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강민호 지음 / 턴어라운드 / 2018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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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평: 마케팅의 본질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준다. 특히 진정성과 가치라는 단어의 의미와 마케팅에서의 중요성을 알게 해준다.

 

저자 소개

강민호 작가는 정규교육과정을 밟은 사람이 아니다. 게임 시나리오를 쓰는 작가가 되고 싶었던 그는 초졸의 학력밖에 없이 사업을 하기 시작했다. 성공과 실패를 맞보던 그는 20대 초반 몇 년간 책을 읽고 26살에 대학에 다시 들어가 30대에 MBA 과정을 마치게 된다. 그리고 마케터가 되어 지금의 이 책을 내놓았다.
정규과정을 거치지 않고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다. 첫째는 성공의 베이스는 책이었다. 둘째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작이 일반 정규코스를 다닌 사람들과는 다르다. 생각의 방식이 다르다는 것이다. 우리는 정규과정을 통해서 우리도 모르게 획일적인 사고를 가지게 된다. 물론 사회 대부분의 사람들이 같은 정규코스를 밟고 있으니 알 도리가 없다. 하지만 정규코스를 밟지 않은 사람들은 꽤나 참신하고 자신만의 독창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강민호 작가는 이런 독창적 사상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MBA 출신답게 이론적인 체계도 동시에 갖추고 있다. 젊었을 때는 많이 힘들었겠지만 그로 인하여 그 누구와도 다른 세계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세계관은 책의 내용을 통해 드러난다.

왜 읽어야 하는가?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책 서두 프롤로그에 이런 문장이 있다.
'저는 여러분에게 어떠한 정답도 제시하지 못합니다. 다만, 각자의 내면에 존재하는 스스로의 해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생각이 나갈 방향과 단서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지금까지 제가 겪었던 어리석은 실수와 시행착오를 다른 누군가 똑같이 반복하지 않길 바랍니다.'
이 문장만으로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어떠한 지식을 전달하거나 정보를 전달하는 책들의 대부분은 '책을 통해 지식을 가르쳐 주며 이것이 당신이 모르고 있는 것이니 배워라'면서 마치 자신이 알고 있는 것만이 옳은 것인 양 말한다. 이 책은 시작에서부터 작가가 어떤 마음으로 이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을 썼는지 그 사상을 보여주고 있다. 스스로의 해답을 찾는 것, 이런 생각을 가지고 쓴 책이라면 단 몇 시간과 2만 원도 안되는 돈을 투자하기에 아깝지 않은 것이다.
불교에서는 모든 사람에게는 '불성'이 내재되어 있다고 한다. 단지 그것을 깨 닿는냐 그렇지 못하느냐의 문제라고 얘기한다. 내가 무지하다고 해서 내 속에 아무것도 없는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는 열매가 맺을 씨앗을 가지고 있다. 지식이라는 것은 그 씨앗을 영양분이 되는 것이지 결코 지식이 바로 열매가 되는 것이 아니다.
지식은 이미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을 살찌우고 꽃이 피게 만드는 밑거름일 뿐이다. 강민호 우리의 내부의 본질에 그런 씨앗이 있다는 것을 알고 사람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본질에 대하여 얘기할 수 있는 것이다.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이 책 뒷면에 "마케팅은 무언가를 더하고 포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불필요한 포장을 벗겨내어 본질적인 가치를 날것 그대로 드러낼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라는 문장이 있다. 여기에 사실 이 책에 들어있는 내용이 함축되어 있다.
작가가 하고 싶어 하는 얘기는 이 문장 안에 다 들어있다. 내 속에 들어있는 나의 정신을 꺼내서 남에게 보여준다면 그것에 색을 칠하고 옷을 입힐 수가 있겠는가? 색이 칠해져 있는 것을 지우고 옷이 입혀져 있는 불덩어리 같은 나의 정신을 내 깊은 곳에 있는 것을 겨우 꺼내왔는데 정신에 다시 옷을 입이는 순간 그 정신은 다시 찾을 수 없는 곳으로 숨어버리고 만다.
그래서 내 정신을 꺼냈으면 있는 그대로의 날것의 정신이 드러나게 보여줘야 하는 것이다. 무엇을 더 담으려고 하는 것이 아닌 불덩어리 그대로의 날것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그것을 본 사람도 날것 그대로 정신 그대로 받아들이고 동조되어 공감할 수 있는 것이다.
꼭 마케팅을 전공하거나 관련 업무에 있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마케팅은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참 유용한 몇 가지를 가르쳐 준다.
첫 번째 마케팅으로 이루어진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올바르게 세상을 바라볼 것인가 하는 것인가? 그러기 위해선 마케팅에 뒤에 있는 근본적인 것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마케팅을 알아야 한다.
둘째 지금까지의 산업구조는 기업에 의한 제품의 창출이고 대부분은 소비자에 진하지 않았다. 4차 산업혁명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시점에서는 우리 모두가 생산자가 될 수 있다. 카카오톡을 통해서 물건을 팔고, 블로그 리뷰를 통해서 돈을 벌고, 유튜브와 아프리카 TV를 통해 일인 방송을 하는 세상 즉 생산자가 기업에서 개인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얘기다. 내가 아이템만 잘 잡으면 얼마든지 생산자가 될 수 있는 세상이 왔다. 마케팅에 관심을 갖고 알아둔다는 것은 내가 생산자로 변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에서는 현 사회의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다. 책 전반에 걸쳐 두 가지 단어가 반복적으로 나온다.

