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여행기라기도 하기도 그렇고, 인문학 소개서라고 하기에도 맞지는 않다. 저자는 여행을 하며 그 지역에 대해 소개를 한다. 그리고 그 지역에 살았던 역사적 인문들을 끌고 들어와 그 사람들의 삶의 작은 이야기들을 이야기해준다. 때로는 그 사람들의 역사적 발자취를 찾아가는 여행 같기도 하고 때로는 여행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역사적 인물들의 이야기가 생각이 난 것 같기도 하다. 어떤 것이 우선함이 없다. 책을 읽으며 여행이라는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그리고 장소, 인물, 역사라는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한다.
그중 그 어떤 것이 우선한 것이 아닌 인물, 역사, 장소가 모두 어우러져 있는 것이 우리의 삶이고 그 삶의 기록들이 인문학인 것처럼 말이다. 인물들의 삶 속의 이야기와 역사적 사건들 그리고 그 속에 피어나는 예술의 이야기를 듣고 있느라면 내가 마치 그 장소와 그 시대로 여행을 떠나고 있는 것과 같은 착각마저 든다. 책 한 권을 통해 유럽의 5개국을 여행한 것 같고 책 속에 들어 있는 수많은 사진들을 보며 그 시대로 빨려 들어가게 된다.
여행이라는 것은 단순히 아름다운 건축물을 보려고 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여행은 결국 그 속에 있는 사람들의 삶을 보고 느끼고 오는 것이다. 그곳에 사람들은 어떤 것을 먹고 어떻게 생각하고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 배우고 느끼고 오는 것이 진정한 여행의 의미일 것이다. 우리 대부분은 여행을 하며 현재의 모습만을 보고 오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는 그 지역 속에서 시간을 초월한 여행을 하고 있는 느낌마저 든다.
책 속에 선택된 인물들도 다양하고 맘에 들었다.
음악가인 베토벤, 모차르트 문학가인 생텍쥐페리, 랭보, 단테, 미술가인 고흐, 그리고 노스트라다무스와 카사노바까지 어떤 분야의 한정을 둔 이야기가 아닌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이야기가 더욱 책을 풍성하게 하고 있었다.
모차르트와 베토벤이 만난 이야기, 카사노바가 모차르트를 찾아가 '돈 조바니'를 작곡하지 말고 자신의 이야기를 작곡하는 건 어떠냐고 제안한 이야기 등 작지만 재미있는 이야기 등 재미있는 일화들이 곳곳에 많이 숨겨져 있다.
작가는 여행을 하며 각 지역의 장소에 대한 소개를 하면서 어느 순간에는 인물들을 소개하고 그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작가는 분명 이야기꾼이다. 해박한 지식과 뛰어난 말재주로 여행을 소재로 인문학 속으로 빠져들어가게 한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꼭 한 번 책에 소개된 곳들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또 책에서 소개된 사람들에 대해서도 더 알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