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작은 마약상의 작은 트레일러로부터 시작되었다.
미국 애팔래치아산맥에 있는 작은 도시 둘링의 평화로운 일상은 '오로라 병'이 발생하고는 지옥으로 변했다. 외판원인줄로 알았던 '아비'는 트레일러 문이 열리자마자 마약상에게 돌진했고 그의 머리를 박삭내 버렸다. 마약상의 머리는 '아비'의 무자비한 공격으로 트레일러 벽을 뚫고 나왔다. 그렇게 오로라 병은 미국의 조용한 마을을 죽음의 도시로 만들고 있었다.
소재는 분명 공포영화이다. 하지만 스티븐 킹은 달랐다. 이 이야기를 서사시 마냥 풀어놓는다. 등장인물이 적어도 100명은 넘을 것이다. 처음에는 사람들의 이름을 기억하려고 하다 나중에는 그로기 상태가 되었다. 이 소설은 단순히 시간의 흐름으로 빠른 사건의 전개를 보여주지 않는다. 등장인물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그 묘사는 어느 곳 하나 대충 넘어가지 않는다.
이야기의 상당 부분이 여자 교도소의 모습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이곳이 나온 부분만 떼어 놓아도 충분히 하나의 소설이 탄생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1권이 500페이지가 넘지만 사건의 발생과 아비규환의 모습을 그리는데 쓰인다. 2권으로 구성된 소설이기에 내용의 클라이맥스는 2권에서 보여질 것으로 생각된다. 스티븐 킹의 소설이 항상 그래왔듯이 끝이 나기 전까지 그 끝을 예측할 수 없는 내용일 것이다. 그리고 이 번 책의 결말은 지금보다 더 화려한 얘기가 들어있다는 것으로 미루어 짐작하건대 지금까지 보여왔던 스토리들을 뛰어넘어 오언 킹의 창의적이고 신선한 생각들이 더해졌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책을 보고 있으니 소설을 읽는 그 순간 자체로 재미가 있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겠다. 보통 다른 소설책들은 사건이 빨리 해결되기를 바라며 읽게 되는데 이 책은 그냥 그 페이지에서 보이는 사건의 모습에만 집중해서 읽게 하는 힘이 있었다. 읽으면서 몇 번이고 '역시 스티븐 킹이다.'라는 얘기를 하게 된다. 그가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은 어느 곳 하나 빈틈이 없고 각 신들의 연결이 시기적절하며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도록 만든다. 큰 테두리로 보면 대단한 사건이 지속적으로 발생되는 것은 아니지만 주어진 상황 속에서 대처하는 사람들의 태도와 혼돈의 모습을 책에서 손을 땔 수 없는 힘을 가지고 있다. 스티븐 킹의 가장 위대한 점은 이야기의 참신성이 아니라 그 사건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 누구보다 흡입력 있는 문체로 표현해 나가는 것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