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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위 있는 삶
정소현 지음 / 창비 / 2019년 8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운수 좋은 날 처럼 역설적 제목도 인상적이다
품격 있는 삶이란게 무엇인가...곱씹게 된다.
여기에는 거의 '상실'과 '갇힘'(자의적 타의적 이유로 떠나지 못하고 매임)의 이야기들이 많다. 어릴때의 상처로 인해 죽어서도 가족을 떠나지 못하는 아내의 얘기도 있고 지하에서 내내 곡 작업을 하다가 타인에 의해 죽임을 당해 그 장소를 떠나지 못한 혼이 된 사람도 있고(꾸꾸르 삼촌)피를 나눈 가족보다 자기를 데려다 키운 가족이 떠났는데도 다시 그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그 밑, 바로 옆)도 있다. 한편 한편 가볍게 읽을수 없다. 하지만 내내 가슴에서 이야기 하나 하나들이 계속 원을 그리고 돌아다녔다. 일하다가 밥 먹다가 티비를 보다가도생각이 났다.이야기들은 흡사 지난 드라마 '도깨비'나 '호텔델루나'의 에피소드들을 떠올리게 했는데 이들은 하나 같이 원치 않는 죽음으로 죽은 저 자신들이 상처를 입은 사람들이고 두고 온 사람과 꿈, 그리고 자신이 떠난 뒤 어떤 연유로든 남겨진 이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으로 죽어서도 편하질 못하다. 그러니 얼마나 걸음이 무겁겠나..벗어나고자, 잊고 살자 해도 그것은 수시로 ''나를'' 찾아와 괴롭히고 끈덕지게 붙들어 맨다. 그때 니가 놓친 것을 똑바로 보라고 얘기한다. 그것은 역설적으로 더 얽매여 정지한 삶을 살지 말라고 하는 부탁이며 충고이기도 하다. 녹녹치 않은 세상..'떠나고 잃어버린' 지난 시절 너에게 소중했던 '그 무엇을 잡고 갇혀 있지 말라' 고 소리친다.
p.218 -꾸꾸루 삼촌-
''안락하고 안전한 곳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나가보면 알 거야. 그것들에게 들었던 모든 것들을 잊어버리고 그냥 문을 나서면 돼.''
이제 세상으로 나가야 할 시간이다.