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선동열 - 자신만의 공으로 승부하라
선동열 지음 / 민음인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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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평 :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며, 선동열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책. 한 시대를 풍미한 최고의 투수 선동열이 그 시대의 이야기와 자신의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준다.

 

『야구는 선동열』 우선 재미있다. 책이 이렇게 재미있기 쉽지 않은데 참 재미있다.

때로는 야구 경기 해설을 보는 듯하고, 때로는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듯하고, 때로는 야구의 역사를 보고 있는 듯하다. 400페이지에 달하는 엄청난 분량 속에 우리 야구 역사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고 한 사람의 인생 이야기가 그대로 담겨 있다.

정제되지 않은 날것 같은 글들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오기도 하고, 당시의 현장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야구만 바라보고 살아온 우리의 투수 '선동열'은 마치 자신의 모든 이야기를 이 책 한 권 속에 모두 담으려고 하듯 수많은 에피소드와 삶에 대한 통찰을 깊이 있는 시각으로 담고 있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참 담백하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저자 소개

선동열

한국 야구의 ‘살아 있는 전설’ 선동열은 광주 송정동초등학교에서 야구를 시작해 무등중, 광주일고를 거쳐 고려대를 졸업했다. 1980년 대통령배·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최우수투수상, 1981년 제1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MVP, 1982년 제27회 세계야구선수권대회 MVP를 수상했다. 1985년 해태 타이거즈에 입단해 한국 프로야구 KBO리그에서 뛴 11시즌 동안 통산 367경기 146승 40패 132세이브를 기록했고, 정규시리즈 MVP 3회, 투수 골든글러브 6회를 차지했다. 특별히 평균자책점 부문에서 역사적인 기록을 남겼는데, 데뷔한 85년부터 91년까지 7년 연속 평균자책점 1위, 0점대 평균자책점을 3번 기록했다. 11시즌 통산 평균자책점은 1.20이었다. 1996년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스에 진출해 첫해에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듬해 기적처럼 부활해 센트럴리그 최다세이브(38)를 기록했고, 99년에는 리그 우승에 크게 공헌했다. 일본에서의 3시즌 동안 통산 성적 10승 4패 98세이브 평균자책점 2.70을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을 마쳤다.

2000년 KBO 홍보위원 겸 인스트럭터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2003년 주니치 드래곤스 2군코치, 2004년 삼성 라이온즈 수석코치·2005년부터 6년간 삼성 라이온즈 감독, 2012년부터 3년간 기아 타이거즈 감독을 역임했다. 2005·6년 한국시리즈에서 2년 연속 우승했고, KBO리그 감독 통산 성적은 584승 22무 553패를 기록했다. 그동안 국가대표 투수코치·수석코치를 몇 차례 역임했고, 2017년 국가대표 첫 전임 감독으로 선임되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국회 국정감사장에 서기도 했다. 직후 국가대표 감독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돌이켜 보면 선동열은 스트라이크를 던졌지만, 볼도 많았다. 직구 승부를 즐겨했지만, 인생은 때론 변화구였다. 잠시 야구의 최전선을 벗어나 자유를 즐기면서 동시에 그간의 삶을 성찰하며 스스로 부족한 점을 메꾸기 위해 공부 중이다.

선동열의 가치관과 삶의 궤적을 마치 직구로 승부하듯 강렬한 속도로 적어 내린 이 책이 야구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한 편의 즐거움이 되기를 희망한다. 더불어 선동열 또한 이번 점검을 바탕 삼아 치열한 노력으로 ‘선동열의 야구사’를 새롭게 써 나가기를 꿈꾸고 있다.


야구는 선동열, 농구는 허재

우리나라 40대 이상 중에서 이 두 사람을 모르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이 두 사람은 단순한 선수가 아닌 그 자체였다. 당시의 야구의 대표하는 인물이며, 그 이름 하나만으로도 브랜드였다. 책 속에서 선동열이 메이저리그로 진출하려고 했었던 이야기가 나온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정부의 압력으로 해외 진출을 할 수 없었고, 한국 야구의 역사를 써 내려갔다. 아직도 기억나는 것이 선동열이 마무리 투수로 나오면 그 경기는 그대로 끝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경기를 봤던 기억이 난다. 그가 마운드에 올라서는 순간 경기를 그만 보기도 했으니 말이다.