바로 진정성과 가치이다.
책 제목인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이 바로 이 진정성과 가치이다.

생산의 입장에서는 본질을 알아야 하고 그 본질을 앎으로 해서 진정성을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이다. 진정성이 없으면 고객을 움직일 수가 없다.
그리고 고객의 입장에서는 가치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면 고객은 제품을 외면한다는 것이다.
요즘들이 나오고 있는 마케팅 중에 하나가 체험 마케팅이다. 즉 마케팅의 접근 방식이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는 기존에 마케팅 방법에서 요즘은 더 근원적인 본질에 가까운 것이거나 더 고차원적인 욕구 혹은 가치 실현으로 기울어 가고 있다. 그만큼 고객이 성장했다는 얘기도 될 수 있다. 이 책은 방향 그리고 저자의 사고 방향은 시대적 요구를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 현시점에 맞는 정확한 포인트를 잡고 있어 이 책을 읽다 보면 인문학이 마케팅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를 하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든다.

책 속에서
책의 구성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은 3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 마케팅의 기본 원칙 "현상보다 본질"
2. 고객 관점 재정의 '거래보다 관점"
3. 차별화 전략 수립 "유행보다 기본"

교보문고의 철학
교보문고는 서점에서 책장이 차지하고 있는 공간을 상당 부분 덜어내고, 카우리 소나무 테이블을 설치했다. 그 배경에는 신용호 창업주의 철학이 있었다.
1. 모든 고객에게 친절하고 초등학생에게도 반드시 존댓말을 쓸 것
2. 한곳에 오래 서서 책 읽는 것을 절대 말리지 말고 그냥 둘 것
3. 이것저것 책을 빼보기만 하고 사지 않더라도 눈총 주지 말 것
4. 책의 내용을 노트에 베끼더라도 말리지 말고 그냥 둘 것
5. 책을 훔쳐 가더라도 도둑 취급하지 말고 타인의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가서 좋은 말로 타이를 것 35p

 

유희열이 이야기하는 지속 가능성
'K팝 스타'에서 유희열 심사위원은 마지막으로 참가자에게 자신의 기획사를 선택할 것을 부탁하면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저희는 스타를 만드는 방법은 몰라요. 하지만 오랫동안 음악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잘 알고 있는 회사입니다. 만약 평생 음악인으로 살고 싶다면 안테나를 선택해주시죠!"
무심코 화면을 보다가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지속 가능성. 정말 음악을 사랑하고 아끼는 참가자라면 마음이 움직이지 않을 수 없는 가장 본질적인 가치일 것입니다. 49p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단어
누군가가 가치 있음을 이야기한다면 그 가치의 가장 본질적인 전제 조건은 바로 '진정성'입니다. 진정성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61p

워런 버핏이 미국의 대학생들에게 물었다.
인격은 당신의 말, 행동, 옷차림, 당신이 쓴 글, 심지어 당신의 생김새 등 모든 면에서 드러납니다. 결코 숨길 수도 위조할 수도 없습니다. 숨길 수 없지만 고칠 수 없는 것도 아니니 희망을 잃지 마십시오. 인격 또한 하나의 습관이기 때문입니다. 67p
저는 아무리 큰돈을 벌어준다고 해도 도덕적으로 믿을 수 없고 신용이 가지 않는 사람과는 함께 사업을 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언젠가는 '뱉어내야'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68p

사람들은 보여주기 전까지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내가 할 일은 조사 보고서에 없는 것을 읽어내는 것이다. - 스티브 잡스 123p

196p에는 데이비드 오길비의 카피 얘기가 나온다.
"시속 60마일로 달리는 신형 롤스로이스에서 들리는 가장 큰 소음은 전자시계 소리입니다.
그의 일화 소개도 있다. 길을 가다 구걸하고 있는 장님의 푯말을 바꿔 놓았다.
"저는 장님입니다, 도와주세요."
(I'M BLIND, PLEASE HELP)
를 아래와 같이 수정해 줬더니 사람들이 돈을 채워 넣기 시작했다고 한다.
"아름다운 날이네요. 하지만 저는 볼 수 없어요."
(IT'S A BEAUTIFUL DAY AND I CAN'T SEE IT)

199p에 LG 노트북 '그램'에 대한 마케팅 얘기를 하며, 메시지는 단순해야 하며, 모든 것을 강조하는 것은 아무것도 강조하지 않는 것과 같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 나도 여기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램'은 정말 최고의 카피 라이트이다. 이보다 더 간결할 순 없다. 간결하다는 것은 그만큼 힘이 있다는 것이다.

기업의 지속 가능성은 철학에서 잉태한 조직문화의 자양분을 먹고 자랍니다. 203p

단순함이란 궁극의 정교함이다. - 레오나르도 다빈치 205p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은 현시대에서 필수 불가결하고 하나의 흐름이 되어버린 본질, 가치에 대한 내용을 잘 말해주고 있다. 다만 조금은 아쉬운 부분이 있기도 하다. 1장에서 거창했던 모습이 2장, 3장에서는 조금 힘을 잃어가는 것이었다. 작가는 사고의 깊은 본질까지 도달한 사람으로 생각되는데 그 깊이가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이라는 이 마케팅 책을 쓰다 보니 마케팅 이론을 무시할 수 없어 깊이가 다 포함되진 못한 부분도 있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래도 본질에 최대한 접근했다는 점에서는 다른 마케팅 서작보다는 충분한 가치가 있다.
마케팅에 관심이 있는 분, 혹은 본질에 대해 관심이 있으신 분들도 읽어도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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