빠뜨릴까? "​

음식에 독을 탈까? 자고 있는 동안에 칼로 찔러 죽을까?

소설 [ 성모 ] 로 한국에 알려진 아키요시 리카코의 장편소설 [ 작열 ]

첫 장면은 행복한 한 부부의 모습에서 시작된다.

아내의 이름은 리에, 그리고 남편은 방문 의사일을 하고 있는 히데오이다.

함께 있을 떄는 마냥 정겹지만, 남편이 집을 나서면 돌연 표정을 바꾸는 리에.

남편 앞에서 미소 짓던 얼굴은 이내 어둡게 변하고 결연한 의지에 가득 차있다.

이후, 장면은 한참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혼 후 아버지와 함께 살던 사키코는 교통사고로 아버지마저 잃는 비극을 겪는다.

그 후 중학교 때부터 스스로 돈을 벌어서 살아가는 사키코

그러던 어느날, 그녀는 다다토키라는 이름을 가진 한 남학생을 만나게 되는데

노란 머리에 귀걸이를 한 그가 다소 불량해보이긴 했지만,

그도 자기처럼 부모님을 한꺼번에 ( 그것도 자살로 ) 잃은 고아라는 사실을 알게되고

그들은 연민의 정에서 시작하여 사랑 그리고 결혼이라는 결론을 맺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사키코는 경찰로부터 남편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믿지 못하지만

사고지점에 도착한 후 추락사하여 엉망으로 되어버린 남편의 사체 앞에

자신이 사준 지갑과 휴대 전화 등이 피가 묻은 채로 뒹굴고 있는 것을 보고서야

비로소 진짜 다다토키의 죽음을 인정하게 된다.

사랑하는 남편의 죽음 앞에서 황망해하던 그녀에게 경찰은

다다토키가 사기 사건의 주범일 수 있을 가능성을 내비치고,

추락사가 자살이라기 보다는 사기 피해자의 손에 당한 타살로 보고 있다는 의견을 보인다.

알고보니, 회사 사정이 어려워진 후 실직한 남편 다다토키가 남들에게 여러 사기를 쳐서

그걸로 번 돈을 사키코에게 가져다줬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그리고 여러 사기건 중에서 가장 큰 사기건이 바로 인공 심장 관련 사업이었는데

그 사기에 휘말린 사람이 바로 의사 히데오 구보카와치라는 사람이고

그는 타살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경찰은 그를 확실한 용의자로 보고 있었다.

그러나 다다토키의 죽음을 목격한 목격자도 없고 히데오를 살인범으로 몰고갈만한 결정적인 증거가 없던 탓에 히데오는 그대로 풀려나고만다...

하지만 남편의 죽음에 피눈물을 흘리던 사키코는 그때부터 복수심에 불타오르게 된다.

마치 한여름 작열하는 태양처럼....

사키코는 어떻게 히데오에게 복수를 하게 될까? 

사실 책을 조금만 읽으면 대부분의 독자들은 알게된다.

그녀가 바로 히데오의 현 아내인 리에라는 사실을. 

우연인듯 필연같은 한 사건으로 인해서

사키코는 리에라는 한 여인의 정체성을 얻게 되고 

전 남편의 죽음에 대한 복수를 할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를 얻는다.

하지만 이야기가 이렇게로만 흘러가면... 너무 결말이 빤하지 않을까?

뒷 편에는 정말 상상치도 못한 어마어마한 반전이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독자들의 예상을 그야말로 180도로 전환시키는 반전.

그뿐 아니라 적들의 진지에서 정보를 빼내는 스파이의 활약마냥,

사키코의 행동 하나하나에 조바심을 느낄 수 있도록 장치를 철저하게 깔아놓은 작가.

이 책은 그야말로 서스펜스 그 자체이다. 완전 재미있는 추리 소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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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스테이 - 세계 18개국 56명 대표 시인의 코로나 프로젝트 시집
김혜순 외 지음, 김태성 외 옮김 / &(앤드)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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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서 전 지구가, 아니 인간이 몸살을 앓고 있다.