선동열

89년 21승 3패, 방어율 1.17, 승률 8.875

90년 22승 6패, 방어율 1.13, 승률 0.786

91년 19승 4패, 방어율 1.55, 승률 0.826

89,90년 2년 연속 리그 MVP

86~89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 91,93년 다시 우승

이런 뛰어난 기록을 가진 선동열이지만 책 속에 많은 부분에서 선동열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돌이켜 보면 나의 야구 인생은 늘 그러했다. 프로야구 첫 게임에서도 패전투수가 됐고, 일본에 진출해서는 첫 게임에서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초등학교 때도 나는 엘리트가 되지 못했고, 고등학교 때도 역시 그랬다. 대학교 역시 랭킹 1위로 진학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런 경험들, 나아가 '실패'의 경험들이 나의 약점을 돌아보게 했고, 그 약점은 나를 더욱 노력하게 했다. 그리고 그 노력이 오늘의 선동열을 만들었다고 감히 자부한다.' 64p

우리가 흔히 성공했다고 부르는 사람들이 실제 자신이 생각하는 인생을 들어보면 보통 이런 식이다. 항상 힘들었고, 잘하지 못했고, 수많은 실패가 있었다. 하지만 그것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우리에게 보이는 것들, 다른 사람이 그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최종적인 결과만을 보는 것이듯 하다. 하지만 그 최종적인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그 누구나 힘든 과정을 겪어야 한다. 위대하다고 여겨지는 사람들, 성공했다고 불리는 사람들도 그 결과라는 것은 인생의 극히 일부분에 진하지 않는 듯하다. 그곳, 그 결과에 맞이하기 위해서 그들이 겪었던 고통, 수많은 노력들은 결과의 뒷부분에 쉽게 보이지 않는 곳에 숨겨져 있다.

『야구는 선동열』을 읽으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나도, 그리고 우리 모두 다 그 길 위에 있는 것은 아닐까?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한 힘든 과정이라는 길 위에 있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언젠가는 우리에게도 그런 결과물을 자랑스럽게 보여줄 수 있는 날이 있는 것은 아닐까? 단지 내가 가는 길의 끝이 그리 먼 길이 아니길 바라면서 지금의 길을 가고 있으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책 속에 자주 등장하는 문구가 '그때는 그랬다.'라는 문구가 있다. 메이저리그를 국가권력으로 못 가게 막히고, 팔이 안 좋았지만 공을 계속 던져야만 했고,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쉽지 않은 그런 시대였다는 문구가 자주 등장한다. 그 당시는 그랬을 것이다. 그리고 현재의 모습과 그 당시의 모습을 생각해보곤 한다. 물론 어떤 시대가 좋다고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보다는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과 환경이었다는 것을 인정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건을 바라볼 때 흔히 저지르는 실수가 나의 관점과 상황에 기초해 다른 사건을 해석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환경에 처해있는 경우가 많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라는 것은 내가 나의 환경 속에서는 이해하기 힘들다고 해도 그 상황 속에 들어가 있으면 그럴 수밖에 없을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할 때도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안타까운 상황도 있기는 하지만 '그때는 그랬다.'가 맞는 말일 수도 있다.


목차

제1부나는 국보가 아니다

제2부선동열의 9회말 리더십

제3부나는 연장전을 기다린다

이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선동열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나온다. 한국 야구사에 대한 수많은 경기들을 되짚어보고, 일본에서의 경기들 등 우리 기억 속에 있는 선동열의 명경기들을 끄집어내준다.

2부에서는 선동열이 후배들에게 글을 쓰듯 야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3부에서는 선동열이 바라보는 야구의 방향이 나온다.

1부를 보고 있으면 야구 역사 속으로 빠져들어가는 느낌이다.

2부에서는 야구인이 아니더라도 인생을 대하는 태도를 배울 수 있다.

3부에서는 우리 야구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선동열의 생각을 들을 수 있다.

선동열 에세이라고 쓰여있기는 하지만 결코 에세이가 아닌 야구 전반에 대한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그리고 그 속에서 야구뿐만이 아니라 어떻게 인생을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깊이 있는 사색들도 가득하다.

마라톤 선수는 인생은 마라톤 같다고 얘기하고 야구 선수는 인생은 야구 같다고 얘기한다. 인생이라는 것은 원래 그런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 가지 분야의 마스터가 된다면 자신만의 방식과 태도가 있을 것이고 그것이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과 별반 다른 것이 없다. 나의 삶은 내가 아는 방식대로 나답게 살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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