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만난 물고기
이찬혁 지음 / 수카 / 2019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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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평 : 깊은 바닷속에 들어간 것 같은 알 수 없는 여러 감성들을 느낄 수 있는 책

 

저자 : 이찬혁

이찬혁이라는 이름보다는 악동뮤지션으로 더 친숙한 저자

이찬혁의 첫 번째 소설이 출간되었다. “평소 가진 생각을 음악뿐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도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밝힌 그는, 삶의 가치관과 예술에 대한 관점을 소설 『물 만난 물고기』를 통해 은유적으로 녹여냈다. 2019년 가을, 한날 발매된 악동뮤지션 정규앨범 『항해』와 세계관을 공유한 작품으로, 세상을 향해 던지는 짙고 푸른 물음과 소중한 것을 지켜나가는 것의 의미, 빛나는 삶의 순간에 대한 그만의 자유롭고 진중한 시선이 담겼다.

2012년 악동뮤지션으로 데뷔한 이래 꾸준한 음악 활동을 펼치며 대중에게 수많은 사랑을 받아온 저자는, 앞으로도 음악 또는 철학적인 고민을 이어가며 자신의 예술관과 사랑의 의미, 삶의 소중한 순간들을 되짚어보고자 한다.

책 소개

우선 눈을 사로잡은 것은 강렬한 파란색이었다. 표지에서 내지 그리고 글자색으로 이어지는 짙은 파란색은 소설을 읽기 전 이 책의 느낌을 고스란히 전달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일반적으로 책에 색을 더하기는 해도 글자색 전체를 검은색이 아닌 다른 색으로 쓴 책은 본 적이 없었는데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파란색으로 써 내려가고 있다.

다소 몽환적이면서도 깊이감 있는 느낌의 책은 저자가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고 있는지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책 속에 나온 수많은 글들은 실재 음악에 쓰인 가사들로 가득하며, 책을 읽는 내내 '항해'의 앨범을 듣는 느낌을 주고 글 속에서 음악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처음에 책을 접할 때는 악동뮤지션이라는 음악가가 만든 소설로 과연 얼마나 이야기를 이끌고 갈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첫 시작에서부터 그 기우는 사라지고 말았다. 기성작가의 책에서나 볼 수 있는 디테일한 묘사는 저자가 얼마나 이 책에 신경을 썼고 책이라는 것에 대해 특히 소설에 대해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 그리고 세밀하게 삶의 관찰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충분히 설명해주고 있었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힘은 좋았지만 플롯의 연계성에는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이런 점들을 작가의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으로 커버하고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사색이 담겨 있어 중간중간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 줌으로써 읽는 독자로 하여금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책을 바라볼 수 있게 해주었다. 어떤 하나의 문제에 대해 정의를 하고 답을 내리는 형식이 아닌 지속적인 질문과 은유 그리고 이미지화하는 능력은 책을 읽으며 그 장면을 눈으로 보고 느끼고 있는 것과 같은 착각에 빠지게 하였다. 답을 내리기보다는 질문을 던지고 자신의 생각과 고민을 풀어놓은 것이 아직은 완성에 다다랐다기보다는 지속적으로 성장해가는 저자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 같았고 이 젊은 나이에 이런 깊이 있는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며 앞으로 저자가 더 성장해 나갈 것이고 더 깊이 있는 생각과 음악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심을 주기에 충분했다.

책 속에서

"내가 그들과 달랐거든."

가짜로 살기엔 나는 그들을 증오하며 인정하지 않았다. 진짜로 살기엔 나는 진짜의 면모를 갖추지 못한 사람이었다. 이런 나 자신을 인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오늘 이 대화는 마지막 여행이 내게 준 대답이었다. 90p

이 문구가 마치 저자가 삶을 대하는 태도와 닿아 있는 것 같았다. 악동뮤지션의 음악을 들으면서도 '참 특이하다'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되는데 그것은 내가 기존에 것에 너무 익숙해져 있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쫓아가고 있었던 듯하다. 이에 반해 작가는 가기만의 것, 자신만의 분명한 색채를 가지고 있는 듯하다.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것에 쫓기보다는 나를 나로서 만들어 주는 것에 집중하다고 있다 보니 기존과는 다른 그만의 것들을 하나씩 쌓아가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 노력들, 그 결과들이 계속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나는 음악이 없으면 바다로 나갈 거야."

"왜 하필 바다야?"

"바다 소리가 가장 음악 같거든."

그 바다에는 단 하나의 별이 떠 있었다.

이 책의 주 무대도 바다이고 주 소재도 바다이다. 저자는 바다의 소리가 음악에 가장 가깝다고 얘기한다. '바다 소리가 가장 음악 같다'라는 말은 이 책을 덮은 후에도 여운으로 남아 바다의 소리를 계속 생각해보게 된다. 때로는 잔잔한 파도 소기가 들리기도 하고 때로는 세상을 집어삼킬 듯 무서운 소리를 내는 바다, 그 다채로운 바다의 소리가 누군가에게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으로 들리나 보다.

강렬하고 찌르는 듯한 냄새가 진동을 했다. 나는 살며시 눈을 떴다. 카페의 구석구석에 마르지 않은 페인트가 누군가 통째로 뿌린 것처럼 묻어 있었다. 빨간색, 파란색, 노란색이 벽과 창문, 테이블에 무작위로 칠해져 있었다.

후각으로 시작해서 시각으로 이어지는 표현의 강렬함이 너무 좋았다. 이 글을 읽으며 내가 마치 그 카페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 들었다. 소설의 중간중간에 들어있는 이런 강렬한 이미지들을 너무나 잘 표현하고 있었고 나도 모르게 그 장면들 속으로 빠져들어가곤 했다. 그 냄새가 그 색채가 내 눈앞에서 그려지곤 했다.

책을 읽고

아직은 그리 완벽한 작가는 아닌듯하다. 하지만 충분히 매력적인 작가다. 첫 책에서 이런 강렬한 인상을 느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저자의 나이를 고려하면 앞으로 어떤 책이 더 나올지, 어떤 노래들이 나올지 기대가 된다. 책 속에 느껴지는 그 깊이 있는 사색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더 강렬해질 것이다. 앞으로 이찬혁 저자가 걸어갈 길을 응원하고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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