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을 찾아서
김신명숙 지음 / 판미동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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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단순히 역사속에서 사라진 여신을 찾아 그 모습들을 조명하는 그런 글은 아니었다. 작가가 크레타 섬과 한국에 있는 여신관련 장소들을 술례하며 보고 듣고 느낀점들을 적은 여행서에 가까웠다.
책 표지에 보면 첨성대를 제외하고는 전부 알 수 없는 모양들이 나오는데 이 모양들이 모두 여신들에 관련된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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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예상했던 책의 내용과는 많이 상이한 부분이 많았다. 내가 생각 했던 부분은 고고학적으로 잊혀진 여신의 모습들을 찾아내고 재 조명해서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작가 자신의 순례길을 통하여 여신들을 만났다는 것과 그것에서 얻어지는 환희에 대한 내용이 주였다. 그리고 크레타섬에서는 순례길의 안내를 만났던 가이드와의 영적 교감과 새로운 곳에서 새로이 알게되는 여신들에 관한 작가의 감정등을 주로 설명하고 있다.

작가 김신명숙은 현재 대학에서 여성학을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여신영성에 입문한 후 '여정'이라는 꽃이름도 갖고 있다고 한다. 근데 여신영성은 무엇일까하는 궁굼증이 생겼다. 그래서 열심히 네이버를 찾아봤다. 그런데 모르겠다. 우선 '영성은 신령한 품성이나 성질'이라는 뜻인데 그럼 '여신이 갖고 있는 신령한 품성이나 성질'을 말하는 것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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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기독교의 동정녀 마리아와 그의 어머니인 안나에 대해 것을 설명듣는 부분이 있다.
"안나와 요아킴은 결혼해 부유하고 신실한 삶을 살았으나 자식이 없었다. 낙담한 요아킴은 하느님께 기도하러 광야로 갔다. 그동안 집에 남겨진 안나도 아이를 주신다면 하느님에게 바치겠다며 간절한 기도를 올렸다. 그때 한 천사가 안나에게 나타났다. 그리고 그녀가 가장 놀라운 아이를 잉태할 것이라고 알렸다. 요아킴도 기도 중 역시 천사의 예고를 듣고 기뻐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그 후 안나는 딸을 낳았고, 매우 기뻐하며 마리아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 마리아가 세 살이 되었을 때, 그들은 그녀를 예루살렘 성전으로 데려가 그곳에서 양육되도록 맡겼다." 고 '야고보 원복음서'에 담겨 있다고 한다. 나도 이런 내용은 처음 듣는 것 같다.

"여신은 모든 이분법적 구분을 뛰어넘어 전체를 감싸며, 뭇 생명과 존재들의 상호연결성과 상호의존성을 드러낸다. 남성 또한 여신의 일부다."라는데 꼭 여신에게 모든 대표성을 부여하여야하는 이런 풀이가 오히려 이분법적인 사고 방식을 가져 오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조심스레 해본다.

황소머리와 뿔도 여신상징을 한다고 한다. 그렇게 얘기를 듣고 보니 자궁-나팔관과 많이 닮아 있다. 하지만 그것이 왜 여신상징으로 사용되었는지 이유는 분명치 않다고 한다. 좀더 권위자의 의견이나 관련 문헌등의 예시가 있었으면 참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그리스 신화의 원조격이 크레타 섬의 신화라고 한다. 그래서 제우스와 다른 그리스 신들의 조금은 다른 신화적 이야기들이 나와 있다.

크레타 섬의 얘기보다는 역시 한국 관련된 얘기가 좀 더 편하기는 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할망이라는 단어부터, 마고할미, 바리공주, 성모천왕, 삼승할망 등 우리나라의 여신들이 많이 소개되어진다. 그리고 정말 놀랐던 점은 첨성대가 여성의 몸을 형상화 한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입구가 없고 가운데 네모난 창구만 있는데 이는 여근에 해당한다고 한다.

소설 "영혼의 새"에서 주인공 클라라는 미국에 입양돼 미국인으로 자란 후 한국에 와서 정체성의 혼란기를 겪지만 놀라운 여행을 통해 신석기 시대 여성조상을 만나고 나서 정체성을 되찾는다는 글이 있다. 작가는 이 소설이 신석기 여신문화를 보여주는 소설이라고 한다. 솔직히 난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이 책은 나에게는 참 어려운 책이었다.
작가는 30대에 페미니스트가 되고, 40대에 여신을 만났고, 50대에 국내 최초로 여신학 박사논문을 썼다고 한다.
아직 나에게는 페니니즘은 어려운 학문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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