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미술관 - 아픔은 어떻게 명화가 되었나?
김소울 지음 / 일리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한 줄 평 : 어려운 미술, 그리고 예술가의 생각과 작품들, 『치유미술관』을 통해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에 대해 조금은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참 재미있게 읽었고 참 오랫동안 읽었다.

나에게 그림은 항상 어려웠다. 무엇을 어떻게 봐야 할지에 대해 도통 알 수 없는 존재였다. 해설이 그렇다고 하면 '아~ 그런가보다'라고 생각하고 말았다.

『치유미술관』 을 찬찬히 들여다보며 '이렇게 바라보면 되는 거였구나'로 조금씩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책 속에서 작가가 직접 그림의 이야기를 들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책의 구성 방식 일반적인 책과 다르다는 것도 큰 역할을 했다. 가상의 상담사가 15~20세기의 화가들을 만나며 상담을 해주는 방식이 화가들의 생각과 그림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저자 소개

김소울

홍익대학교에서 미술을 공부하고 가천의과학대학교에서 미술치료학 석사, 미국 플로리다주립대학교(FLORIDA STATE UNIVERSITY)에서 미술치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국제임상미술치료학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 특임교수이자 가천대학교 조소과 객원교수이다.

10년 이상 미술치료 임상 경험을 쌓았다.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갈등을 겪고 있는 내담자들이 심리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저서로는 『오늘 밤, 나 혼자 만나는 나에게』 『모르면 불편한 돈의 교양』 『하버드 생각루틴 - 창의융합 인재로 키우는, 명화를 활용한 12가지 생각놀이』 『그림으로 그리는 마음일기장』 『아이마음을 보는 아이그림』 『식욕의 배신』 『숲 속의 힐링캣』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이 있다. 역서로는 『집단미술치료 프로그램핸드북』 『자존감 향상을 위한 미술치료』가 있다.

블로그 : SOULARTTHERAPY.CO.KR

홈페이지 : WWW.FLORIDAMAUM.COM

연락처 : 카카오플러스친구 @플로리다마음연구소

유튜브 : 유튜브에서 ‘김소울’ 검색

소울 마음연구소 소개

<치유미술관>은 가상공간인 ‘소울마음연구소’의 내담자 일지를 묶은 것이다. 내담자는 한국인들이 사랑하는 유명 화가들이다. 빈센트 반 고흐, 에두아르 마네, 클로드 모네…. 조금은 낯설 수 있는 베르트 모리조,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등 여류화가들도 있다. 모두 15명. 16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의 인물들이다. 그들 모두 마음이 아파 고통 받았었다. 때로는 동정받기도 했고, ‘문제화가’로 손꼽히기도 했다.

그들이 ‘소울마음연구소’를 찾아오기도 했고, 연구소장 ‘닥터 소울’이 출장 상담을 가기도 했다. 그 덕에 ‘닥터 소울’이 조금 분주하기는 했다. 그러나 ‘닥터 소울’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지녔기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가상이라고 해서 모든 내용이 허구인 것은 아니다. 필요한 상황만 설정했을 뿐 결정적 내용들은 모두 사실이다. 답변 내용 중 상당부분은 그들이 직접 한 이야기들이다. 기록으로 남아있는 그들의 말, 표현들을 가상 상황에서 풀어냈다.

달리 말하면, <치유미술관>은 역사 속에 존재했던 화가들의 실제 이야기들, 즉 팩트(fact)와 ‘닥터 소울’을 만나는 픽션(faction)이 합쳐진 팩션(faction) 형식으로 꾸며졌다. 독특한 미술사 판타지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확실하게 검증되지 않았거나, 여러 가지 설이 존재하는 사실들은 ‘닥터 소울’ 나름의 판단에 따라 특정 방향으로 해석했다.

참…, ‘닥터 소울’은 현재 대한민국 서울에서 미술치료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다양한 임상 경험을 축적한 미술심리치료 전문가임을 밝혀둔다.

목차

01. 뭉크-죽음에 절규하다 태양을 만나다

02. 클로델-사랑의 파도를 넘지 못한 사쿤탈라

03. 로트렉-캉캉 춤에 장애 설움을 날리다

04. 드가-여자 예뻐요 … 그런데 싫어요

05. 마네-아버지와 ‘사랑’을 다투다

06. 모리조-여자는 왜 그림 그리면 안 되죠?

07. 르누아르-행복과 기쁨만 그릴 거야!

08. 모네-인상이 없다고 비판받은 인상주의 창시자

09. 세잔-아버지의 ‘무시’를 이겨내다

10. 젠틸레스키-카이사르의 용기를 품은 여심

11. 고갱-우리는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

12. 고흐-‘별밤’에 편히 쉬기를…

13. 칼로-그 가혹한 운명을 어떻게 이겨냈을까

14. 실레-의심과 불안으로 뒤틀리다

15. 고야-난청이 꿈꾸게 한 자유

 

책의 구성

위에 설명되었듯이 소울은 저자의 이름이다.

