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 최태성
누적 수강생 500만 명, 대한민국 대표 역사 강사
성균관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역사 교사가 되었다. 2008년과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상을 수상했으며 EBS 역사 자문위원, 국사편찬위원회 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2001년부터 시작한 EBS 강의로 역사가 외워야 할 것이 많은 골치 아픈 과목이 아니라 웃음과 교훈이 가득한 감동 스토리임을 알리며 전국 학생들에게 ‘믿고 듣는 큰별쌤’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MBC 〈무한도전〉, KBS 〈역사저널 그날〉, TVN 〈수업을 바꿔라〉, KBS라디오 〈박은영의 FM 대행진〉 등에 출연하여 일반인에게도 역사 공부의 재미를 전하고 있다.
그의 강의는 단편적인 사실 관계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역사의 본질을 파고든다. 넘치는 에너지, 균형 잡힌 관점, 그리고 눈물을 쏙 빼게 만드는 가슴 뭉클한 이야기로 역사가 암기 과목이 아니라 사람을 만나는 인문학이라는 것을 깨닫게 만든다. 모든 강의의 1강을 ‘역사는 왜 배우는가’라는 화두를 던지는 것으로 시작하는 그는 “역사를 공부할 때는 무엇보다 먼저 ‘왜’라고 묻고, 그 시대 사람과 가슴으로 대화하며 답을 찾아야 한다”라고 강조하며 진정성 넘치는 태도로 듣는 이의 가슴을 뜨겁게 만든다.
누구나 쉽고 편하게 역사 강의를 들을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2017년 교단을 떠나 무료 온라인 강의 사이트 ‘모두의 별★별 한국사’와 유튜브 무료 강의 채널 ‘별별 히스토리’를 열었다. 역사 대중화라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온라인 강의뿐만 아니라 방송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목차 : 4개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쓸데없어 보이는 것의 쓸모
1장에서는 역사는 우리에게 어떤 효용이 있는지에,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장] 역사가 내게 가르쳐준 것들
역사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에 대해 혁신, 성찰, 창조, 협상, 공감, 합리, 소통의 7가지 주제와 예시를 보여주고 있다.
[3장] 한 번의 인생, 어떻게 살 것인가
3장에서는 정도전, 김육, 장보고, 박상진, 이회영을 통해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문제를 던지고 있다.
[4장] 인생의 답을 찾으려는 사람들에게
4장은 이런 역사적 사실들과 논의들을 통해서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자신에게 물어봐야 할 질문들과 인생에 대한 논의점들을 생각해 보도록 질문을 하고 있다.
책을 읽으며
역사를 굳이 배워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한다면 나의 대답은 '굳이 배울 필요는 없다'일 것이다. 세상 거의 대부분의 일들이 '굳이'라는 질문과 함께 한다면 그렇게 꼭,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은 얼마 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굳이 역사를 배워야 하는 것일까?' 나는 '혜안'이라고 말하고 싶다. 역사를 안다는 것은 결국 선대 사람들이 살아온 인생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역사라는 것은 결국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역사 속의 인물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들으며, 그들의 발자취 속에서 내가 직면한 문제에 대하여 이미 유사한 경험을 하고 답을 내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그런 이야기들을 들으며 나는 지금 내가 직면한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에 대한 조언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특히나 그러하다.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는 대로 최태성은 탁월한 이야기꾼이다. 그리고 그만의 탁월한 이야기를 풀어가는 능력은 역시 이 책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단순히 역사의 사건들을 나열하는 역사서에서 벗어나 역사 속에 살고 있었던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을 어떻게 행동과 연결했는지 그만의 말재주로 너무도 쉽게 풀어내주고 있다. 마치 한 편의 역사해설을 보고 있는 것처럼, 필자는 4개의 장과 주제를 통해 그만의 친근한 화법으로 역사 속의 인물들을 현재 시점으로 끌고 와 우리 앞에서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의 행동을 통해서 '어떻게 살 것인가?'의 무거운 주제를 너무도 쉽고 간결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역사서라기보다는 이야기꾼이 들려주는 옛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어렸을 때 할머니가 들려주던 옛이야기처럼 쉽고 푸근하게 다가온다. 그것이 최태성 작가가 가진 힘인가 보다.
책 속에서
비전
혼자만의 비전은 몽상이나 망상으로 그칠 수 있지만,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됩니다. 조직이 움직이려면 비전이 있어야 합니다. 분명한 상을 보여주고 그곳을 향해 같이 가자고 설득해야 해요. 선덕여왕은 그 지번과 꿈의 상징으로 황룡사 9층 목탑을 지은 겁니다. 실제로 선덕여왕은 이 탑을 완공한 뒤에 이렇게 선언합니다. "우리가 삼국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 이 꿈은 결국 이뤄지지요. 신라는 660년에 백제를 제압하고, 668년에 고구려까지 물리칩니다. 가장 작고 힘없던 나라가 삼국의 주인공으로 우뚝 서게 된 것입니다.
