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
줄리언 반스 지음, 공진호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한 줄 평 :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미술 속에 숨어 있는지는 몰랐다.

표지에 이런 글이 쓰여있다.

"이런 미술 에세이를 쓸 수 있는 사람은 반스뿐이다."

나는 미술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다. 미술 작품을 대할 때면 '내가 좋다고 느끼면 되는 거겠지?'라는 생각을 할 뿐이다. 그런 이유는 내가 워낙 미술에 대해 아는 것이 없기 때문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작가가 한 점의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시간의 창작의 고통을 겪어야 하는지를...

한 점의 명화를 탄생시키기 위해서 그 오랜 기간 동안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이 들어갔을지에 대해 줄리언 반스를 통해서 조금은 생각해 볼 수 있게 되었다.

'줄리언 반스'는 1980년에 출간한 첫 장편소설 '베트로랜드'로 서머싯몸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등단해 13권의 장편소설과 3권의 소설집, 몇 권의 에세이를 펴냈다고 한다.

프랑스의 메디치상 수상, 미국 문예 아카데미의 E. M. 포스터상등 저자 소개에 명기된 상도 상당하다. 그의 책을 읽어본 적은 없지만 이 한 권의 책을 읽으며 '작가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미술가가 한 점의 명화를 탄생시키기 위해 그 오랜 시간을 들였다면 '줄리언 반스'는 그 미술을 이해하기 위해 그 오랜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다신 글로 표현해 책으로 만들기 위해 또다시 오랜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이렇게 깊은 이해를 할 수 있다는 것도 대단하고 이렇게 전달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대단하다. 그리고 이렇게 이 책을 만날 수 있음에 감사하다. 그리고 나의 부족함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저자 소개 : 줄리언 반스

JULIAN BARNES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로 2011년 맨부커상을 수상한 영국의 대표 작가. 1946년 1월 19일 영국 중부 레스터에서 태어났다. 옥스퍼드 대학에서 현대 언어를 공부했고, 1969년부터 3년간 『옥스퍼드 영어 사전』 증보판을 편찬했다. 이후 유수의 문학잡지에서 문학 편집자로 일했고, <옵서버> <뉴 스테이트먼츠>지의 TV 평론가로도 활동했다.

1980년에 출간된 첫 장편소설 『메트로랜드』로 서머싯몸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등단해, 『나를 만나기 전 그녀는』 『플로베르의 앵무새』 『태양을 바라보며』 『10 1/2장으로 쓴 세계 역사』 『내 말 좀 들어봐』 『고슴도치』 『잉글랜드, 잉글랜드』 『용감한 친구들』 『사랑, 그리고』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시대의 소음』 등 12권의 장편소설과 『레몬 테이블』 『크로스 채널』 『맥박』 등 3권의 소설집,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 『또 이 따위 레시피라니』 등의 에세이를 펴냈다. 1980년대에는 댄 캐바나라는 필명으로 4권의 범죄소설을 쓰기도 했다.

1986년 『플로베르의 앵무새』로 영국 소설가로서는 유일하게 프랑스 메디치상을 수상했고, 같은 해 미국 문예 아카데미의 E. M. 포스터상, 1987년 독일 구텐베르크상, 1988년 이탈리아 그린차네 카부르상, 1992년 프랑스 페미나상 등을 받았으며, 1993년 독일의 FVS 재단의 셰익스피어상, 그리고 2004년에는 오스트리아 국가 대상 등을 수상하며 유럽 대부분의 문학상을 석권했다. 프랑스 정부로부터는 이례적으로 세 차례에 걸쳐 1988년 슈발리에 문예 훈장, 1995년 오피시에 문예 훈장, 2004년 코망되르 문예 훈장을 받았다.


『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 산책』은 2013년까지 25년간 반스는 《현대 화가》, 《런던 리뷰 오브 북스》, 〈가디언〉 등 다양한 예술, 문학잡지에 예술에 관한 글을 기고한 글들 중 주목할 만한 글을 선별해 엮었다고 한다

사진을 소개하며 반스는 그 디테일 하나하나를 설명한다. 우선 기본적으로 그 미술이 탄생할 당시의 사회의 상황에서부터 시작된다. 당시의 시대에는 어떤 일이 있었으며, 화가가 그림을 그리게 된 계기와 그림을 그리며 어떤 상황에 있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들어간다. 그리고 그림을 소개하면서는 각 인물들의 모습에 대해 심지어 표정과 얼굴의 각도, 시선처리까지 설명을 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미술작품의 상당수가 실재 인물을 소재로 하고 있기에 그림을 이해하기 위해서 실재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지고 그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칼을 들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왜 칼을 들고 있었는지, 다른 사람들이 한곳을 쳐다볼 때 유독 혼자서 다른 곳을 쳐다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까지 이어진다.

물론 그림 기법에 대한 얘기도 빼놓지 않는다. 어떤 기법을 사용했고 그것이 왜 그렇게 이슈가 되었는지, 시대의 일반적인 기법은 무엇인지 등 '그림에 대한 거의 모든 것'에 대해 정말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하기는 책 속에 있는 내용의 일부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엄숙하고 높은 뜻이 있는 듯한 분위기를 풍기지만 몇 명은 자기만의 세계에 정신을 빼앗겨 멍하고 지루해 보이기까지 한다. 몇몇은 친구 사이, 대부분은 동맹이나 협력 관계로, 엘리트 또는 아방가르드를 자처하는 무리의 구성원이다. 그런데도 이들이 서로 교류하는 모습은 없다. 아무도 옆 사람과 닿지 않는다. 이웃하거나 겹치거나 다른 사람 뒤에 가리거나 하는데, 접촉은 없다. 앉아 있는 이 자리가 어서 파해서 각자 자기 화실로, 일터로, 서재로, 음악실로 돌아가기만을 고대하는 듯하다."

이런 식의 작품의 상세한 설명들이 책 속에 가득하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명화라고 부르게 되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그림을 접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모르는 것이 많으니 관심이 갈 수 없었을 것이다. 시작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어느 수준의 배경지식은 필요하다. 그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하여 새로운 지식이 들어오면 기존의 지식과 연결하며 분류하고 이해하고 저장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본 지식이 부족하면 새로운 정보는 정보로서의 가치를 잃고 나의 것이 되지 않고 스쳐 지나가게 되고 만다. 아무리 좋은 것이 있어도 내가 그것에 대해 아는 것이 없고 관심이 없다면 그것은 나의 것이 될 수 없고 나를 스쳐 지나가는 것이고 만다. 배우고 익힌다는 것의 출발은 이런 기초지식을 만들어 주는 것이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발판이 되는 것이다.

이 책은 나에게는 그런 의미가 되었다. 아무것도 없어 눈앞에서 지나치고 있던 미술과 예술에 대해 무엇을 봐야 하는지, 어떤 생각을 해봐야 하는지에 대한 기초를 잡아주는 책이었다. 한 번에 많은 것을 배울 수는 없지만 이 책을 통해 앞으로는 어떤 것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볼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책이었다. 전체적인 이미지만 보고 넘어가던 미술 작품에 대해서 시대적 배경과 사건들에 대해 알아야 작품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 아무리 작은 부분이라도 그것이 그곳에 있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 그 모든 것들이 내포한 의미가 있다는 것을 유념해두고 작품을 접해야 그 전체 그림을 이해할 수 있다는 미술작품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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