책의 구성은 저자인 닥터 소울과 화가들의 대화를 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중간중간의 화가의 그림들이 상당량 삽입되어 있다.

총 15명의 화가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고 이 화가들은 각자 자신의 증상들이 있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조현병, 알코올중독, 신경쇠약, 우울증'등이다. 이런 증상을 먼저 보고 나서 본문에서 화가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림을 보다 보면 증상과 화가의 생각과 그림이 점점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가장 좋았던 부분이 모네였었다. 책 표지의 작품도 모네의 작품이었다. 모네는 호소증상을 가지고 있지 않았지만, 모네의 이야기를 들고 그림들을 보며 그 당시의 상황을 떠올려 보니 단순 그림만으로 이해하던 것과는 다르게 다가왔다. 그 사람의 삶이 어떠했을지 그 속에 들어가게 되었다. 상담은 '닥터 소울'이 하고 있었지만 나도 그 자리에 함께 앉아 이야기를 듣고 있는 듯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아래의 글과 사진을 보면 내가 느꼈던 감정을 동요를 대충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닥터 소울 : 아이고…, 카미유 씨께서 이래저래 참 마음 고생이 많았을 것 같아요. 마지막 가는 길은 고통 없었어야 했을 텐데….

모네 : 하아…, 사실 그 순간 때문에 제가 더 죄책감을 가지고 있어요. 제 아내가 분명 눈앞에서 죽어 가는데 저는 생명이 끊어져 가는 그 순간을 그림으로 남기고 싶었어요. 아내의 임종 앞에서 붓질을 마구 해댔죠. 이걸 보세요. <임종을 맞은 카미유 (Camille Monet on Her Deathbed)>dPdy. 저에게는 너무도 소중했던 여인이 죽음ㅇ르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에요. 그 순간 저 스스로에게 놀랐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마구 짙어지는 죽음의 색채를 본능적으로 따라가고 있던 저 자신을 발견한 거예요. 179p

그 많은 사진 중에 죽음을 소재로 한 작품을 예시로 드는 것이 조금은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이 그림과 글이 이 책의 이해를 돕기 위한 가장 좋은 설명이 될 듯하기에 예시로 들었다.

물론 이런 가상의 상담 기록이 처음 책을 접할 때는 거부감이 있었다. 처음 두 화가 뭉크와 클로델에 대하여 읽을 때는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에 대한 의구심, 가상의 상담사 '소울'에 대한 어색함이 몰입에 방해가 되었다. 하지만 지속해서 읽다 보니 시간을 넘나드는 '닥터 소울'에 대한 어색함에서 벗어나 화가들의 이야기에 깊게 빠져들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구성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이점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요 근래 미술 관련 서적을 몇 권 봐왔는데 이전까지의 책들은 아무리 그림에 대한 설명이 잘 되어 있어도 작가의 생각과 상황에 크게 연관 지어 다가오지는 않았다.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는 정도에 불과했다. 그래서 그림이 항상 어렵게 느껴졌다.

『치유미술관』속의 화가들은 자신이 그림을 그릴 당시의 상황과 그림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직접 상담사에게 들여준다. 왜 이런 그림을 그리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떤 점에 중점을 두고 그렸고, 그림 속에 어떤 이야기가 들어 있는지에 대해 상담사에게 찬찬히 들려준다. 책을 읽는 나는 마치 그곳에 '서기'가 되어 앉아 있는 듯 그 화가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듣게 된다. 이런 구성을 통해 작가의 감정과 생각에 대한 공감이 되었고, 그림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지게 되었다.

 

그림에 관심이 있는 분들께

그림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면, 한 번 읽어 보시길 추천드린다. 나도 이 책은 몇 번 다시 읽어 보려고 한다. 물론 허구성에 대해 조금은 거부감이 들기는 하지만, 작가들의 상황과 그림소개에 대해 공감을 가지게 하는 데에는 이 방식이 상당히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15명의 화가 선정도 상당히 좋았었다. 특히 1800년대 드가, 마네, 모리조, 르누아르, 모네, 세잔의 구성이 너무 좋았다.

저자가 이런 책을 쓸 수 있었던 기반은 미술에 대한 깊은 이해와 지난 10년 이상의 미술치료 임상 경험 때문이었을 것이다. 저자 소개에 나와 있듯이 저자는 홍익대학교에서 미술을 공부하고 가천의과학대학교에서 미술치료학 석사, 미국 플로리다주립대학교(FLORIDA STATE UNIVERSITY)에서 미술치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과 같이 이 책을 통해 화가의 삶에 좀 더 깊숙이 들어가 그들을 이해한다면 그림도 좀 더 깊숙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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