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위해 읽었습니다 - 어떤 상황에도 무너지지 않고 나를 지키는 독서 습관
이윤희 지음 / SISO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저자 소개

이윤희

29살이 되던 2013년에 두 번째 대학에 들어가 졸업 후 초등학교 교사가 되었다. 한 남자의 아내이자 한 아이의 엄마로서 지금 누리는 행복한 삶이 책을 만난 덕분이라고 믿는 사람이다.

무기력하게 20대의 끝자락을 보내며 죽음을 고민하고 있을 때 운명처럼 한 권의 책을 만났다. 책을 읽으며 그동안 알아차리지 못했던 강인한 ‘나’를 만나면서 살아갈 용기를 얻고, 상처를 치유하고 있다. 세상에 대한 두려움도 한 겹씩 벗겨냈다. 그렇게 현실로, 세상으로 나왔다.

일련의 경험을 통해 좋은 엄마가 되기보다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함을 깨달았다. 이를 계기로 현재 엄마들의 성장 모임인 ‘엄마라도 나답게’라는 독서모임을 온·오프라인으로 진행 중이다. 책이 가진 긍정적인 가치와 힘을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어 이 책을 썼다. 책을 읽으며 독자가 상처와 대면하고 상처에 기죽지 않는 삶을 살 수 있는 용기를 얻길 바란다.

책을 여는 순간 저자님의 친필 사인 촤~~~~~~

읽기 전에 이미 감동이다.

감동은 그런 것 같다. 알고 있지 못하는 순간 펑!하고 나를 생각하는 무언가가 있었을 때 그것이 감동을 자아내는 것 같다. 크기? 가격? 이런 건 중요하지 않다. 누군가가 나를 생각해 주는 시간을 가졌다는 것, 그것도 나도 모르게.... 그 시간과 그 사람에게 감사할 수밖에 없다.

이 책은 우선 표지부터 예뻤다. 표지부터 읽고 싶어졌다. 그리고 siso 출판사의 책...이라 더욱 좋았다. 예쁜 표지의 책을 기대에 가득 차 여는 순간 이런 감동의 문구가...

캬~~~~ 오늘 이 순간 참 좋다.

그러나 대학 입학 후 나는 방향을 잃었다. 지금까지 바라는 건 단 하나, 수능을 끝내고 대학생이 되는 것뿐이었다. 그 이후의 삶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런데 막상 대학생이 되고 보니 기대했던 만큼 행복하지 않았고, 그것이 남은 내 인생의 행복도 책임지지 못할 거란 걸 알았다. 23p

》 나도 그랬다. 그래서 저자의 학창 시절 마음이 와닿았다. 나는 어려서부터 그림과 음악을 좋아했다. 하지만 집에서는 그런 일을 하면 당연히 안 되는 것이라고 했다. 남자는 돈을 벌어야 하는데 그런 일은 돈이 되는 것이 아니니 돈을 잘 버는 학과에 가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고등학교도 이과로 갔고 대학교 전공을 선택할 때도 돈을 잘 버는 학과를 선택했다. 막상 대학에 들어가니 이제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어차피 내가 하고 싶었던 일들은 내가 하면 안 되는 것이었고, 하고 싶은 것을 못하니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나는 그냥 돈 잘 버는 회사에 들어가 직장인을 해야 하나보다는 막연한 생각만 있었다.

엄마는 내 모습을 보며 삐쩍 말라 해골 같다고 했지만 나는 뺄 수 있다면 더 빼고 싶었다. 161cm의 키에 몸무게가 40kg 초반까지 내려갔다. 얼굴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없으니 몸매를 관리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결국 몸무게에 대한 과한 집착은 음식에 대한 강박으로 이어졌다. 39p

언제부턴가 부부 싸움을 볼 때마다 온몸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그 시간이 너무 고통스러워 부모님에게 그만하라고 소리 질렀다. 그래도 싸움을 멈추지 않았다. 가끔 나는 내가 정신 나간 사람처럼 느껴지곤 했다. 43p

내가 죽으면 엄마는 슬퍼해 줄까? 후회할까? 목숨을 끊으면 내가 힘들었다는 걸 세상이 알아줄까? 감정에 북받쳐 손목을 그었는데, 다행히 나에겐 두려운 감정이 더 컸다. 59p

