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잔 와이즈 바우어의 세상의 모든 역사 : 중세편 1 수잔 와이즈 바우어의 세상의 모든 역사 1
수잔 와이즈 바우어 지음, 왕수민 옮김 / 부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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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수잔 와이즈 바우어

Susan Wise Bauer

1968년 버지니아에서 태어나 초ㆍ중ㆍ고 과정을 홈스쿨링으로 마친 후 17세에 문학과 언어 부문에서 미국 최고의 대학인 윌리엄앤드메리 대학에 대통령 전액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옥스퍼드대 교환 학생으로 신학을 공부하고, 미국으로 돌아와 영문학과 미국 종교사로 석사, 미국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4년부터 동 대학에서 영문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라틴어, 히브리어, 그리스어, 아랍어, 프랑스어를 구사하며, 교장 출신 어머니 제시 와이즈와 가정 중심 교육의 경험을 살려 공동 집필한 《The Well-Trained Mind》는 홈스쿨링의 정본이 되었다. 다방면의 장서를 넓고 깊게 읽는 다독가이자 자신의 지식을 쉽고 직설적인 문체로 풀어쓰는 저술가로, 《교양 있는 우리 아이를 위한 세계역사 이야기》 《독서의 즐거움》 《문제적 과학책》 등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출간했으며 균형감 있는 역사 저술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주석을 제외하고도 700 페이지에 달하는 책이다. 그것도 중세편 1에 해당하는 내용임에도 그렇다. 중세편2는 또 다른 700페이지가 기다린다. 읽기 전에 이미 지치는 책이다. 하지만 그만큼 세계사의 상세한 내용이 기다린다.

'세상의 모든 역사 중세편1'을 읽고 있으면 마치 소설책을 보고 있는듯한 착각이 든다. 당시의 상황을 너무 잘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세밀한 묘사를 바탕으로 중세 시대 전체를 풀어나간다. 700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은 마치 대 서사시를 보고 있는 것 같다.


1부 통합

312~330년, 콘스탄티누스는 로마 제국에 차차 자신의 뜻을 관철하는 한편 그리스도교 교회가 저 나름의 교리를 정립해 나갈 수 있게 돕는다. 20p

하늘아래 두 개의 태양은 존재할 수 없다

디오클레티아누스는 이상주의자였다. 애초 그가 이런 사분통치제를 창안해 낸 건 그렇게 해야만 어느 한 사람이 권력을 다 거머쥐는 일을 막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을 것이다. 그런데 그가 미처 헤아리지 못한 게 있었으니 바로 인간의 권력욕이다. 콘스탄티누스 1세는 로마를 다른 누군가와 나누어 다스릴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 하지만, 권력욕이 아무리 앞선다 해도, 그 역시 둘을 상대로 동시에 싸움을 벌일 만큼 머리가 나쁘진 않았다. 그 대신 콘스탄티누스는 리키니우스와 거래를 하기로 한다. 18p

콘스탄티누스의 방법은 무엇이었을까? 예순에 접어든 리키니우스는 막시미누스 다이아와 견주어 약했다. 그래서 그를 포섭하기로 했다. 그리고 자신의 열여덟 살 이복 누이동생 콘스탄티아와 혼인시킨다. 그렇게 313년 4월 30일 리키니우스는 막시미누스 다이아를 맞아 일전을 벌인다.

역사에서 국가의 쇠퇴 또는 건국의 역사 속에서는 항상 내분에서 시작된다. 국가가 망하기 전 징조를 보이는 것이 내분이다. 국가의 권력은 분할되어 서로 힘을 겨룰 때 이상적인 사회가 되기도 하지만 그 분열이 너무 극심해지면 국가를 통째로 집어삼키기도 한다. 그 혼란을 잠재우는 것은 다시 강력한 지도자의 탄생이다. 이런 역사를 통해 배워야 하는 점은 현재의 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권력 분할과 대립이 필요하지만 그 대립이 너무 심각해지면 안 되도록 구심점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모든 권력은 하나의 세력에 의해 통재가 가능할 때 권력의 분할 관리가 가능하다. 비슷한 힘이 서로 마주 보고 있으면 언제 가는 폭발하게 된다. 기억해야 하는 것은 '하늘 아래 두 개의 태양은 존재할 수 없다'라는 점이다.

사실 그리스도교 신앙은 몇 년 전부터인가 로마 제국 전역에서 두루 받아들여지는 모습이었지만 유독 동방만은 예외였다. 그런데 밀라노칙령(313)으로 일컬어지는 이 선언으로, 얼마 전까지 막시미누스 다이아가 다스리던 땅에서도 그리스도교 신앙이 널리 보호받을 길이 열렸다. "앞으로는 그 누구도, 남녀노소나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그리스도교 신앙을 가슴 깊이 믿고 따를 기회를 빼앗기지 말아야 할 것이다"라고 칙령은 선언한다.