저는 신라의 삼국통일, 그 발직한 상상이 황룡사 9층 목탑에서 시작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선덕여왕은 불가능해 보이는 꿈을 가슴에 품고, 9층 목탑을 지었어요. 그렇게 꿈을 향해 한 발 내디딘 것이죠.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분명한 비전이 있었기에 혁신도 가능했습니다. 그저 지금 당장의 공격을 막아내는 데 급급했더라면, 또는 강국이 되어야겠다는 막연한 생각만 있었다면 혁신은 이루어지지 않았을 겁니다. 88p
정보 공유의 역사의 혁신 2사건
저는 정보 공유의 역사에 두 번의 변혁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앞서 언급한 구텐베르크 인쇄기고, 두 번째는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입니다. 한 사람이 얻을 수 있고 다룰 수 있는 정보량은 인쇄기 이전과 이후, 그리고 스마트폰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을 거예요. 스마트폰 하나에 담기는 정보의 양은 책과 비교할 수가 없으니까요. 112p
협상
거란의 패를 읽은 서희는 탐색전을 끝내고 먼저 제안합니다. "우리도 너희랑 친하게 지낼 수 있어 그런데 고려와 거란 사이에 여진족이 있잖아. 그 지역을 여진족이 다스리고 있어서 교류가 힘들어. 여진족을 몰아내고 우리가 그 땅을 관리할 수 있게만 해주면 얼마든지 거란으로 가서 왕에게 인사를 드릴 수 있어." 어떻습니까? 저는 서희의 협상력에 무릎을 쳤습니다. 고려와 거란의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뜬금없이 제2자인 여진을 끌고 들어와서 완전히 새로운 프레임을 만들어버린 겁니다. 대단하지 않나요? 소손녕은 바로 넘어옵니다. "장말 그렇게 해줄 거야?" 이에 서희가 걱정하지 말라며 긍정을 합니다. 이 회담으로 고려는 압록강 동쪽이 강동 6주를 얻게 됩니다. 거란에 땅을 줘야 하는 상화이었는데 오히려 거란한테서 땅을 받아 온 거예요.
그럼 거란은 손해를 본 걸까요? 아닙니다. 거란이 목표로 하는 건 송나라예요. 그 어마어마한 땅에 비하면 고려에 주기로 한 강동 6주는 콩알만 한 땅입니다. 그건 손해가 아니라 투자예요. 고려에 후방을 공격당할 걱정 없이 송나라를 총공격하기 위한 투자였습니다. 이 회담에서 진 사람은 없습니다. 고려도 거란다 이긴 겁니다.
협상이란 이처럼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조건을 찾는 일입니다. 123p
협상가는 보통 말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협상가에게 중요한 건 훌륭한 말솜씨보다 정확한 눈이지요. 여기서 정확한 눈이란 정세를 파악할 줄 아는 통찰력과 상대의 의중을 감지하는 관찰력을 말합니다. 124p
인정
사람들이 공납 때문에 괴로워하니까 수수료를 받고 공납을 대신 내주는 대행업자까지 등장합니다. 요즘도 대행업체들이 있잖아요. 조선시대에도 그런 사업을 하는 자들이 생겨나 거죠. 이 사람들을 방납업자라고 합니다. 여기에서 방은 '막을 방防' 자예요. 공납을 막아준다는 거죠. 방납업자들이 공납을 걷는 사또와 결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사또는 방납업자의 특산물만 사들여요. 백성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방납업자들의 10만 원짜리 귤을 살 수밖에 없었어요. 그러면 방납업자들이 사또에게 사례비를 주는 거죠. 그 돈을 당시에 뭐라고 했는지 아세요? '인정人情'이라고 했어요. "너 왜 이렇게 인정이 없냐?" "사또, 이게 다 인정입니다."이랬던 거예요. 사람의 따뜻한 마음을 뜻하는 말이지만, 저는 인정이라고 하면 부정부패가 떠오릅니다. 이 인정 때문에 백성들이 죽어났지요. 184p
염장
『삼국사기』에는 장보고가 반란을 일으켰다고 나오지만, 장보고의 위협이 두려웠던 신라 조정에서 누명을 씌운 거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실제로 신라 조정에서는 염장이라는 자를 장보고에게 보내죠. 장보고는 염장을 알고 있었기에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염장은 술에 취해 잠든 장보고를 칼로 찔러 죽입니다. 염장을 지른다는 표현이 이 사건으로부터 유래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죠. 바다를 호령하던 해상왕은 이렇게 삶을 마쳤습니다. 201p
피맛골
양반을 만날 때마다 인사를 하기가 번거롭긴 했나 봐요. 아예 상민들이나 천민들만 다니는 길을 만들기도 했어요. 아직도 그 길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어디냐 하면 서울 종로에 피맛골이라는 골목입니다. 양반들이 타는 말을 피해서 다니는 길이라 피맛골이라는 이름이 붙은 거죠. 218p
책을 읽고
최태성 작가는 역사가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를 우리가 지금까지 역사를 공부한 방식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연도를 외우고 주요 사건을 외우고 인물의 이름을 외우는데 급급했던 나머지 실제 그 시간 속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는데 소홀했고 그로 인해 역사는 외울 것이 많은 것, 골치 아픈 것으로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최태성 작가가 책 속에서도 여러 번 얘기한 것과 같이 역사는 결국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그 이야기들의 집합을 우리는 역사라고 부른다. 역사는 그리고 그 역사 속에 살아온 우리 내들의 이야기들은 그 어떤 책이나 이야기보다 울림이 있다. 단지 우리가 그 역사를 어떻게 접하고 있었는가의 문제일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역사를 바라봄에 있어 너무 큰 그림으로만 바라보고 있지는 않았는가 싶다. 때로는 나무 하나하나를 들여다볼 필요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런 나무를 들여다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리고 이런 풀이 방식이 기존에 힘들기만 했던 역사서들을 재미있고 쉬운 역사 이야기로 다가오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