아이를 키우느라 정신없어서 독서할 시간이 없다고 말하지 말자.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더더욱 책을 읽어야 한다. 육아 카페에서 정보를 얻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책을 읽으면 나만의 육아 기준, 철학을 세울 수 있다. 199p


나는 원래 에세이를 잘 읽지 않는다. 그런데 이 책을 처음 보는 순간부터 읽고 싶어졌다. 이전에 '작가를 위한 집필 안내서'를 너무 재미있게 읽었고, 그 후 정혜윤 작가의 북콘서트에 다녀와서 정혜윤 작가가 대표로 있는 SISO라는 출판사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출판사에서 꼭 책을 내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다. 이번에 두 번째 원고를 쓰고 나서 제일 먼저 투고를 한 곳도 SISO였다. 아직까지는 연락이 없기는 하지만... 두 번째 원고가 SISO 출판사와는 잘 맞지 않는 책이었지만 그래도 살짝 기대는 해봤다.

그렇게 선택하게 된 『살기 위해 읽었습니다』는 역시나 기대 이상이었다. 에세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던 나도 정말 푹 빠져서 읽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좋았다.

누구나 어릴 적 아픈 기억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걸 누군가에게 이야기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그걸 책으로 쓴다는 것은 더욱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이 책 속에는 저자의 아픈 과거들이 너무도 솔직하게 담겨 있다.

어려서부터 공부와 성적에 집착이 심했던 엄마 그래서 시험을 보면 맞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저자, 그리고 부모의 부부 싸움 모습까지 누구에게 이야기하기 힘든 부분까지 너무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두 번의 대학

저자는 부모의 바람대로 대학에 들어갔지만 가고자 하는 길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계속된 방황을 했고 결국 29살의 나이로 다시 대학에 들어갔다고 한다. 그렇게 두 번의 대학을 나오고 지금은 선생님이 되었다. 참 남 이야기처럼 들리지 않았다. 나도 그랬고 나의 누나들도 그랬다. 부모의 잘못된 교육관은 아이를 깊은 방황에 놓이게도 한다. 어떤 사람은 길을 잃어버리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잘못된 길을 가기도 한다. 이 글을 보면서 저자가 얼마나 먼 길을 돌아왔는지 알 수 있었다. 시험을 볼 때면 손이 떨리고, 시험을 보고 나면 엄마에게 맞고... 그 아픈 마음들이 고스란히 책 속에 담겨 있다.

그래도 지금은

그렇게 저자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이제는 좋은 사람을 만나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을 보고 있으니 마치 영화를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그리고 결론은 '그래서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로 끝나는 엔딩 같은 느낌도 있다. 그래서 또 좋았다. 저자의 따뜻한 마음은 책의 곳곳에 묻어난다. 그래서 저자가 지금은 어떻게 살고 있나 궁금했었다. 그래서 책 속에 나온 연애 이야기, 현재 삶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 나도 같이 기뻐하게 되었다. 그 힘든 시기를 지나고 이제는 잘 살고 있는 저자의 모습을 보며 나도 위로가 되었다.

이 책 정말 좋다. 참 따뜻하다. 표지도 예쁘고 책 내용도 참 예쁘다.

책을 읽다보면 가끔은 저자와 대화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때가 있다. 그리고 웃으며 웃음짓게 하는 책들이 있다. 이 책이 딱 그렇다. 힘빼고 쓴 편안한 느낌이다. 물론 글을 쓰는 것은 고통의 시간이었겠지만, 너무 많이 힘이 들어가 딱딱한 느낌이 아니라 참 부드러운 라떼같은 느낌의 글이다. 그래서 읽는 내내 저자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저자를 만나본 적도 없지만 이미 너무 오래 알고 지낸 사이인 듯한 착각마져 든다.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요즘과 딱 어울리는 책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을 가지고 따뜻한 커피숍에 가서 라떼 한 잔을 시키고 커피향을 맡으며 책을 음미해보는 것은 어떨까?


https://blog.naver.com/protectyh


저자의 블로그에서는 독서모임도 운영하고 있다. 이런 분의 독서모임이라면 독서모임도 참 따뜻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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