기독교가 현재 제 1의 종교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교리 때문일까? 모든 역사학자들은 이 밀라노칙령을 시발점으로 보고 있다. 종교의 흥망성쇠 뒤에는 항상 정치적 이유가 뒷받침 되었다. 종교뿐만이 아닐 것이다. 모든 것이 널리 전파가 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좋아하게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노이즈 마케팅의 기본이다. 나의 무언가를 성장시키고 싶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이 널리 알리는 것이다. 내용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인지하고 있는지이다.

인도의 힌두문화의 시작

굽타 왕조 시대는 엄밀히 "힌두"문화라 하기엔 어려운 구석이 있다. 이 시대에는 힌두교 특유의 ㅣ보다 정교한 체계가 아직 정립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굽타인들이 힌두식으로 사원을 지은 것도 맞고 그곳의 명문들은 산ㄴ스크리트어로 적은 것도 맞지만, 그러는 동안 그들은 불교식의 사리탑도 함께 지어 놀렸고 불교 승단에도 이런저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힌두교와 불교는 둘 다 세상을 이해하는 체계로서 아직은 서로를 그렇게 적대시하는 사이는 아니었으며, 사무드라굽타도 제국 끝자락에 대해선 그저 명목상의 통치마능로도 충분히 만족했기에 신앙의 정통 교리를 제국 전역에 철두철미하게 강요해야 한다는 정치적 필요 따위는 전혀 느끼지 않았다. 62p

찬드라굽타 1세(319~335)

사무드라굽타(335~380)

찬드라 굽타 2세(380~415) 69p


2부 분열

"392~396년, 로마 제국의 동서 양쪽이 둘로 갈라져 반목을 거듭한다"

392년, 이른바 아르보가스트의 "보좌"를 받은 지 어언 4년이 지났을 무렵, 서방 황제 발렌티니아누스 2세가 밀라노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의 나이 스물한 살에 벌어진 일이었다. 발렌티니아누스 2세의 죽음이 도화선이 된 듯, 로마에서는 당장 내란이 불붙었다. 169p

로마인들로부터 줄곧 업신여김을 받아 온 통에 로마군 안에서 이미 하나의 독립 민족이 돼 있던 알라리크 1세(395~410)의 서고트족은, 이제 로마 제국 땅 한 복판에 버젓이 자리잡게 됐다. 175p

396~410년, 북아프리카 속주에서 반란이 일고, 서로마 황제는 라벤나로 피신하는 한편, 이 틈을 타 서고트족이 로마를 약탈한다. 181p

북아프리카에서의 반란은 스틸리코에게 당장 골칫거리를 안겨주었다. 북아프리카의 비옥한 평야 지대가 로마 제국 서방에는 곡물 공급을 담당하는 제1의 곡창 지대였다. 186p

이타울프가 이끄는 서고트족은, 이렇게 호노리우스가 논스탄티누스 3세를 처리하느라 바쁜 사이, 은근슬쩍 갈리아 중앙부를 차지하고 들어왔다. 413년 무렵에는 서고트족이 갈리아 나부의 로마 영토인 나르보넨시스를 정복해, 아타울프는 툴루즈를 서고트족이 세운 작은 왕국의 수도로 삼기에 이른다. 214p

에프탈족은 원래 중앙아시아의 드넓은 스텝 지대를 누비던 유목 민족이었다. 인도인들 사이에서는 흔히 '후나hunas'라는 명칭으로 불렸는데, 서쪽 땅의 훈족과 어떤 연관이 있어서라기보다 원래 인도인들이 힌두쿠시산맥 이북을 떠돌던 유목민 집단을 "훈족"이라 통칭하는 경향이 있어서였다. 외려 이 에프탈족은 훈족보다는 튀르크족의 일파였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 220p

나는 이상하게 역사 속의 민족에 대한 관심이 많다. 아마도 단일민족이라고 주장하고 살아온 한국민이기에 세상의 다양한 민족에 대한 호기심이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전에 어디선가 터키에 정착한 민족이 중국 이북 지역에서 넘어온 민족이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때도 이 민족에 대해 궁금했는데 지금은 정확히 알지 못하고 기억도 희미해졌다. 나중에 터키에 대해서도 공부해보고 싶다.


위에 쓰인 형식으로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다. 3부는 '신흥 세력들' 4부는 나라와 왕국들, 5부는 '십자군'까지 1130년 정도까지의 이야기이다.

이 책이 대단한 점은 정말 방대한 기록이 쓰여 있다는 점이다. 이 책 하나만 제대로 읽으면 세계사의 흐름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전에 본 책 중에 '통 세계사'라는 두 권 분량의 세계사 책이 있는데 그 책과 이 책 '수잔 아이즈 바우어의 세상의 모든 역사'를 읽으면 그래도 세계사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통 세계사를 읽을 당시에도 정말 세밀하게 잘 썼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의 세밀함은 그 책의 몇 배 더 세밀하다. 그렇다고 재미를 놓친 것도 아니다. 마치 역사 소설책을 보고 있는 듯이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다.

문제는 700페이지에 달해서 너무 두껍다는 점이다. 그래서 읽는데 상당히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이 책을 침대 옆에 두고서 매일 잠들기 전에 몇 개의 챕터씩 읽는 건 어떨까 한다. 그렇게 잠들기 전에 역사 속 인물들의 삶을 알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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