어디서 어떻게 생겨났는지도 모르는 이 바이러스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초 미세 몸뚱이를 가지고 인간을 괴롭히고 또 괴롭혀서

어느 경우에는 죽음으로도 이르게 한다.

상상속에서만 가능했던, 혹은 소설이나 영화 속에서 등장했던

바이러스에 의한 인간의 최대 사망이 지금 세상에서 실시간으로 벌어지고 있다.

그 뿐 아니라, 이른바 “ 코로나 블루 ” 라는 신조어도 생겨난 상황이다.

코로나 감염의 위험 때문에 바깥 출입을 제대로 하지 못한

사람들, 특히 젊은 층 가운데에서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때 힘을 주고자, 세계 각지의 시인들과 문인들이 힘을 합쳤다.

문학의 역할이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사회의 성찰을 이끌고 힐링의 힘을 줄 수 있는게 문학이 아닐까?

이 [ 지구에서 스테이 ] 라는 시집은 그야말로 이 처참한 코로나 시대에

사람들에게 힘을 주고자, 각 나라를 대표하는 시인들이 만든

이른바 [ 코로나 프로젝트 시집 ] 이다.

코로나 때문에 누군가는 직장을 잃었고

다른 누군가는 사랑하는 이를 잃었다.

그리고 한시도 마음을 놓지 못하고 불안에 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있다.

이 때에 나온 이 시집은 그래서, 매우 시기 적절하고

치유의 상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시집에 실린 모든 작품들이 다 좋았지만 특히 인상깊었던 작품을 들자면

우선 홍콩의 시인이자 영화평론가인 쩅젱헝 시인의 시였다.

영화평론가여서 그런지 죽음을 마치 사신처럼 생생하게 그려내었다.

강렬한 어두움 덕분에 오히려 죽음에 맞설 힘이 생긴다고 해야 할까?

항역시대

허공에 말라비틀어진 해골이 춤추고 죽은 신의 낫이 하얀 빗살을 반사한다

지상의 사람들은 문을 잠가 자신을 가두고 어린아이 혼자 놀고 있다

그들은 사방이 담벼락으로 자신의 세계를 측량하고 여러 해 전의 얼굴이 돌아와

소리 없는 소식을 남기지만 아무도 고개를 돌려 귀 기울이지 않는다

아침 햇빛이 죽은 신의 낫을 비춰

검은 옷의 그림자를 반사한다

말라비틀어진 해골이 입을 벌려 웃으면서

다시 손을 들어올리고 발을 구르며 춤을 춘다

지구에서 스테이 중 - 쨍젱헝 시인의 시

눈에 보이지 않지만 어디선가 목숨을 빼앗아가기 위해 도사리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사신의 이미지로 너무나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또 마음에 들었던 시는, 에드거 바서라는 작가의 [ 히포콘더 ] 라는 시인데

코로나 바이러스가 일으킨 공포로 인해서 마비되어버린 인간의 이성 ( 인종차별 등등 )

을 냉소적으로 비판하는 시를 지었는데,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듯 하여

정말 마음에 들었던 시이다.

히포콘더

( 중략...)

버스 안에서 기침을 한 너를 화난 승객들이 걷어차서

길거리에 내팽개칠 때 문명은 종언을 고한다.

모두가 숨 쉬려고 발버둥치고 있어.

파스타 통조림이 매진되고

산소통을 메고 산소 마스크를 쓰고 유령도시를 헤맨다

슈퍼마켓 앞에서 쓰러진 아이가 헐떡이고 있어

나는 빙 돌아서 지나간다

(중략...)

어서 오세요,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에!

어두운 밤길을 필사적으로 달린다.

지구에서 스테이 중 에드거 바서의 시

시를 읽을 기회가 요즘에 많이 없었는데, 이 책을 계기로 시집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짧은 글귀에도 많은 것을 담고 있는 것이 시라는 생각이 든다.

소설과는 다른 느낌과 인상을 준다고 할까?

코로나 시대의 울분과 슬픔, 상실과 회한 등등을 표현하고 있지만

결국은 모두가 한 소리로 희망을 부르짖고 있어서

이런 책 덕분에 사람들이 힘을 얻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

여러권 구입해서 사람들에게 선물로 보내면 좋을 듯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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